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이제 꼭1년 되었습니다.
신랑은 저보다 1살 연하구요.
지금은 시부모님과 위아래층으로 한집에 살고 있는데 며칠후면 분가할 예정입니다.
맞벌이라 밥은 거의 부모님집에서 해결하구요.
그래서 살림도 저는 거의 하지 않죠.
신랑이 여동생 1명에 외아들이라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랐다네요.
고모만 다섯분에 아버님 혼자이신데.. 거기에 아들이 하나있으니 알만하지요.
어렸을때 부터 갖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맘대로 못하면 맨땅에 뒹굴고 소리치고 난리였대요.
결국 부족한거 없이 원하는거 다 갖고 커온거겠죠.
고모님들이나 친척 어른들.. 늘 하시는 말씀이 "우리 ㅇㅇ이가 어떤 ㅇㅇ인데~" ㅎㅎ
특히나 우리 어머님.. 아들 사랑이 정말 대단하시지요.
대한민국 어머님들이야 다 그렇겠지만요.
그러다보니.. 자라오면서 봐온게 있어서인지 시누이 또한 오빠라면 지극정성입니다.
내일모레면 나이가 서른인데.. 제가 보기엔 신랑이 너무 철이없네요.
어떨때 보면 생각이 깊은데.. 그렇게 진지한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구요.
직장도 저 만나고나서 벌써 3번째 옮겼네요.
조금만 스트레스 받아도 짜증 엄청나구요.
이전에 회사는 짜증이 너무 심해서 제가 나서서 이직을 권할 정도였어요.
저는 적은 돈이라도 둘이 열심히 벌면서 조금씩 모아가는 재미를 기대했는데..
신랑은 항상 "한달에 이렇게 벌어서 언제 돈 모으냐.."
"ㅇㅇ만원만 있으면 저 밑에서 통닭집 하나 할수있는데.."
"저런 외제차를 몰고 다녀야 하는데.."
결혼초에는 그런말이 다 농담이고 장난으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1년을 살아보니.. 허구헌날 달고 사는말이 저런말입니다.
저도 똑같이 직장생활하고 스트레스 받고.. 시집살이 아닌 시집살이까지 하는데..
늘 짜증을 받아주는 쪽은 제 쪽이었던것 같네요.
짜증정도 받아줄수 있습니다.
집안이 편해야 나가서도 편하다고.. 집에서 까지 스트레스 주기 싫어서 참고 참았네요.
결혼초에는 청소도 도와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하더니..
청소는 자기기준에 더러울때만 하는거라면서 안도와주고..
쓰레기 버리는건 냄새나서 안하고..
밥도 좋아하는 반찬없으면 잘 먹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휴... 어머님은 저한테는 "나중에 반찬투정하거든 밥 주지마라" 하시면서도 뒤에선 시랑한테 "김주랴? 햄구워주랴?" 하시며 아들 밥 굶을까 걱정이시네요.
결혼하면 하나의 독립된 가정이 되어야 하는데.. 신랑은 늘 부모님께 의지하던게 몸에 베있는것 같네요.
부모님도 항상 자식 챙기는게 익숙하다보니.. 해주시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집에 못하나 박는것도 맘대로 못합니다.
그래서 얼마전 분가하자고 신랑을 설득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구요.
내 몸이 좀더 피곤해지더라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요.
나가서 둘만 살다보면 책임감도 좀 생기고.. 그러지 않을까요.
아쉬울거 없는 신랑은.. 분가하는게 탐탁치 않은 모양이예요.
저는 작더라도 둘이 아담하게 살수 있는 집이면 괜찮겠다 싶었는데..
신랑은 지금 살고 있는집보다 작은집으로 가는것도 맘에 안드나봐요.
전세집 구하는동안내내 싸웠네요. 평소엔 정말 싸운적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한번 느낀거지만.. 부모님께 아쉬운 소리하고 꺼내기 힘든 얘기는 죄다 저한테 시킵니다. 완전 강건너 불구경..
아들도 하기 힘든 얘기를 며느리가 어떻게 합니까.. 에혀..
울고불고 나가니 안나가니 난리도 부리고.. 겨우겨우 이번주에 분가합니다.
나이는 비록 저보다 어리더라도 신랑이 듬직한 가장이 되었줬으면 좋겠는데..
맨날 회사가기 싫다. 집에서 놀면 안되냐. 전세집 얻는돈이면 장사할수 있는데.. 이런말들..
농담이라도 듣기 싫네요.
혼자라도 화이팅 하려다가도 저런말 들으면 김이 팍 샙니다.
타일러도 보고.. 화도 내보고.. 둘이 진지하게 얘기도 해봤지만.. 달라지는게 없었어요.
고수님들.. 우리 신랑 어떻게 하면 철좀 들까요?
남편 길들이는 비법 좀 알려주세요~~~
결혼하면 정말 현명하게~ 행복하게 잘 살수 있을것 같았는데..
정말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