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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군생활-짬밥

죠리 |2004.11.19 13:30
조회 69 |추천 0
고된 훈련 뒤 땅바닥에 앉아서 먹는 짬밥 맛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 순간을 위해서 그토록 땀을 흘렸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건더기 없는 된장국, 푸석푸석한 짬밥에 깍두기 두어개가
이토록 꿀 맛 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내 차례가 언제나 올런지 조바심이 나서 미칠 것 같습니다.
혹 반찬이 다 떨어지지는 않을는지, 혹 국이 모자라지는 않을는지...
가슴이 두근거려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랍니다.
식사시간 기다리는게 이토록 지루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식사를 하는데 짬밥이 줄어 드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픈 군바리인지라
밥알하나, 깍두기 한 개라도 더 먹어 보려고 안간힘을 써봅니다.
쌀 한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먹을 것 걱정이 없는 식당의
짬돌이 녀석이 제일 부럽습니다.
아랫배가 나와도 좋습니다.
배탈이 나도 좋습니다.
비참하게 보여도 좋습니다.
정말 배가 터질 때 까지 실컷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아~! 이 얼큰한 국물 맛!
야간근무 중에 먹는 컵라면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입니다.
당장 내일 전쟁이 터진다고 해도 이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답니다.
라면하나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에 투정을 할 상상조차 못했을 텐데 말이죠.
벌컥~ 벌컥
야외훈련 중에 마시는 물 한모금은 군인의 생명수입니다.
수통을 탈탈 털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마셔댑니다.
단언컨대 수통에서 '수'자는 물수(水)가 아니라 목숨 수(壽)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초코파이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층으로 쌓은 초코파이에 초를 세워 불을 밝히고 벌이는 생일파티!
군대란 곳은 잊고 사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일깨워 주는 곳일까요?
초코파이 하나 때문에 이렇게 황홀한 행복감을 느낄 줄은
예전엔 정말, 정말 몰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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