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11월괴담[‘올해는 조용히 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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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11월괴담[‘올해는 조용히 넘어갈까.]
11월에는 사건·사고와 함께 많은 스타들이 유명을 달리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선 11월에 떠난 스타로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가 유재하와 김현식이다. 한국 발라드의 형식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유재하는 8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솔로앨범이 한창 사랑을 받고 있을 때 생겨 더욱 안타까웠다. 혼을 담아 부르는 열정적인 보컬의 김현식 또한 한 시대를 풍미하다 90년 11월1일 그의 노래처럼 뜨거운 삶을 마감했다.
95년 11월20일에는 듀스의 김성재가 의문의 죽음을 맞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그는 그룹활동을 마치고 솔로로 데뷔해 첫 방송을 마친 뒤여서 팬들의 안타까움은 유난히 더했다. 아직도 사건의 실체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그의 죽음은 올봄 MBC 실화극장 ‘죄와 벌’을 통해 당시 법정공방이 재연돼 다시금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가요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11월에 떠난 스타들이 또 있다. ‘안개낀 장충단공원’ ‘돌아가는 삼각지’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트로트의 거목 배호는 71년 11월에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름 모를 소녀’로 70년대를 풍미한 김정호는 지병인 폐결핵을 이기지 못하고 85년 11월29일 34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88년에는 ‘삼태기 메들리’로 인기가 높았던 가수 강병철이 11월22일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이들과 달리 비운의 가수 서지원과 한국포크의 대명사 김광석은 1월에 세상을 떠나 일부에서는 ‘11월이 아니라 1자가 들어간 달이 안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올해는 조용히 넘어갈까.’
연예계가 가장 꺼리는 달,11월이 됐다. 11월은 1년 열두 달 중에서 사실 그다지 매력적인 달은 아니다. 찬바람이 파고드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공휴일도 하나 없고,연말을 앞두고 왠지 부산한 마음만 드는 시기다. 그러나 연예계에서 11월은 단지 느낌만 좋지 않은 달이 아니다.
바람 잘 날 없다는 연예계지만 11월에 유난히도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그래서 11월만 되면 연예계에선 ‘올해는 별 탈 없이 지나갈까’라는 불안감에 몸조심,입조심을 하고,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의 단속에 여념이 없다. 과연 올 11월은 연예인들에게 어떤 달로 기억될까.
연예계에서 11월 괴담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3년 전인 2000년부터다. 물론 그전에도 11월에 연예계에 사건이 많이 터져 ‘우연치곤 너무 같은 때 겹친다’는 말들이 있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호사가들 사이에서 나도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2000년 11월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일어나면서 막연한 불안감은 아예 ‘괴담’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11월2일 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김승우-이미연 부부가 결별했다. 9일 인기 높던 댄스 듀오 클론의 멤버 강원래와 김현정이 잇달아 교통사고를 당했다. 강원래는 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그룹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19일에는 개그맨 주병진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주병진은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그때까지 ‘성범죄자’라는 누명을 쓰고 고생해야 했다.
20일에는 강타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 특히 가수 백지영은 이때 ‘비디오 파문’에 휘말려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11월19일 인터넷에 일부 네티즌이 그녀가 등장하는 비디오를 올리면서 촉발된 이 사건은 연예계를 뒤흔들며 유사한 비디오 루머의 촉발점이 됐다. 백지영은 이로 인해 최근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3년여의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
2001년 11월에는 톱스타들의 마약관련 사건이 잇달아 터져 연예계를 강타했다. 11월13일 탤런트 황수정이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이틀 후 가수 싸이가 2집 앨범 발매를 코앞에 두고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됐다. 가수 주병선과 탤런트 출신 국회의원 정한용은 여자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구설수에 시달렸다. 그런가 하면 개그맨 양종철은 23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연예계를 괴롭히던 ‘11월 괴담’은 지난해 11월 별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악연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 3일 탤런트 박원숙이 독립 프로덕션 PD인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 ‘11월 괴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11월에 이처럼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뭘까? 역학자들 사이에서는 ‘11월 괴담’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술가 이모씨는 “(문제된)연예인들의 사주를 분석해 보지 않아 말하기 쉽지 않지만 우연히 액운이 일시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11월은 음력으로 10월로 삼라만상의 기가 쇠하는 달이다. 연예인뿐 아니라 사람은 물론 자연도 기가 쇠해지는 때라 조심해야 할 시기다”고 말했다.
/김재범 oldfield@sportstoday.co.kr /이재환 today@sportstoday.co./전형화 aoi@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