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들 빨래까지도 모두 빨아야 했던…
진흙물로 얼룩진 전투복에 비누칠을 하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핑 도는 눈물을 참아야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추운 겨울, 꽁꽁 언 손을 비벼가며 설거지를 했었던…
세정제 하나 없이 오직 수세미 하나로 식기를 깨끗이 닦아야만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뜨거운 태양 볕에 땀을 쏟아내며, 빨래보다 내 몸이 먼저 타버릴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광을 내야 했었던…
힘겹게 힙겹게 닦아 놓으면, 고참이 와서 발로 짖이겨 버렸었던…
손톱 밑에 낀 시커먼 때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고물다리미를 힘껏 눌러가며 전투복을 칼같이 다려야만 했었던…
뒤에서 지켜보는 고참의 매서운 눈초리가 다리미보다도 더 뜨겁게 느껴지던
그 끔찍했던 시절이…
잠이 들면
어김없이 야속한 기상나팔이 흘러나오며 또다시 지옥 같은 하루가 시작되던…
정말 죽고만 싶은 생각에 이불 속에서 울먹이던 그때 그 시절이…
어머니께서 보내신 편지 한 통에 그만 감정이 복받쳐 올라
이를 악물고 참았던 눈물을 종내엔 바보같이 흘리고야 말았던 그때 그 시절을…
혹시 아주 영영 잊지는 않으셨나요?
지금도 눈만 감으면 아련하게 펼쳐지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