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느지막히 일어나서 강아지랑 신나게 놀다가 ㅡ_ㅡ
10시 30분 우리 아파트 앞을 어김없이 지나가는 버스를 탔다.
날씨가 좋아서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을 때 부터 기분이 좋더니, 훗
버스에 올라타자 기사 아저씨의 "안녕하세요" 한 마디에 내 기분은 더욱 업~!
종점과 가까운 관계로 종종 버스의 첫 승차객이 되곤 하는데 오늘도 역시^-^
버스에 올라타서 몇 초간 어디 앉을까 고민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오늘 내가 고른 자리는 내리는 문의 맞은편 좌석. 버스의 가운데 자리로 가히 최고의 상석이라 자부하는 그 곳.
사람들도 잘 보이고..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자리.
그 곳에 앉아 앞으로 30분간 버스 안에서 일어날 일들을 상상해 보면..
혼자 가는 길이라도 따분하지 않다.
아니..그 따분함을 들기고 있던 중![]()
날씨도 좋고~ 느긋하게 앉아서 햇빛을 즐기고 있는데,
이제 갓 아장아장 걷는 두 아이를 데리고 버스에 올라타신 예쁜 새댁 아주머니.
유모차와 두 아이.. 쉽게 타실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아니.. 기사분께서 손수 일어나셔서 유모차를 올려주시는 게 아닌가.
와~ 게다가 그 아주머니와 아이들이 완전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버스를 출발하지 않고 기다려주시기까지
보고있던 나로서는 부끄러움 반 기쁨 반..
괜시리 기분이 좋아져서 실실~거리고.. 훗..
그 다음으로 속속 사람들이 올라탔고 어느 새 자리는 거의 다 차게 되었는데,
시장 앞 골목에서 올라타신 한 할머니.
자그마한 끄는 손수레에 검은 봉지를 가득 담으시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연발하시며 서둘러 오르시느라 허둥지둥 하시던 가운데,
맨 앞쪽에 앉아계시던 중년의 아저씨께서 그 것을 번쩍 들어 올려주시고는 자리까지 양보하시는게 아닌가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아저씨를 두고 사람이 좋다며 한마디씩^-^ 했고 아저씨는 멋쩍은 웃음을 지은 채 뒷문 쪽에 서계셨다.
역시 그 할머니가 오르시는 약 30초간의 시간에 뒷차를 다 막고 서 계시며 다치지않게 천천히 오르시라던 기사분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이후 노인분들이 타실 때마다 승객들은 서로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게 되었다
덕분에 화기애애해진 버스 안 분위기에 승객들은 서로 인사를 건네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친절하신 중년의 아저씨가 잘 가시라며 큰 소리로 인사하고 내리시자, 다들 그 인사에 답하며 만면에 웃음이 가득~
또한 계속해서 기사님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 버스의 출발을 자제하셨다.
몇 정류장 지나 아까 타셨던 새댁 아주머니께서 내리시려고 하자,
그 아주머니 앞에 앉으셨던 할아버지가 유모차를 들어주시고,
또 다른 아저씨께서 아주머니의 기저귀 가방을 들어주시고,
어떤 여학생은 아이들의 손을 양쪽에 붙잡고 사이좋게 양보하며 내리는데..
어찌나 보기 좋던지~^-^
언제나 버스를 타면 그 안의 사람들은 무표정하고 귀찮은 얼굴로 서로 눈치를 보며 자리 쟁탈하기에 바빴는데..
물론 나 역시 그러했고..
거디다 난폭운전 하는 기사님을 만나면 그 날은 정말 기분 최악 ㅡ_ㅡ;;
생각해보면 그 중년의 아저씨께서 먼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을 했을 것이고,
나 역시 그냥 그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 뻔한 일이다.
작은 친절 하나를 베푸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니건만, 언제나 그 시작은 힘든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나부터가 그 새댁 아주머니를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그랬다면 기사분께서 수고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시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훈계를 하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얼마나 더 큰 감화를 줄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하루였다.
우리 모두 즐거운 버스.. 아니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내기를 해보는 게 어떨까.
모두들~ 행복하시길~ 행복은 바로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아주 작은 진리를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