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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과 화장실에 얽힌 아름답고 슬픈 지난 여름의 이야기....

ma6bong |2004.08.05 00:59
조회 92 |추천 0



그러니까, 지난 여름.... 와이프와, 아직 미혼인 와이프의 친구들 몇명이서 격포 채석강으로 놀러 갔었습니다. 기암 괴석과 바위들로 이루어진 절경과, 잔잔한 바다.... 그리고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푸르고 높은 하늘....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고, 정말 아름다운 경치속에서 며칠을 보내다 왔습니다. 지난 여름의 채석강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잊고만 싶은 기억이 있지만, 잊지 못할 기억이겠지요. 일행들이 모두 여자였고, 저 혼자만 남자였습니다. 덕분에 힘쓰는 일은 전부 다 제가 했는데, 그런 제가 보기 안쓰러웠는지 와이프가 친구들 몰래 인근 식당에서 제게 시원한 콩국물을 사다 주더군요. 고소하고 달작지근하면서 시원했던 그 콩국물 덕분에 더위도, 고단했던 일들도 모두 잊혀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련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마침 그날은 부안군에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던 노래자랑이 격포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날이었고, 와이프와 일행들에게 떠밀리다 시피 해서 참가 신청을 하고 제 순서만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무대 옆에서 돗자리를 깔고 우리 일행은 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아랫배에서 약간의 미동을 느꼈으나 아까 먹은 진한 콩국물때문에 잠시 그러는 것이겠지 싶어 무시한채 대장속의 농축된 기체를 방출하는 것으로 속을 달래었지만, 그것은 제 큰 착오였답니다. 앉아 있던 일행들은 모두 말을 멈추고 바다를 바라보는 척 하며 고개를 돌리거나, 담배를 빼물기 시작했고, 와이프는 제게 귓속말을 건네었습니다. "혹시 바지에 흘렸어?" 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로 아랫배에서 통증을 느낄수 있었으며, 아스팔트를 부수는 굴착기의 진동과도 흡사한 격렬한 진동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식은땀이 흐르며 커다란 위기감을 느껴, 급히 화장실을 향하려 했으나 노래자랑의 보조 진행자가 갑자기 제 팔을 잡아끌면서..... 다음 차례시니 무대 뒤로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보 화이팅~~!" 하면서 저의 엉덩이를 툭 치는 와이프 때문에 순간 아주 미량의 액상 엑기스가 분출된것 같았습니다.. 저의 포커페이스도 그 상황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상기된 얼굴로 최대한 고개를 숙이면서 다리를 꼬며 진땀을 흘리고 있는 제게, 마치 시골 장터에서 불을 뿜어대며 약을 팔다가 이곳에 온것 처럼 보이는 진행자는 이렇게 묻더군요. '많이 긴장되시나 봐요, 편안하게 하세요' "너도 한번 설사 참아봐. 얼마나 죽을맛인지"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냥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날씨가 좀 덥군요"라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를 노래의 전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의 생략도 없이, 세상에서 가장 길게만 느껴진 그 노래의 전주가 나오는 동안 저의 대장속은 아비규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으며, 그 와중 조금씩 저의 자제력은 무너져가고만 있었습니다. 눈알이 뒤집어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와중에서 노래가사가 맞는지, 음정과 박자는 맞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오로지 어서빨리 이 지옥의 순간이 끝나고 대장속의 이물질들과 이별을 맞이하고 싶었습니다. 노래의 클라이막스 부분..... 잠깐의 정적이 흐른후, 절규하는 부분에서는 전 아예 무릎을 꿇고 몸을 뒤로 젖히는 오버액션을 펼쳐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동작은 멋있게 보이려는 의도에서였거나, 감정을 참지못해 벌인 퍼포먼스가 아니었고, 오로지 폭발 직전의 그 상태를 막기 위한 행동이었고, 외부와의 단절을 더이상 참지못해 바깥공기와 접촉하려는 직장속 이물질들의 분출을 발뒤꿈치로 틀어막기 위한 고통의 몸짓 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주가 다 끝나기도 전에 전 황급히 무대를 뛰쳐내려가서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무대에서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고, 무대 앞의 객석에서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 그것도 문 위 아래로 한뼘쯤의 공간이 있는 그 조악한 간이화장실은 설상가상으로 문도 잠기질 않았던 것이었지요. 어쨌든 문을 부수듯 황급히 들어가 한손으로 문고리를 부여잡고, 한손만으로 바지를 내리려 애를 썼습니다.. 아아 그러나 왜 그날따라 지퍼도 아닌 4개의 은색의 단추로 여미어져 있는 바지를 입고 온 것일까요. 단단히 잠겨있는 4개의 단추를 한손만으로 푼다는 것은 역부족이었으며, 저의 인내는 이미 한계를 넘어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스로 단추를 쥐어뜯듯 하며 풀러버리고 바지를 내린후 포즈를 잡으려 하는 그 찰나....... 아직 쪼그려 앉아서 자세를 잡지도 못했는데..... 마치 화장실의 타일벽과 바닥을 굴착기로 부수는 듯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대장과 소장을 통해 직장으로 내려와 항문에서 잔뜩 움츠리고만 있던 황색의 점액질 액체는 드디어 폭발하고야 만 것입니다. 순간, 저의 몸을 감싸고 있던 모든 옷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으며, 저의 복부를, 아니 저의 정신까지도 지배하고 있던 그 고통은 사라졌고 일순간 평온이 찾아 왔지만 또 다른 고난이 찾아오고야 만것입니다.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고, 이 세상의 모든 슬픔과 고통을 한몸에 짊어지고 있는 처절한 패배자가 된듯한 기분이었지요. 그러나 이럴때일수록 이성을 찾고 위기를 넘겨야만 한다는 생각에 일단 창피함을 무릅쓰고 소리높여 와이프를 불렀습니다. "야.! 빨리 와..... ㅠ.ㅠ" 방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 화장실의 여건때문이었는지 객석의 사람들은 사태를 파악한듯, 밖에서는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끊어지질 않았으며 와이프의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화장실 문 안잠기는줄 아까부터 알고, 아까부터 문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까, 걱정하지마" 와이프의 말을 듣는 순간 더더욱 억울하고 속이 터질 듯 했습니다. 마누라가 문앞을 지키고 있는줄 알았다면 전 한손만으로 바지를 내리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옷을 버리는 일도 없었겠지요. 그러나 이미 후회를 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일이기에, 다급히 와이프에게 말했습니다. "나 지금 대형 사고 터뜨렸거든, 빨리 방에가서 네 옷좀 가져와, 그리고 물티슈도 하나만 가져와..... ㅠ.ㅠ" 마누라를 기다리던 10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줄은 몰랐습니다. 그 10분동안 인간 본연의 순수한 자세로 쪼그리고 않아 수 많은 고찰과 번뇌를 했으며, 다시는 콩국물을 입에도 대지 않겠다는 뜨겁고도 엄숙한 맹세를 했습니다. "저기요, 휴지라도 좀 드릴까요" 웃음을 참는듯한 와이프 친구 목소리와 노크소리가 함께 들렸지만, 아무런 대답조차 할수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휴지를 받으려 문을 조금 여는것 조차 용납될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문을 열고 휴지를 받는 것은 또 다른 엄청난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와이프가 도착했습니다. "자 빨리 입어..... 그런데...... " 웃음을 참는 말투가 좀 이상했지만 어쨌든 잽싸게 문을 열고 잡아채다 시피 하며 와이프가 가져온 쇼핑백을 잡아채고 물티슈로 대충 몸을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으려는 순간.... 전 그자리에서 쓰러지고 싶었습니다. 아니 그냥 알몸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쇼핑백 안에 들어있던 옷들은 바로..... 소매도 없고, 어깨부분도 브래지어 끈으로 처리된 꽃분홍색 나시... 탑이라고 부르는 그 웃도리와, 마치 거들과도 비슷해 보이는, 노팬티에 착용하면 남성의 윤곽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사이클선수들이 입는 바로 그 반바지와 같은 재질의 여성용 쫄바지였습니다. 일행중 남자는 저 혼자였기 때문에 남자 옷은 숙소에 없었던 것이었고, 저는 그 복장을 한채 그곳을 나와서 눈물을 흘리며 숙소로 달려가야만 했습니다. 끈나시와 분홍 거들을 입은 남자가 울면서 무대 옆을 가로질러 뛰쳐가는 모습.......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부안 군민 및 관광객들은 평생에 다시 없을 좋은 구경거리를 하게 된 셈이고, 저는 두번 다시는 격포 채석강에는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으며, 그때 함께 여행을 떠났던 친구들이 포진하고 있는 와이프의 동창 모임에서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제 이야기가 좋은 술안주가 되고 있다고 하더랍니다. 며칠전 와이프가 제게 말하더군요. 올 여름에 다시 채석강에 가자고..... 저는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 '너 혼자 가' 그날의 그 화장실은 허물고, 새로운 진짜 화장실이 생겼을지, 아직도 부안군에서는 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 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의 그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한 사나이는..... 담배 한대를 물고, 오늘도 그 시절의 추억에 잠겨 옷깃을 적시며, 이렇게 1년전 그날의 아픔을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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