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란
지는 꽃잎에 대롱이는 물방울이
눈물이 아니길 기도했어.
그대와 난
햇살과 이슬의 비껴 가는 인연일까
아니, 십 년 넘는 세월을
한 울타리에서 부대끼며 살았으니
적어도 햇살과 이슬의 인연보다는
깊었던 우리 사랑.
그래, 그대와 내가 다른 곳을 바라보는 동안
이미 우리 사랑은
과거형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변하지 않는 것 없고
흐르지 않는 것 없다지만
과거형이 되어버린 사랑에
수시로 몰아치는 황사와 태풍을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까.
내가 외로운 만큼
그대도 외롭다는 걸 알기에
그대의 부재를 원망하고 싶지 않아.
평행선이 되어 가는 인연의 안타까움에
부치지 않는 편지를 쓸 뿐이지.
오늘 밤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지는 꽃잎의 눈물을 가려주고 싶어서 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