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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 경험담---"감자탈피기 폭발사건"

박성진 |2003.10.15 03:16
조회 2,006 |추천 0

오전 11시쯤 점심준비를 끝마친 취사병들에게 들려온 한사람의 목소리가

있었으니.......바로 음식재료를 싣고온 부식차 운전병의 목소리였다...


부식차 운전병: 음식재료 갖고 왔습니다. 빨리들 나오십시오!!!!


취사병짱: <일부러 조는척 코를 곯며> 드르렁 드르렁 !!!!

 나:<취사병짱을 깨우며> 기상하십시오! 부식차가 도착했습니다.

취사병짱: <애써 나를 외면하며> 쿨~~ 쿨~~!!! ^^;

취사병 1: <나에게 귓속말로> 그렇게 하면 절대로 안일어난다.

           취사병짱 깨우는 법은 따로있으니까, 내가하는걸 잘봐라

 나: 예!

취사병 1: <취사병짱 귀에 대고 알수없는 말을 속닥거린다> 쏘곤쏘곤~~~

취사병짱: <눈을 번쩍뜨고 일어나며> 뭐? 정말이가? 빨리 짐나르자 ^^;


취사병짱은 짐을 나르기 위해 밖으로 나가고......

 
나: 우와!!!! 귓속말로 무슨 말씀을 하셨길래 취사병짱이 저렇게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겁니까?

취사병 1: 오늘 부식차에 음식재료만 온게 아니고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같이 왔다고 했지 ^^; 취사병짱은 아이스크림을
 
         제일 좋아하니깐,앞으로 짐나를땐 이방법을 사용하도록 해라 ^^


나: 예 알겠습니다.^^;


결국 아이스크림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 취사병짱은 무척 실망했지만 ^^;

덕분에 나머지 취사병들은 취사병짱이 함께 음식재료를 옮겨준 까닭으로

쉽게 일을 끝낼수 있었는데.......



취사병짱:<감자가 담긴 박스를 보며> 막내야! 감자가 왜이리 많나?

          두박스씩이나 왔네?

나: 그이유는 내일 메뉴표 보시면 쉽게 알수 있으실 겁니다.

취사병짱:<메뉴표를 보며> 내일 메뉴가 어떻길래..... 허걱!!!!!!

         아침은 두부감자국, 점심은 두부감자조림, 저녁은 감자튀김 ^^;

         하루종일 감자만 보이네 ^^

나: 감자 안좋아 하십니까?

취사병짱: 가끔씩 먹으면 나쁠것 없지만, 저렇게 질리도록 매일 나오니

         이젠 감자만 봐도 무섭데이 ^^; 오죽하면 예전엔 그렇게 잘먹던

         감자깡이란 과자도 잘 안먹겠나 ^^;


나:<군대엔 새우가 안나와서 다행이다 새우가 나왔으면 새우깡도 못먹었을것


    아냐 ^^;> 괴로우시겠습니다. ^^

취사병짱: 막내야! 요즘 감자탈피기 작동 잘되나?
                      ~~~~~~~~~~


<여기서 잠깐.... 감자탈피기란 쉽게 말해서 감자껍질을 자동으로 벗겨주는

                기계로써, 취사병들이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 기계중

                하나이다. 왜냐? 감자 껍질을 벗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감자까는게 여간 손이 많이 가는일이 아니다. 물론 감자를

                두세개 정도까는건 어려운일이 아니지만 취사병들은 최소
   
                수십개에서 최대 수백개의 감자껍질을 까야하기 때문에


                백여개의 감자껍질을 직접 까본 모 취사병의 증언에 따르면

                감자를 깐이후 손떨림 현상이나 손목저림 현상이 십여분간

                계속됐다는 ^^; 경험도 있다고 한다.>


나: 예, 탈피기 작동은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사병짱: 그런데? 뭐?

나: 감자탈피기에 연결된 전기선이 약간 끊어져서 전선이 튀어나와 있는데...

    그사이로 물이 들어가면 전기합선이 되지 않을까 해서.....

취사병짱: 막내야, 니는 너무 소심해서 탈이다. 전기선이 조금 끊어졌다고

         전기 합선이되면, 우리부대 뒷산에서 돌이 몇개 떨어진다고

         산사태 일어난다는 말과 다를바 없다. ^^;

나:<갑자기 산사태 이야기는 왜냐오냐? 그냥 조심하자는 뜻인데^^;> 죄송합니다.^^

취사병짱:<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막내야! 사나이라면 모든 면에서 대범하고

         넓은마음을 갖거라 나처럼 말이다. 하하하!!!

나:<그렇게 대범한 사람이 아이스크림엔 왜그리 집착을하냐? ^^;> 명심하겠습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저녁준비시간이 다가왔고 나는 감자껍질을

까기위해 감자탈피기를 작동시켰는데.......


나:<감자탈피기 전기스위치를 꼽으며> 감자 한박스만 우선 까야겠다!


나는 감자 한박스를 감자탈피기에 집어넣은채 전원을 작동시켰고

전원을 작동시킴과 동시에, 감자탈피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회전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감자껍질은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때 나는

감자껍데기가 기계안에 엉겨붙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탈피기에 물을 붓기

시작했고... 얼마뒤 감자탈피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것이 아닌가....


나:<감자탈피기에서 나는 "치직 치직" 하는 소리를 들으며> 이게 무슨소리지?

  혹시 전기가 합선되서 나오는 소리 아냐?


혹시 전기가 합선된게 아닌가 걱정되었던 나는 취사병짱에게 큰소리로

그사실을 알리게 되는데.......


나:<취사병짱을 향해 소리치며> 감자탈피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치직치직"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혹시 합선된게 아닐까요?

취사병짱:<짜증나는듯> 막내야, 아직까지 합선타령이가? 내가 아까 말했지

         마음을 넓게 긍정적으로 갖으라고 말이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감자나

         빨리 까거라!


결국 취사병짱의 명령에 따라 나는 잠시 멈췄던 감자 탈피기를 다시 작동시키며

감자탈피기에 물을 붓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순간........."펑" 하는 폭탄터지는

소리와 동시에 식당안의 모든 불은 꺼져버리고 말았으니......

 나: 으으악!!!!!!!


취사병짱:<"펑"소리에 놀라 나에게 달려오며> 막내야 어디서 폭탄터졌나? ^^;

나:<연기가 솔솔 올라오는 감자탈피기를 바라보며> 결국 일이 터진것 같습니다.^^

    감자탈피기가 합선된것 같은데요 ^^;

취사병짱: 허걱! 그럼 이 소리가 폭탄터지는 소리가 아니고 감자탈피기가

         합선되서 난 소리란 말이가? ^^;

 나:  예 ^^;

취사병짱:<한숨을 쉬며> 휴우, 나는 혹시 막내니가 고참들에 불만을 품고

         우리를 향해 도시락 폭탄이라도 투척한줄 알았다.^^;

나: <내가 윤봉길 의사냐 도시락 폭탄은 ^^;> ^^


바로그때 대대장 비서<일명 당번병>가 식당으로 달려오는데....


당번병: 이게 무슨 소립니까?

취사병짱: <당번병을 바라보며> 니도 폭발소리 들었나? ^^;

당번병: 소리도 소리지만 지금 난리났습니다. 폭발소리와 동시에

       대대장실 전기가 나가서, 대대장님이 무슨일이 있나 식당에

       가보라고 해서.....

취사병짱: 허걱!!! 대대장실 전기까지 나갔다고?, 이제 우린 죽었데이 ^^;

당번병: 아무튼 식당기계에 이상이 있어서 전기가 나간것 같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취사병짱: 당번병아! 말좀 잘해주거래이..... 절대로 취사병들 잘못은 아니고

         기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이다. ^^;



취사병짱의 울먹이는 부탁을 뒤로한채 당번병은 대대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러 떠났고

잠시뒤 식당에는 부대의 전기를 관리하고 있는 시설반 병사들이 도착했는데......


시설반 병사: <합선된 감자탈피기를 보며> 어떻게 이정도가 될때까지 알리지도

             않으셨습니까? ^^;

취사병짱: 별탈없이 작동은 잘 되길래^^;

시설반 병사: 그래도 전선이 이렇게 물에 노출되어 있으면 안되져!

            아무튼 이정도로 끝난게 천만 다행입니다.

취사병짱:합선되서 전기가 다 나갔다는데 언제나 되야 다시 전기가 들어오나?

시설반 병사: 한 20분은 있어야 할겁니다. 아참 그리고 감자탈피기는

            도저히 회생이 불가능하니까 ^^; 당분간 새 탈피기 올때까지는

            감자 손으로 까셔야 할겁니다. ^^;

나:<나는 이제 죽었다. ^^;> 허걱!!!!!


정확히 20분뒤에 다행히도 대대장실을 비롯한 모든 곳의 전기는 들어왔으며

전기를 담당하는 시설반 선임하사가 대대장에게 말을 잘해준 덕분으로

단순한 기계이상에 따른 합선으로 폭발사건은 말끔히 해결되었다. ^^;

가장 무서운 대대장은 피해갔지만 사건의 내막을 알고있는 중대장과 선임하사에게

취사병짱은 결국 끌려갔고 ^^; 1시간동안 욕을 배불리 먹은후에야 식당으로

돌아올수 있었는데........



취사병 1: 욕먹고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취사병짱: <귀를 만지작거리며>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아직도 귀에서

         각종 욕설이 떠돌아다니는것 같다. ^^;

나: <눈치없이 밝은 얼굴로> 그래도 모든일이 잘 처리되어서 다행입니다.^^

취사병짱:<열받은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며> 다행? 고참이 끌려가 1시간 동안

        고생하다 왔는데도 다행이가?

나: <약간 쫄면서 ^^> 그게 아니고 <취사병짱이> 언제나 말씀하셨듯

     긍정적이고 대범하게 살아보려고..... ^^;

취사병짱: <어이없다는듯> 허허허!!! 그래? 그럼 내가 진짜로 니를

          대범하고 긍정적으로 살게 만들어 주겠다.!!!

          밖에 있는 감자 두박스..... 오늘내로 니가 손으로 다까라!

          아마 그거까다보면 손은 아프겠지만 마음은 진짜 대범해 질끼다 ^^;

나:허거걱!!!!!!!!


결국 나는 두시간에 걸쳐 손으로 감자껍질을 다 깟고.....

그뒤 나에게 남은건 긍정적이고 대범한 마음이 아니라, 손에 밀려오는

경련과 고통 뿐이었다. ^^; 아참 그리고 한가지 더.....

취사병짱에게 눈치없이 한마디 했다가 남는건 쓰라린 고통뿐이란 교훈도 한가지

얻었다. ^^;


오늘 마지막으로 취사병 후배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앞으로 혹시

감자탈피기에 전선이 끊어져 있다던지 하면 반드시 시설반에 알려서

수리를 받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그걸 무시하다간 ^^;

폭발과 정전 그리고 감자를 손으로 까야하는  몸서리 치는 고통이

밀려올지도 모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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