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인지...나쁜 일인지 다음날 전화가 왔다.
대학로 클럽의 매니져 에게 ( 나중에 알아보니 그 동네 건달 ㅡ,,ㅡ ...)
" 어~ 난데 " " 누구세요? " " 대학로~ " "아... 예 안녕 하세요 " ( 짜식~! 반말하네... )
" 그래~~ 어떡할래? 7시 타임 해라~~ " " ㅎㅎ^^;; 근데 그 시간이 차 막히는 시간이라..쫌..."
" 그럼 8시에 할래? 아니다~~ 오늘 시간 돼지? 얘기 좀 하게 와라"
왠지 또 대타 해달라는 것 같아 껄끄러웠다. 더욱이 전날, 한창 녹음 중인 선배의 앨범에
코러스를 녹음하느라 밤을 세고 생각보다 잘나온 코러스에 고마워 하며 술 한잔 사준다는
선배에게 붙들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선배 집에서 여러 명이 새우잠을 잔 탓에 얼굴에 피로가 구겨진 옷처럼 가득 하다.
" 제가 어제 녹음하느라 밤을 세 꼴이 엉망인데요...."
" 괜찮아~~ 너 노래하라고 그러는 거 아니라 얘기 좀 하려고 그래. 그러니 이따 넘어 와라 알았지? 끊는다~~~" " 여보세요....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
디렉터를 봐주는 ㅇ선배가 어차피 이제 네 작업 끝나려면 시간이 있으니
세션 비라도 벌어라 하며 옆에서 무조건 하란다. 그래....세션 비라도 벌어야 돼지 않나....
어차피 늦어지는 거.... 미디 작업은 다 끝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세션작업이 들어가야 하니 세션 비라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조건만 맞으면 하기로 생각을 굳혔다.
여전히 늦은 밤 서울의 야경은 아름답다.
도심을 흐르는 커다란 강을 가진 나라가 세계에 드물다던데... 차만 안 막히면 정말
예술일 것 같은 한강을 넘어 대학로로 향했다.
도착하니 어제의 그 선배들말고 외국인 재즈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 보컬이 없는
연주 팀인데도 지루함이 없이 흥겹다. 수준 높은 그들의 연주에 또 한번 귀가 뻥 뚫렸다.
어제의 그 양반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먼저 말을 디민다.
"7시 타임 해라 너~ 패이는 얼마면 돼? " " 예?..... 허허 " 멋쩍게 웃기만 하는 내게
"얘기해 톡 까놓고 " 얼마 주십시오 하고 얘기를 했다. 나름대로 먼 거리를 계산해서...
"그래~ 하자 내일부터 할 수 있지?" " 예.. " ." 그 대신 30번이다." "예? 아니~! 다른 곳은 26번 하는데요..." 짜식이 속여먹은 게 재밌는지 입가를 실룩이며 " 우리가게는 무조건 30번이야 저 형님들도 다 30번씩이야, 알았지 ^^ 그렇게 하는 거다" 이런..... 그럴 줄 알았으면 좀더 많이 부를 걸.... 그렇게 해서 어찌 됐든 간에 수요일에 있을 건반 세션 비를 벌었다.
(그러고 보니 날 새면 수요일이다.)
집이 인천이기에 인천> 안산 작업실 > 대학로..... 생각할수록 출근할 일이 걱정이다.
첫 출근하던 날 작업실에서 선배와 후배의 백수생활 청산 축하 격려 박수를 들으며 폼 나게
차를 몰고 2시간 일직 출발을 했건만.... 도착은 2시간30분이 걸렸다.... 첫 날부터 펑크를 냈다. ㅜ.ㅜ 오점을 남기다니.....
내일부터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인사를 하고 선배 앨범의 마지막 코러스를
하러 대방동 녹음 실로 향했다. 조명이 멋있게 비추고 있는 광화문을 뒤로하고 그 문을 늦은 밤에도 지키고 계신 이순신 장군님께 수고하십시오 하고 인사를 하며 서소문 로를 따라
마포로 접어들며...... 결심했다. 지하철이다~! 다시 돌아가는 거야 처음 뚜벅이 시절로....
무거운 기타를 들고..... 처음 시작했을 때... 그때로.......
마포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여의도의 야경이 참 아름답다.
막상 그 곳으로 다가가면 숨이 막히지만.....
전에는 바다와 산과 강을 보며 그 들처럼 살았었는데.....
이제는 도심 속에서 나도 저들처럼 살겠구나 하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진 자동차들의 일부가 된다.
여의도에서는 달이, 산이 아닌 빌딩에 걸린다. 그래서인지 아파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젠 아플 시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