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아는 사람이 이글보게 될까봐 두렵지만 -

여전히 |2008.05.23 03:13
조회 2,206 |추천 0

 

 톡.. 처음 써보네요.

 혹시 아는 사람이 이글 보게 될까봐 두렵지만

 시치미 뚝 뗄 생각으로 글을 씁니다.

 

 저희는 한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였습니다.

 

 처음에 저 혼자 짝사랑했고

 4달간 맘 졸이며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고백했고 겨우겨우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애는 제가 첫여자였습니다.

 사귄것도, 손잡는것도, 뽀뽀도, 키스도, 관계도. 그리고 첫사랑입니다.

 

 저는 아니였습니다.

 관계만 그애가 처음이였죠.

 

 마냥 행복하기만한 100일이 지났습니다.

 

 사귀다보니 어느덧 역전되어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보다 그애가 더 전전긍긍하고, 위해주고, 다 주고 싶어하더라구요.

 

 저는 집행부 일하랴, 동아리 하랴 해서 바쁘고 주변에 친구로 지내는 남자가 많은데 비해

 그 애는 친하게 지내는 여자도 없고, 술과 담배도 안하기에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마음 놓고 일에 매진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점점 소홀해져 갔습니다.

 그 애는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100일이 지나고 그 애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누나 자존심도 있고해서 "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러자 " 하고 보내줬습니다.

 6시간 후 전화가 와서 미안하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해서

 " 다시 사귀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어 ? " 라고 묻자 그렇다해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번 헤어지자는 말을 들어서일까요.

 그 후론 제 입에서도 그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 울컥하면 다른건 눈에 뵈지 않는 성격이라

 길거리에서 큰소리로 싸우기도 하고 한번은 강남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싸울 정도였습니다.

 그럴때 너무 질려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꼭 그자리에서 절 잡았습니다.

 제가 가려고 하면 못가게 잡고, 울고, 소리도 치고, 무릎꿇고...

 

 무릎을 꿇는데 너무 싫었습니다.

 내 남자를 무릎 꿇게 만드는게 저여서 더 싫었습니다.

 얼른 일으키고 또 받아주고..

 

 한번은 말싸움끝에 욱한 남자친구가 저의 뺨을 때렸습니다.

 지금껏 남자친구에게 맞아본적은 처음이였습니다.

 그리고 ' 여자때리는 이 남자, 진짜 아니다. ' 라는 생각에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또 미안하다고, 나도 내가 이럴줄 몰랐다고, 다신 안그러겠다고,

 못가게 잡고, 울고, 무릎꿇고,,, 전 또 잡혔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200일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얼굴보고 말하면 또 약해질것같아서 문자로 보냈습니다.

 답장으로 ' 생각할 시간을 갖자. '

 이렇게 왔기에 ' 나는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할꺼야. ' 라고 보냈습니다.

 

 제 다짐이 약해질까봐

 주변에 아는 사람에게 헤어졌다고 소문내고 다녔습니다.

 쪽팔려서라도 다시 못사귀게요.

 

 3일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자구요.

 그래서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일 다 잊고 진짜 처음부터 시작하자더군요.

 전 안된다고, 내 마음이 이제 너한테 없다고, 잔인한말은 다 갖다붙여서 밀어냈습니다.

 그리고 2시간 뒤에 놓아주더군요. 그럼 그러자고.

 

 그애 없는 5일을 보내면서 허전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왔죠.

 술 안먹던 그애가 술이 만취가 되서 ... 걱정스러워서 나갔습니다. 미련도 있었습니다.

 

 나가보니 부모님과 함께 사는 그애집에 데려다 줄수 없을정도였습니다.

 그래서 MT에 갔습니다.

 재우고 나오려고 했는데 혼자있기 싫다고 가지말라는 말에 또 잡혔습니다.

 그리고 관계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헤어진 상태였고

 그 후 3주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양성반응이였습니다..

 어쩔수없이 연락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다시 사귀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산부인과에 갔고, 아기는 유산했습니다.

 

 다시 사귀고 저는 마냥 좋았습니다.

 연락 없이 지낸 3주동안 많이 울었고,

 정말 이만큼 날아껴주고 사랑해줄 사랑 다신 없을것같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했습니다.

 후회되고 후회되서 이제 놓지 않고 잘할꺼라는 다짐도 매일매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애는 아니였나보더군요.

 그냥 책임감이였던것 같아요.

 제 건강 챙기면서 걱정하는 건 여전했지만 

 저랑 함께 있을때 표정이 예전처럼 좋아보이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 요즘 나랑있어도 별로 좋아하는거 같지 않아. 생각할 시간을 갖자. '

 생각하면 할수록 더 애틋해 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거였는데 3일후 문자에 ' 나보다 좋은 남자 만나라 '

 

 자기랑 저랑 같이 있으면 나쁜일만 생긴대요.

 자기가 손찌검한것도 그렇고, 소리치는것도, 유산한것도,

 

 이제 제가 매달렸습니다.

 처음엔 그냥 울고, 가지말라고, 포기못한다고, 집앞에도 찾아가고

 버스정류장에서 밤 12시부터 6시간기다리고, 막나간다고 협박도 하고...

 

 질렸대요. 이러는거 집착이래요. 이제 꼴도보기 싫으니 쌩까제요.

 

 그러다보니 저도 지쳤고, 그애가 미워졌습니다.

 매번 다짐하면서 하나하나 그애에 대한 추억 지우려는데

 하나를 지우면 또다른 하나가 올라와서 미치겠습니다.

 

 완전히 끝난지 2주.

 주변 사람들에겐 여전히 밝게 보이려 노력해서 농담으로 툭 내뱉을 수 있지만

 돌아서서 눈물 쏟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너무 힘들고 힘든데 기댈곳이 없어요. 익명이라는거 이래서 좋네요.

 

 여전히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여전히 사랑해요.

 

-----------------------------------------------------------------

 

 다시 잡아볼까요.

 기다릴까요.

 그냥 생각하지 말고 살까요.

 타이밍이라는거 참 어렵고 힘드네요. 제 마음처럼.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