[미스굿데이] '드라마 올로서기' 유민
[굿데이 2003-09-25 10:33:00]
일본인 탤런트 유민이 한국생활의 높은 벽과 싸우고 있다.
유민이 한국 진출 이후 활발한 방송활동에도 불구하고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기 분야 MBC '우리집'과 KBS '사랑할까요'에 출연하는 동안 몸소 느낀 언어의 장벽은 높기만 했다 다행히 SBS '올인'에서는 아예 일본인으로 나왔기에 이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근 MBC 수목드라마 '좋은 사람'(극본 강은경연출 유정준)에 출연 중인 유민은 다음달 SBS 시트콤 '압구정 종가집'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대사 전달이 어려운 이유
유민은 연세대·이화여대 어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갖췄다. 문제는 발음과 억양. 일본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ㄴ ㄹ ㅁ ㅇ' 받침의 발음과 일본식 말투에 한국어를 얹는 식의 억양은 유민의 연기까지 어색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말 위주로 배우면 될 줄 알았죠.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국사람이 말하는 것과는 차이가 나고 어색하더군요. 최근에 미묘한 억양의 차이를 알게 됐어요."
일본어는 대부분 어절 앞부분의 톤이 높았다가 떨어지는 반면 한국어는 어절 끝부분이 올라간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어를 일본어 억양으로 구사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 활동을 위해 일본영화 포기
유민은 <좋은 사람>을 위해 영화도 포기했다. 유민은 일본영화 <점프>에 이어 네번째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었다. 이 영화에서 여자주인공인 다큐멘터리 사진기자 역으로 캐스팅될 가능성이 컸었다. 그러나 유민은 <좋은 사람>이 미니시리즈여서 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고민 끝에 한국의 드라마를 택했다.
"영화는 제 연기인생의 목표예요. 일본에서는 연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한국 드라마 출연은 결코 쉽지 않거든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요."
여기서도 일본인으로 설정돼 어설픈 한국어가 용인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 앞으로 활동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 늘 노심초사한다. 계속 일본인 역만 맡을 것인지, 언제쯤 제대로된 한국인 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유민은 엽기적인 그녀?
술도, 담배도 안하는 평범한 여자 유민의 일상을 보면 다소 '엽기적'일 때가 있다.
"일본에서 대학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에게 애교 섞인 표정으로 뺨을 갈긴다든지 닭살 돋는 애정표현을 하는 등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과 비슷한 모습이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어요."
한국에서도 유민은 가끔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를 당황케 한 적이 있다. 한번은 길가에 낮은 난간이 설치돼 막힌 길을 빙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난간을 훌쩍 뛰어넘어가 동행한 매니저도 당혹스러워했다. 사실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보여준 막춤도 엽기적인 행동에 해당한다. 또 <좋은 사람>에서 술에 취해 신하균에게 기대어 숙소로 돌아오고 기습키스를 감행하는 연기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것이 유민의 인기를 배가시킨 요소이기도 하다.
문용성 기자 ysm@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