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입에 기대어 서있는 붉게 달아오른 단풍나무는 상기된채
뜨거운 입김을 귓볼에 쓸어 담고 있다.
목가적 전원생활을 꿈꾸는 현실 삶의 피로한 기색을 가녀린 여인이
살며시 어깨를 주무르듯 그렇게 줄지어 서있다.
지방의 3번 국도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11월을 장식하려나 보다.
재너머 피어오르는 아지랭이는 살아 숨쉬고, 그윽한 시골의 향기는
구수하게 내 가슴속 한켠의 추억을 발가벗겨 버리는구나.
국도 한켠에는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널려있다.
가을의 햇살을 생명으로 느껴보고 싶었던 그 수많은 동물들..
사람들의 인기척을 몸서리치며 싫어했던 그들이 왜 주검이 되어야 하는걸까.
혹여 삶을 걸고라도 국도 너머로 가야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아니면 단지 어둡고 차가운 숲에서 벗어나 겨울이 오기전에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였을까.
그들의 주검을 슬퍼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한낱 그렇게 규정된 미물이라는 이름으로 하찮게 버려지는 것들일 뿐이다.
이름도 가지지 못한 그들..나이도 신분적 증명도 할수 없을 정도의 갈가리 찢긴
몸뚱아리..어느누가 그들을 위하여 영혼의 위로를 하겠는가.
당신이 고발을 하였다.
모년11월새벽모시에 당신이 몰던 차량에 이름을 알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 찢기워 졌소.
당신은 이에대해 생명 경시 방지법및 과속,그리고 자연 특별법 위반 행위로 처벌을 할 것이오.
특별히 할 얘기가 있으면 하시오.
피고인이 참회를 하였다.
제 죄는 갚을수 없는 큰 죄입니다. 무릇 작은 생명이라도 아껴야하는 당연한 도리에서
벗어나 버렸으니 이를 어찌 감당할 른지 죄값과 관계없이 저는 평생을 괴로워 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판사님 저를 평생토록 생명을 위하여 봉사를 하게끔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
..
.
푸른 하늘을 우러러 이런 꿈을 꾸어봤으면 좋겠다.
다만 꿈만이라도..
그 꿈속에서 멀리 있는 아지랭이의 아름다움과 가까이 있는 현실의 공존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