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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걸 왜 했을까?

그가사는세상 |2008.05.16 17:58
조회 1,907 |추천 0

결혼 전에는 정말.. 홀어머니 모시고 사는 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뭐 어렵겠어.. 엄마 대하듯 하면 되는 거구.. 나도 딸처럼 어리광 부리면 되는 거구..

신랑은 그런 나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잘 해주게 되겠지.. 생각했던 제가 지금은

결혼 한지 1년 만에 분가 하게 되었습니다.

고부 사이는 절대로 엄마와 딸처럼 되지 않았고

어머님은 제가 생각했던 만큼 평범함 분이 아니었습니다.

결혼이란걸 왜 했을까?

내가 왜 이사람하고 결혼했지?

매일매일 제 선택을 후회하며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결혼식 바로 직전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사람들은 이제 막 혼자 되신 어머님한테 잘 해드리라고 하고

저 또한 잘해 드려야지 생각했습니다.

근데 미처 생각지 못한 우울증이라는 게 어머님에게 오더라구요.

말 한마디 마음데로 내뱉지 못했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 꺼냈다가는 당장 그 큰 목소리가 집안에 쩌렁쩌렁... 

그런 시간들이 자주 찾아왔습니다. 툭하면 이렇게 살아서 모하냐.. 죽겠다고 하시고..

예민하신데다 그 걷잡을수 없는 변덕스러움..

본인이 넘어지신 거까지 며느리 탓이라고 하시고 

신랑이랑 툭하면 싸우고 화살은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저는 가만히 있는데 계속 저에게 상처를 주셨습니다.

어머님에게 애교도 떨며 살갑게 대해 드리려고 했던 제 처음 의도는 이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매일매일을 혼자 울며 보낸 나날들.. 숨어서 울던 나날들.. 하루하루를 상처 속에 살았습니다.

신랑을 남편처럼 의지하려고 하시는 어머님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드리려고 했지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엔 어머님은 너무도 강하셨고 기가 세신 분이셔서 오빠를 의지한다는 거조차 아이러니

했으니까요.. 원래 강한 분들이 더 그러시는 건가요? 아니면 아들을 뺏겼단 질투심인가요?

본인 말을 거스르는 걸 용납하지 못하셨고 하신 말씀들은 제 가슴에 또 큰 상처들을 남겼습니다.

이러다가 내가 죽겠다 싶어서.. 그래서 대화를 시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2차례에 걸쳐 시도한 대화는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일로 인해서 지금까지

무슨 일만 있으면 그 이야기를 들춰내서 제 잘못을 어김없이 지적하십니다. 대들었다고..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무슨 말씀을 하셔도 아무 일 없는 듯이 넘기면서 그저 오늘 하루가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일밖에는 없었습니다.

제발 오빠가 가만히 있어주기를 제발 큰 일을 만들지 말아주길

제 심장이 벌렁거리며 쿵쿵대는 일을 또 만들지 말아주길 바라는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차라리 그게 나앗습니다. 더 큰 일을 만들지 않는 거..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어머님에겐 제가 몰랐던 또 한가지가 있었습니다.

병적인 결벽증... 먼지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하셔서 집에서는 옷을 조금만 펄럭거려도

당장에 난리가 납니다. 요즘엔 송화가루가 날린다면서 창문 닫아 놓고 삽니다. 

옷걸이는 항상 놓던데로 놓아져 있어야 하구 빨래도 나열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몰랐는데 제가 널은 빨래까지 다시 배열하시더라구요.. 두꺼운 옷부터 안쪽에 널어야 한다는데..

빨래 너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가요?

제가 한 설거지 그릇들도 다시 정리하시고 제가 개어 놓은 오빠 속옷까지 다시 개십니다.

매일 주무신 이부자리들을 하나씩 나가서 터시고

걷은 빨래도 하나씩 밖에 나가서 털고 들어오십니다. 모든 옷감은 다 텁니다.

베란다도 신발장도 물수건도 매일 닦으시고 제눈엔 보이지도 않는데

먼지가 수북하시다면서 이런데는 닦냐? 한번도 닦는 걸 본 적이 없다는둥..

음식하면 이렇게 했냐? 이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그렇게 안 했다 그러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 하시면서

어떤 점에서 안 좋은지 강의를 시작하십니다.

제가 어쩌다 한 요리는 맛없다 소리를 연발하시거나 안 드십니다.

김치 전이 너무 먹고 싶어서 해 먹을려고 하면 김치 하는데 얼마나 힘든 줄 아냐면서

아깝게 김치를 이런데다 쓰냐고 하셔서 흔히들 해먹는 김치 전도 못 해먹고..

오징어 구워 먹으면 냄새 난다고 토할 거 같다고 하셔서 오징어도 함부로 못 구워 먹습니다.

그러면서 신랑이 삼겹살 먹고 싶다고 하면 맛있게 구워 주시지요..

제가 명령대로 하는 로봇도 아니고 더 짜증나는 건 자기 방식을 강요하지 않으신다면서

제게 강요하신다는 거..

맞벌이가 이유이기도 하지만 살림은 거의 어머님이 맡아서 하십니다.

저는 건드릴 수 도 없게 모든 건 어머님 룰에 맞춰져 있는 상태입니다.

저도 살림을 하고 싶습니다. 제 식대로.. 제 마음대로..

어머님과 같이 살면 전 영원히 그렇게 못하는 건가요?

지금은 그냥 청소만 합니다. 다른 거 하면 그냥 놔 두라고 하시고 제가 주방에만 들어가도

모든 신경이 저에게 곤두서서 부담스러워서 냉장고 문도 못 열겠습니다.

손은 씻고 냉장고 문 만지는 거냐.. 손은 씻고 밥통 만지는 거냐..

그놈의 손!! 손 한번 안 씻으면 무슨 죽을 죄라도 지은 것처럼 대하시니..

안그래도 손도 잘 씻는 편이고 나갔다 돌아오면 손발부터 씻는데

집 안에서도 다른 물건 만질 때마다

손을 씻어야 한 다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회사 갔다오자마자 바로 화장실 가서 씻어야 하는데 화장실에 누가 있을 때는

발꿈치 들고 아무것도 못 만지고 있었던 적도 많습니다.

얼마전 그 변덕스러움에 못 참고 울지도 않고 따박따박 말씀드렸습니다.

도데체 왜 그러시냐고.. 아니다 다를까 우리 부모님까지 욕 하시며 인신 공격하시더라구요.

짐 싸들고 나왔습니다. 그 집구석 한번도 내 집같지 않던 그 집구석 지긋지긋하다 하며

짐 싸들고 나왔습니다. 집 나와 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안 계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 이렇게 힘든거 모르셨는데 어머님이 저희 집에 친절하게

전화까지 해주셨더라구요.. 제가 집 나갔다고..

물론 이혼 결심하며 나온 거죠.. 어머님 성격에 절대 지실리 없으니

이혼시키실게 뻔하다는 계산 하에 나왔는데 그렇게까지 하실 줄은 몰랐어요.

신랑이 매달립니다. 제발 니가 참아라.. 우리 분가하자.. 자기가 더 잘하겠다.

집나온 일주일 새 살이 쏙 빠져 버린 신랑이 불쌍해서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분가를 확정지었습니다. 분가 얘긴 예전부터 이렇게 살기 싫다. 나도 따로 살고 싶다.

직접 말씀하셨으면서 우리가 내쫒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없는 돈에 분가하게 되어서 타격은 크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살 수는 있을 테니까요.. 지금은 도저히 어머님이랑 함께 살 수가 없습니다.

답답하고 숨이 막힙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정신 파탄에 이를 거에요..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럼 아무도 절 건드리지 않겠죠..

지금은 저희 부모님도 좋아하십니다. 분가한다니까.. 처음부터 같이 사는 거 아니었다고.

근데 전 1년이라도 같이 산게 다행이에요.. 어머님을 겪었으니 이제 두번 다시 합가는 없겠죠..

따로 살다가 멋모르고 합가하는 어리석은 짓은 안 할테니..

좋은 경험했다 셈 치고 열심히 살 거에요. 신랑은 따로 살면 알게 모르게

어머님이 해주신 것들이 아쉬울 때가 있을 거라고 하지만

전 없을 거 같습니다. 있어도 없다하며 살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여기까지만 털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가슴이 하도 답답해서 하는 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제말은.. 하려고 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겁니다. 제 노력을 무시하지 마시고

열심히 하려고 했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하지 말라고 해 놓고 안 한다고 뭐라고 하시면 저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편하게 해라 하시고 절 구속하시면 어쩌시겠다는 건지..

왜들 그럴까요?

시어머님들은.. 당신들도 그렇게 사셨으면서..

저도 며느리 보면 그렇게 될까요?

저는 우리 어머님처럼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살려고 욕 먹는 거라면 다른 방법으로 오래 살겠습니다.

피골이 상접한 아들/며느리 만들지 않겠습니다.

시집 온 걸 후회스럽게 생각하는 며느리 만들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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