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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헌팅 당하다

불량토끼 |2003.10.18 19:11
조회 826 |추천 0

며칠 전...

 

핸드폰 벨소리가 꽤나 애절하게 울리더군요...

가족 그룹벨소리로 "마법의 성"을 지정해 놨는데...

 

어찌하여 그리도 애절하게 들리던지...

 

발신인은 불량이의 막내 동생.

 

"어, 애기야.  무슨 일이야??"

 

스무살이 된 우리 막내.

 

성인이 되어 직장에 다니고 있건만 아직도 나에겐, 나는 물론 우리 식구들 모두에게 애기라 불리우는 우리 막내.

키가 174센티인데도 아직도 애기라 불리운다.  

잘 먹는다 하여 애기 뒤에 붙는 말.

돼지...

 

그리하여 애기 돼지... 

 

 

"으아악!!!  언니야아!!!  나좀 살려줘!!!"

 

 

갑자기 들려오는 우리 애기돼지의 처절한 부르짖음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으며 나오는데 애기의 처절한 목소리에 너무 놀라 같이 커지는 내 목소리

 

 

"언니야아!!  어떤 여자가 나한테 연락처좀 달라면서 안 떨어져어!!!"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불량이의 막내는 틀림없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시작되는 대한민국의 여인네구만!!

남자도 아닌 여자가 연락처를 달라고 안 떨어진다고???

 

 

"무슨 소리야??  애기야!!"

 

"나 좀 살려줘어, 언니이!!  이 여자 좀 어케 해줘어!!!"

 

이 언니는 안성에 있고 너는 수원에 있잖니~~  언니가 어케 하란 말이냐아!!

하지만 우리 애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찌 하는가?? 

그 여자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엉엉 우는 애기돼지가 전화를 넘기더이다.

 

 

욕을 해 주려다가 차마 그리는 못하고...

차근차근 내 동생 좀 놔달라고.

내 동생 여자가 맞다고

한 10여분을 그 여자와 통화를 하며 겨우겨우 그 여자를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동생과의 통화

 

"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래??"

 

"지나가는데 그 여자가 오잖아!!  처음엔 수줍게 옆에서 말하더라고.  저기요, 연락처좀....  하면서!!"

 

"너, 오늘 무슨 옷 입었어??"

 

"별다른거 안입었어!!  까만 정장밖에 안 입었어!!"

 

키가 큰 우리 애기는 정장을 즐겨입지요.  까만색을 좋아해서 정장을 입으면 얼핏 보면 미소년 같긴 합니다...  (여기서 동생 자랑~~~)

"그리고 모자쓴거밖에 없어어~~"

 

 

사실 내 동생이지만...

 

남자라는 오해를 받긴 했습니다...  중고딩 시절에...

중학교 1학년때 갑자기 키가 크는 바람에...

중학교 1학년때 165센티였던 제 키를 앞지르더니...  지금은 제가 힐을 신어도 제 동생이 저보다 더 큽니다...  불량이도 작은 키 아닌데... 

 

헌데 정장을 입고 모자를 썼다고...

 

한숨밖에 안나오더군요.  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한테 헌팅을 당하냐, 이녀석아!!

 

 

아무튼 울먹이는 애기돼지와 통화를 끝내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

여자한테 헌팅을 당하는 여자라...

ㅋㅋㅋ

혼자서 실실 거리며 웃으니까 차장님께서 왜 웃냐며 물으시더군요.

결국 그 얘기를 했고...

사무실은 웃음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평소엔 현장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왜 그날따라 사무실에 다 모여 있는지...

 

암튼...

 

무척이나 웃었습니다.

동생은 난감했을텐데, 언니라는 사람은 웃고 있으니...  흐흐 미안타, 애기야~~~

 

 

 

우리 혼사방 식구들은 남자로 오인받는 일 없도록 하세요~~~

저 전화로 그 여자 떼어내느라 고생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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