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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슈미 |2008.04.28 04:15
조회 153 |추천 0

원래 숙제도 있고, 중간고사는 끝났지만 이번주 금요일로 미뤄진 모 시험때문에

시험기간아닌 시험기간을 보내야 합니다.

범위도 장난이 아닌데다 원래 대로라면 착실히 공부를 해야하지만 그게 그렇게 맘처럼 쉽게 되질 않네요,, 지금 오전 3시 50분경이니 이젠 어제가 됐네요,

어제, 그리고 그저께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빈둥 놀았습니다.

토요일엔 영화도보고 오랜만에 나가서 밥도 먹고, 운동화도 사고

작년 이맘때까지만해도 이런저런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고 이런저런 계획들도 세워놓았는데

지금은 뭐랄까 마음이 텅 빈것같은 기분입니다.

나는 '왜'살고 있는걸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고민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싫지않고, 아무것도 하고싶지도 않고

마치 우물에 떨어진 잎사귀 같습니다.

예전엔 시간이 나혼자만 버려두고 그렇게 내곁을 스치는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나를 둘러싼 세상이 그냥 가만히 멈춰져서 아무런 미동도 없고

그냥 그렇게 둥둥떠있다가 결국에 물은 점점썩고 제 자신은 말라가는 느낌입니다.

이런걸'무기럭'이라고 해야할까요?

원래 세상사는일과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고, 심지어는 제 일도 남일처럼 여길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넘어버린듯한 느낌이 듭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걸까, 생각을 하고있기는 한걸까

내가 지금 이럴때가 아닌데, 하지만 생각은 그렇게 들뿐 그대로 그치고 맙니다.

이렇게 살고있다면 내가 죽은것과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정말 죽어버릴까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한 때도 있었는데 그 생각도 깊어지니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가더군요,

문자 그대로 '죽는다'면 정말 한순간에 끝날 일이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죽다말았을때', '미처 다 죽지 못했을때' 니까요

21살 어린나이, 뭐하나 해놓은 것도 없고, 내가 지금 자신있게 잘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고등학교 까지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들어오면서

사회가 만들어준 친절한 시스템 아래 그냥 무빙워크에 서서 쭈욱 어디인지도 모르는 목적지까지 그냥 도착한 기분입니다. 나는 내발로 서있었지만 앞으로도 뒤로도 걷지 않은채 그대로 기계에 몸을 맡겨서 그냥 어느 지점엔가로 떨궈진 느낌..

고등학교 때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대학에 가면 다 할 수 있고,

이 고생도 고3 딱 일년이면 끝이다 힘들지만 열심히해라, 염마도 100일기도라도 다녀야 하는거 아니냐, 하시더니 마지막 수능때는 어렸을때 입었던 배냇저고리까지 베개속에 넣어 주시면서 자신은 지금 입시 제도도 잘 모르겠고, 뭐하나 해준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힘들지만 니가 열심히해라, 이렇게 고3을 보냈는데

막상 대학에 오니, 내가 전공을 잘못 선택한 탓인지

이건 고등학교때 보다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전공과목들,

은근히 사람을 밤새게 만드는 교양,

19년 살며 한번도 밤을 새보지 않았는데 꼬박꼬박 밤을 새게 만드는 레포트와 이런저런 숙제들, 법적으로는 성인에 작년엔 대통령 투표까지 할수 있었지만

돈을 쓸줄만 알지 내 힘으로는 한푼도 벌지 못하는 한심한 경제력과 고등학교때와는 다른 인간관계뜰,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는 일년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늘어난 씀씀이와 그때와는 사뭇 다른 시각들,

나는 지금까지 그런식으로는 한번도 교육받은 적이 없었는데, 가끔은 아주 낯선 틀을 요구하며 이것이 '글로벌'한 기준이고 '이론적'인 틀이라는 말들.

나는 내가 미성년이 었던 1년하고 몇개월 전과 그다지 달라진게 없는데, 엄마는 나에게 한가지 기준이 아니라 두가지 잣대를 들이대며 어떨때는 너도 이제 다컸는데 왜그러느냐, 어떤때는 니가 스무살 넘은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느냐, 그럼 이럴 땐 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이곳저곳에서 듣고, 보고, 주입받은 것은 많았지만 정작 내가 생각을 하며 살아온적은거의 없는 나의 21살.

이젠 그 21살도 벌써 4개월이나지나고, 대체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았고, 앞으론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나도 다른 어른들처럼 대학 졸업하고 간신히 취직해서 그렇게 돈모으고 결혼하고 아기낳고 그러다 우리엄마처럼 자식만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그렇게 되면 난 눈을감으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추억해야하는 걸까.

거의 나사가 한 반쯤 풀려 있는 상태로, 내가 죽기전까지 이루고 싶은 어떤 것도 없이 이렇게 뜬눈으로 멀쩡한 정신으로 밤을 새우며 시간만 죽인채 살아야 하는걸까...

나는 아직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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