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정말 요즘처럼 가슴에 와닿는 때도 없을 것 같다. 대체로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경기는 좋아지고, 또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경기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마저 나쁜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 물가통계가 발표되면 물가 안정 대책이 나오고 또 경기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경기 부양 정책이 강조되는 어지러운 상황이다. 아무리 좋은 경제 정책이라도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을 동시에 달성하는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1%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가 2.5~3.5%인 것을 생각하면 지난해 11월에 소비자물가가 3.5%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물가 안정 목표 범위의 상한선인 3.5%를 초과하고 있다. 한편 앞으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산자물가는 지난달에 9.7%, 수입물가지수는 무려 31.3%나 올랐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쓰나미가 몰려오는 듯하다.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과잉 유동성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하고 추정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지난달 3.5%에 이른 것은 과거 노무현 정부 아래서 오랫동안 지속된 저금리 정책의 결과 과잉 공급된 유동성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통화 정책의 변화는 약 1년반 후의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지난해 5월 평균 927.4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5월19일까지 평균 1036.4원 정도로 약 11.8% 상승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를 0.7% 정도 상승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조만간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는 약 0.8% 추가 상승할 것이다.
셋째, 전 세계적으로 석유류·곡물류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는 중국·인도의 급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와 함께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라 달러화 표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배럴당 평균 64.01달러 하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19일 현재 127.05달러를 기록해 거의 2배로 올랐다.
마지막 요인인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 정부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유동성과 환율은 정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물론 정부로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높은 경제성장률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당시에는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지금과 달랐고 또 인플레이션의 위협이 실제로 낮은 시기였음을 염두에 둬야만 한다.
또한 최근에는 중소기업들이 환헤지를 하려다가 예상치 못한 환율 상승으로 엄청난 손실을 봤다고 한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엇박자는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로 인한 금융·외환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는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그리고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뿐만 아니라 내수 위축과 고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이야말로 중장기적인 성장 정책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자료에 따르면 55개국 중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 생활물가가 가장 높아 국가경쟁력을 잠식하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우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또 스태그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기업인 및 근로자들의 고통 분담이 요구된다. 그리고 값싼 외국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경제 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만 한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독립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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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회생을 위해 FTA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조기비준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게 반FTA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무덤을 파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