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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장노릇 드뎌 한달....

오예~~ |2003.10.17 01:35
조회 15,976 |추천 0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줄 몰랐습니다.....

어젯밤 엄마와 통화하면서야 알았죠...

6살난 쌍동이들을 냅두고 엄마는 걱정만큼 또 즐거운 궁금증으로 가득하신가봐요

"할만해?" 라고 물어보시는 엄마의 목소리는 웃음이 가득하다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승준이 녀석이야 뭐...늘 할만해하긴 하지만..이녀석도 세상의 때가 좀 많이 묻었는지라 꼬맹이들앞에서 꼼짝못할때도 많습니다.

티비에서 효리가 나와서 웃을때마다 혼자 소파에 앉아서 쿠션 껴안고 큭큭큭 웃고있을때

예슬이는 "오빠 또시작이다. 아웅~오빠 바보처럼 웃지마~ 이상해. 바보같애..."

현준이는 "형아. 형아는 왜 글케 여자만 좋아해? 왜 그렇게 여자만 좋아하는데?"

현준이가 얘기하다가 울먹거리면서 지 형을 가만히 쳐다보더라구요.

"형아는 여자만 좋아해서.. 나는 남자라서 싫어? 난 형아가 나랑 같은 남자고 우리형이라서 좋은데......"

승준이가 벙~한표정으로 현준이를 쳐다보다가 웃으면서 현준이를 안고 티비속에 효리를 가리키더군요

"야..오현준. 봐봐.봐봐. 효리누나 안이뻐? 야 예술이지 않냐? 엉? 너도 좋지? 좋지?"

(오현준군. 예술을 예슬이로 잘못 알아들어서리.....)

"치......형아는 그래서 나보다 예슬이가 더 좋은거구나...."

"야 무슨소리야~~ 넌 세상에서 하나뿐인 이 형아 남동생이야~~ 효리누나처럼 이쁜여자는 많아도

형아 남동생은 너밖에 없어~~. 형아가 얼마나 울 현준이를 싸랑하고 싸랑하고 아끼고~ 앙? 너 몰라?"

그때 쪼르르 예슬이가 승준이 무릎앞에 달려가서

"오빠는 내가 세상에서 젤 이쁘고 좋다고 했잖아......(찌리릿...-.-+)"

"야~~ 아 진쫘~ 오예슬. 넌 이세상에 하나뿐인 이오빠 여동생인데. 당근 세상에서 젤 이쁘고 사랑스럽쥐~ 울 공주님인데~!! 울예슬이  이담에 커서 누구랑 결혼할꺼야?^^*"

(얼마전까지만 해도 예슬인 곧잘 "바로바로 오. 승. 준.씨!!^^*" 이렇게 대답했죠..)

"......우움....우..영이..*^.^*"

"헉?뭐? 누구?"

"우영이...강우영....걔랑 약속했어. 걔가 나좋다고...결혼하자고 했어..히히히히..."

부끄러운듯 손가락으로 치마 앞자락을 만지작거리면서 혼자 웃는 예슬이를 바라보는 승준이의 허탈한 표정......

"야. 오예슬. 너 오빠랑 결혼한다고 했잖아~. 강우영이 누구야? 엉? 걔 멋있어? 엉? 오빠보다 더 멋져?"

"웅. 쪼끔 멋있어....유치원에서 그네도 장유리가 타고있으면 내리라고 해서 나보고 타라고해..그리고 터푸하고..또...음....나를 보호해주고....음.....또...*^-^*"

"우씨-.-;;...야 오예슬. 그 우영인가 우엉인가 너 속상하게함 당장 오빠한테 말해. 엉? 알찌?"

"웅.. 히....^^*(부끄부끄...)"

"자. 뽀뽀." 볼을 내미는 승준이에게 예슬이가 도리질을 하더라구요

"우영이가 이제 자기말곤 딴사람하고 뽀뽀하지말랬어...안한다고 약속했어...^^*"

"뭐어~~???"

울그락불그락 화내고 흥분해서 뭐라뭐라 말하고 예슬이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놨지만.

그날저녁 승준이는 예슬이에게 뽀뽀를 못받았져...

현준이랑 킥킥거리면서 같이 지켜보는데...방방 날뛰는 승준이가 갑자기 조신한척하는 예슬보다 정신연령이 어려보이더군요...^^

'꼴좋다 오승준...킥킥킥^^'

 

얼마전에 막내이모랑 막내외삼촌이랑 우리4남매랑 같이 식당에 가서 밥을먹고있는데

아 이녀석들..  옆테이블에 7살 5살된 남자애들과 금방 맘이 맞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는데..... 저는 참고로 아무리 아이들이 귀엽고 이쁘장하게 생겨도 공공장소에서 그러면

자연히 이마에 11자 주름이 섭니다...

막내이모가 한마디. 외삼촌이 한마디씩해도 이녀석들 들은척도 안하고....

주인 아주머니는 계속 눈치주시는것 같고... 밥을 제대로 못먹겠더군요

오승준은 "야. 니네 조용안해? 니들 집에가서 혼난다~"

그래도 잠깐 조용하더니......-.-a 애들이라 별수 있겠나요.....?

"야. 오현준. 오예슬. 이리와. 빨리!. 하나. 두울...빨리 안와? 세엣.네엣....." 

제가 나설수밖에 없었죠...

옆테이블 남자애들이 슬금슬금 눈치보면서 자리에 앉을정도로 꼬맹이들 무섭게 야단치고, 주인아줌마한테 죄송합니다 말하라고 시켰죠...

 

집에와서 저는 그일을 까먹고 있었고, 예슬이랑 현준이가 신나게 놀고있는것 같더니

예슬이가 제방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오더라구요

"언니.......바빠?"

(이제는 바쁜척하는게 좀 미안해져서 왠만하면 놀아달라 하면 놀아주고, 얘기하면 들어줍니다.^^;;)

"아냐 괜찮아. 왜?"

예슬이가 제 곁에 오더니 제 귀에다 대고 작은 목소리로

"언니...오늘 미안했어....담부터 언니말 잘들을게.^^"

마음이 뭔가 찡~~하게 밀려오는 느낌.......

"나한테 미안한게 아니고, 주인아주머니랑 거기 식당에 온 손님들한테 미안한거야. 오늘 예슬이랑 현준이가 잘못했지?"

또... 귀에다 대고. 소근거리면서...

"응 잘못한거 아는데....그런데...있지...엄마가 그랬는데... 오현준이랑 내가 잘못해서 혼내면 엄마도 마음이 속상하대.. 그래서...언니도 속상하게 한거면 미안해....응? 응?"

"....... 응. 아냐...우리 담부턴 사람들 많은데서 챙피하게 그러지 말자. 응? 혼나는 너희들도 챙피하지만 언니도 너희들 사람들앞에서 혼내면 챙피해...."

"응.*^-^*"

.....

나는 까먹고 있었는데......

이녀석이 내가 마음 속상할까봐 마음쓰고 있었네요....

혼자서 피식피식 웃고있는데 예슬이랑 현준이가 또 내방에 들어오더니

예슬이가 또 내귀에다 "언니...사랑해. 언니가 우리언니라서 좋아^^" 이러고

현준이도 까치발하고 내 다른귀에다 "나도 우리누나 사랑해~~아악~!!*^_^*"

마지막에 내귀에다 소리질러넣고 후다다다닥 도망갔지만....^^ 그냥 입에 미소가 안떠나더라구요...

나는....이 녀석들한테 사랑한다고..껴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한적이 있는지.......

그런적이 있나.......

......설마 한번도 없지는 않겠지만....뚜렷하게 기억이 나진 않는군요....ㅠ.ㅠ

 

내가 울 꼬맹이들한테 이런 사랑 받아도 되는 대장인지.....ㅠ.ㅠ

 

오늘은 꼬맹이들 재우고 나랑 승준이랑 또 시험때문에 바빠도 울집에서 같이 꼬맹이들이랑 열심히 논

앞동 경미 불러서 우리집에서 맥주한잔했습니다...

벌써....아빠엄마 없이.... 한달이 지났다니...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번씩 여기에 글올리면서..... 저도 스스로 변해가는 제모습이 느껴지네요...

닫혀있던 내 마음.....꼬맹이들을 보면 속으로 한숨부터 나왔는데...지금은 같이 웃게되고

그녀석들 세상속에서 이것저것 신기한것들을 느끼고요...^^

승준이가 "누나 , 우리 어릴때 밖에 나가서 놀때 누나가 집에 올땐 눈감고 내 손잡고 더듬더듬 그러고 왔었잖아... 내가 앞에 차있어. 앞에 계단이야. 이렇게 말해주고... 기억나?"

"어....어...그랬냐...^^ 푸히히..기억난다야..."

"근데 예슬이도 현준이랑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놀다가 들어올때 그렇게 하더라? 현준이가 예슬이 손잡고 앞에 돌맹이야. 우리집 보여. 자동차야..이러면서....나 되게 놀랐어~~^^"

".........햐햐...엄마도 그러시잖아. 얘네들 너랑 나 어릴때랑 똑같이 군다구...그런가..난 잘 모르겠던데..^^"

그러면서 속으로 며칠전 일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예슬이 스케치북을 구경하다가 봤는데 거의 대부분 바탕색깔은 푸른색깔인거예요...

하늘에 별도 달도 해도 다 떠있는것 같은데....색깔은 어두운 밤하늘 색깔보단 푸른색이 많았죠

"오예슬. 너 이색깔 좋아해?"

"웅."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기 크레파스를 가져오더라구요

삼촌이 사주셨던 50몇색 크레파스에서 유난히 짧은 크레파스를 꺼내서 제 앞에 보여주는데......

낯익은 이름... 에메랄드색....

^^

제가 유치원 초등학교때 크레파스로 그림그릴때 젤 많이 썼던 색깔이죠^^

"이야.....아직도 이색깔이 있네??^^"

"이색깔 이름이 뭐냐면..에..메..랄..드 색이야. 근데 언니 에메랄드색이 뭐야?"

"...^^ 보석이름중에 에메랄드가 있어.. 그 보석이 이색깔인가? 잘 모르겠당...^^"

그려면서도 난 너무 반가워서 예슬이 크레파스를 한참이나 들여다 봤었죠....

 

조금씩 조금씩...

이 쪼끄만 녀석이 나를 조금 닮긴 닮았다는걸 알아가는 기분이란.... 참 묘합니다...

겨울이 되서 엄마가 오시면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 보여줘야할텐데......

.......^^

꼬맹이들아.....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잘놀고 잘먹고 그래야혀.....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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