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면서
이렇게 마음을 열 수 있구나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만나고 알게 되고 사귄 건 짧은 시간이지만 편안했고 아늑했고
스스로도 저의 새로운 모습도 많이 봤습니다.
서로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걸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곁에 있던 시간동안 서로에게 힘이었고 즐거웠습니다.
그 아이가 마음을 먼저 표현 해 줬구요
그 아이 처음 봤을 때 뭔가 이 분이랑은 참..특별한 사이가 될 것 같다는 그 특별했던 느낌
때문에 아직 이렇게 못 놓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우리의 끝은 아닌 것 같단 그 느낌..
갑작스러웠어요..
저만 그랬겠죠 그 아인 서서히 조금씩 준비를 하고 제게 통보한 거니까요
그렇게 전화로 통보하기 바로 며칠 전 술취해 전화해선 보고싶다고 네 생각 많이한다고
얼른 오라고 (그 주 주말이 기념일이라 약속을 잡아 제가 그 전에 남자친구에게 가기로 함)
평소 표현력 없던 그 아이의 고백에 한..3주간 못보고 지낸 동안 은근하게 쌓였던
아쉬움..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지더군요. 놀러 갈 곳 예약도 하고 루트도 짜고..
며칠 서로에게 소홀한 감은 있었지만 이제 곧 만나니까..이제 곧 보니까.. 라는 생각으로
기대감으로 견뎌내고있었습니다. 이번에 복학한데다 모임도 많은 학과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패턴이 어떤지 제가 보고 와서 그런지 자주 연락을 못하겠더라구요 기다리고 참고
그러다 연락오면 반갑게 받아주고 그런 반복이었는데.
그런데 이달 초, 제가 가기로했던 며칠 전 전화로 미안하다며 그만하자고 하더군요
정말 너무나 갑작스러웠습니다 기념일 여행을 위해 이거저거 준비하고 있던 저로선..
마침 휴대폰 배터리가 없던 터라 다음 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걸어 준비한 말들을
했습니다. 이러는 거..아닌 것 같다. 일단 너무 오래 못 봤고 이 때 쯤 이런 위기 많이들
겪는거라고 네 맘 알았고 못 헤어지겠단 거 아니다. 일단 얼굴 보고 얘기하자
그랬더니 필사적으로 막더군요. 제발 너 안본다. 오지마라. 부탁이다. 그렇게 가겠다던
제 의지를 꺾는데..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무엇보다..무서웠구요
하지만..
제게는 참 특별한 의미일 아이와 이런식으로 이렇게 황당하고 어의없게.. 이건 아니다싶고
후회할 거란 생각이 들어 스스로를 다독이며 갔습니다. 제가 전에 가기로 했던 그 날.
만나서도 언성을 높일 일도 없었죠. 만나면서도 큰 소리 내면서 싸운 적 없었거든요..
싸움이라곤.. 이래저래 서운함같은 거에 제가 틱틱대면 그 아인 듣고,,
내가 없이도 참 잘 지내지더라고. 네 흔적이 많은데 그럼에도 생각이 잘 안나더라고
미안하다고. 어떤 말도 참..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두어시간쯤 대화가 끝나가는 즈음
최대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끝내는 눈물이 나더군요. 애써 눈 돌리고
감추는데 그 아이 눈에도 눈물이 맺히더군요 그리고는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다녀와서는.. 손을 쓰다듬고 안아주더군요. 여기까지 오는 길 동안 참 무서웠다.
그런데도 내가 바보같은 건지 한 편으로는 기분이 좋더라 널 본다는 생각에.
이 방에 들어오는데 오랜만에 날 보니 어땠냐는 질문에 반가웠고 수척해보여 걱정되더라고..
제가 타지 사람이니 여기서 자라고 친구방에 가겠다고. 전 또 너한테 짐 되려 온 거 아니니
가겠다고 투닥거리다가 결국 그 방에서 술 한 잔 하고 자게 되었어요 그 시각이 이미 두시가
넘었던 때라 어딜 마땅히 갈 수가 없었거든요.
후회할 거 같다고.. 나 많이 후회할 거라고. 잘 지내라고..
침대에 누웠는데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침이면 이렇게 아침이 되면 난 일어나서 이 방에서 나가면 아 끝이구나.
이 아이가 천천히 날 보내고 정리하던 그 시간을 난 지금부터 시작해야하는 거구나
함께 키워가고있다 생각하며 점점 커져가던 마음을 풍선 터뜨리던 터뜨려야 하는거구나.
허무하고 믿기지 않고 당황스런 아직 꿈인 것만 같은 상황에 훌쩍이는데
너랑 연락하고 지내면 안되냐고 친구로 지낼 수 없겠냐고.
난 아직 마음이 있는데 넌 그런 나랑 친구..할 수있겠냔 답변을 하고 이렇게 저렇게 누워
훌쩍이는데 그 아이 제게 키스를 합니다.
저..말했습니다
난 아직 네게 마음이 있다 이제 내일 아침부터 널 잊는 걸 시작해야한다
난 네가 이래도 거부 못한다.. 네가 판단해라.
그렇게 그아이 품에 안긴채 훌쩍이다가 아침이 되었고 일어나 나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조차 힘들어 최측근들만 알고있죠 우리 사이를 잘 알던..
그 아이를 잘 알던.. 그런데 그 분들 모두 아주 의아해하곤합니다.
아니어떻게 왜 갑자기. 아직도 눈에 하트가 그려졌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또 어떤 분은.. 이렇게 빨리 변할 마음이었는데 정말 나를 좋아하긴 한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제게 그건 아니라면서 남자대 남자로 물었었다. 장난이고 단순한 호기심이면
그만둬라, 네가 그럴 애 아니다. 라고 그랬더니 그아이.. 진심이라며 정말이라고 호소
했다 하더라구요..그래서 그 분 또한 우리사이..안심했었고.
다 부질없는 의문들..
잊으려고 마음먹고 시작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 짧은시간에 날 잊을 수 있는지
마음이 변할 수 있는지 술 취해 전화했던 내용도 다 기억하면서. 그게 며칠 전이라구..
넷온 들어오면 한번은 그아이가 또 한번은 제가 먼저 쪽지를 보내 쪽지대화를 두어번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내용 안엔 생각나면 가끔 연락하자 라는 내용도 있었구요
며칠은 미치겠더니 며칠은 지낼만하고 며칠은 울다가도 그렇게 오락가락 생활하면서
생각할수록 이해가 안되고 답답하니 그렇게 덮어두고지내고있었습니다.
한번씩 울컥했지만.. 미련한건지 이게 무슨 감정인지.. 뭔가 이게 끝은 아닐거란 느낌.
연락.. 다녀온 날 그 다음날 연락하고 안하고 잘 참았구요
그러다 며칠 전 전화가 왔습니다. 만취한 상태로.
정말 많이 취했더라구요 정말 많이. 별 소리가 오간 것도 없었고
그냥 많이 마셨다 집에 가고있다 안 자냐고..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는 새벽녘 다시한번 전화가 왔습니다. 4시쯤..지금 일어났다고 지금 눈떴다고
자기가 어제 뭐라고했냐구..잠깨워서 미안하다고.
별말 없었으니 신경안써두된다말하고 전화를 끊고는 문자를 남겼습니다.
계속 미안하단말하더라고. 몇 시간 더 푹 자라구..
뒤죽박죽이에요
통화한 이후로 휴대폰에 손이가는 걸 몇번이고..
저스스로도 제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요
분명 우리 .. 여기가 끝이 아닐거란 느낌이 드는데 한편으론, 그 아이 처음봤을 때
그 느낌때문에 스스로 이렇게 못 놓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 다시 시작하고싶은건지
물론 보고싶고 함께하고싶은게 아직 너무 많은데 막상 다시 시작하자 말하기엔
무섭고 두려워요.. 저..그 아이에게 갔던 날 참 많이 겁 먹었었나 봐요..
어쩜좋죠.
그렇게 기다리던 연락인데
내가 먼저하기 전엔 절대 연락같은 거 먼저 안 할 아이다 라고 확신했던 아이에게서
온 연락인데.. 막상 그 연락 이후엔 절 피하는 것만 같고.. 속 괜찮냐는 쪽지에
답이 없더라구요
어쩌나요.
이렇게 덮어둔 상태로 몇번씩 울컥해가며 잊어가며 후에 그아이에게 친구가
되어가는 게 맞나요.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글을 쓴다해도 달라질 건 없겠지만
혼자 오만가지 가능성과 잡생각을 할 바엔 여러 사람의 오만가지 생각을
듣고 공유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몇 번을 들락날락 거리기만 하다가 글 남깁니다..
그 아이 마음..
어떤건지 지금 어떨지. 괜찮은지 후회않는지. 그럼에도 되돌리고싶은 마음은 없는건지.
직접 물어야 할 것들인데..
아마 물어도 아무 말 없을 그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