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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의 남자친구죽음에 대한 톡을보고나서..

미안해.. |2008.05.29 15:03
조회 656 |추천 0

세상엔 나보다 힘들고 아픈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보다 더 힘들고 아픈것마냥 지내는것같아..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벌써 하늘나라로 떠난지 두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 새에 우리의 200일도 지나갔고,

내 생일도 15시간째 흘러가고있다.

 

순두부찌개에 자반고등어. 하얀쌀밥을 지어주며

생일축하한다고, 맛있게 먹어달라고

웃으며 바라본게 엊그제같은데,

그때의 그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집에 손님이 오셔서, 밥을 안먹을 수가 없었다고..

미역국에 밥을 두그릇이나 먹고 배가 터질것같다 말하던 그가,

내가 처음으로 지어준 밥과 찌개라며

배부른데도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미안하다고.. 내가 정말 배가고팠다면 더더욱 많이 먹어줄텐데

이렇게밖에 못먹어줘서 미안하다고..

정말 맛있다고 맛없어서 못먹는거 아니라고..

 

처음으로 끓여본 순두부찌개는 국이었고,

자반고등어는 대가리가 짤린채 반토막이 되어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었음에도

그는 정말 맛있게 먹어주었다..

배부른데도 그 음식을 꾸역꾸역..

 

그때만큼 행복한적은 없었다.

내가 손수차린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그의모습.

그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흐뭇한 표정을 짓던 내 모습.

그때만큼 행복한적은 없었다..

 

돈한푼 없이도 행복할 수 있었고,

돈이없다면 집에서 TV보며 재밋게 지낼 수 있었고..

공원 나들이도 가고,

고소공포증에 놀이기구는 죽어도 못타는 날 놀리겠다며,

높은 미끄럼틀 위에 올려놓고 내려오라며 끌어내리던 그..

장난끼많던 그의 웃는 얼굴.

웃으면 눈이 안보이던, 눈웃음이 너무나 예뻤던 그..

 

드라마를 보며 혼자 소주한잔 들이키며,

저 드라마속의 아이가 꼭 자신의 어렸을 때 같다며

눈물을 쏟아버렸던 그..

서로의 상황이 너무나 힘들어서

손을 놓으려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다시 내가 잡아주길 바랬다며..

미안하다며 그렇게 울고 웃었던 그..

복학때문에 지방에 내려가기 전날..

함께 영상통화를 하며 미친듯이 울었던 그와 나..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내여자라는 생각때문에 나도모르게 막대했다고..

이제 욕하지도않을거고, 때리지도 않을거라고..

미안하다고.. 못난 남자친구를 용서해달라고..

이제 정말 .. 잘해주겠다고.. 사랑한다고..

그렇게 울며 내게 말했던 그..

 

150일이 되어가는 시간동안,

싸우고 울고 웃던 시간들도 많았고,

엉터리 사주에 기분도 울적해졌지만, 금새 그의 애교에 풀리고..

함께봤던 영화, 함께갔던 술집..

그 모든게 아직도 내 기억엔 생생한데..

 

하늘나라로 가기 불과 몇시간전..

전화로 언성높여 싸우다가도..

그의 사랑한단 말 한마디에 이를 악물고 눈물만 쏟았던 나..

사랑한다는 그 말에 대답을 해주지 못한것이..

난 아직도 한스럽고 속상해..

 

그를 보러 분향소에 가던길..

버스로 5시간의 거리를 무슨정신으로 간건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은 나지도않아..

 

터미널에 서있으면,

그가 나타나줄 것만 같았는데..

내가 보고싶어 거짓말을 한 줄로만 알았는데..

상복을 입고 나타난 그의 친구..

나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던 그의 친구..

 

다리에 힘이 풀려 그의 이름을 보게되었고..

분향소에 들어가자마자 보게된 그의 사진에..

그자리에서 통곡을 하고..

그의 친구부축에 간신히 일어나 그에게 마지막 인사의 절까지..

한없이 눈물만.. 눈물만..

나중엔 그 눈물조차 나지않아

웃음만.. 그렇게 헛웃음만 흘려댔다..

 

방학하면 좋은데 많이 놀러가자고..

겨울에 못간 여행 꼭 가자고..

여기저기 다 좋은데 찝어놓고,

꼭 다 돌아보자고 했던 그였는데..

이젠 그의 모습은 사진속으로밖에 볼 수가없어..

그래서 너무나 속상해 슬퍼.. 힘들어..

 

나아지려하면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의 글을 보게되고

나도모르게 글쓴이와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되고..

이젠 나아진줄로만 알았는데

이젠 괜찮은줄로만 알았는데

이젠 울지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근데.. 아직은 아닌건가..

 

다른사람을 만나려고 다른사랑을 해보려고 애써도

그게 생각처럼 쉽지않고, 생각처럼 되지도않고..

그의 모습이 겹쳐보이고.. 그가 나를 보며 화내고있을까봐..

내 방에 들어오기가 겁났고, 컴퓨터를 키기도 겁났고..

아직도, 내 핸드폰에는 그의 웃는모습이 담겨있는데,

그가 보낸 많은 문자가 저장되어있는데..

 

결혼하자고, 나중엔 같은곳에서 함께 눈뜨자고 하던 그였는데..

너무나사랑한다고, 세상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하던 그였는데..

푸른하늘로 가겠다는 그의 마지막문자가..

아직도 나를 울린다..

 

보고싶어서 미칠것같고,

보고싶어서 너무나 아프다..

 

그의 안치소에 가면 아직도 그의 웃는모습이 있는데..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모습이, 눈에 선한데..

시간이 갈 수록 그 모든모습들이 잊혀질까봐..

아니, 지금도 조금씩 잊혀지고있어서..

그래서 너무나 아프고.. 힘들어..

 

나 보고있어?

오늘 나 생일인데.. 오빠와 함께 할 수 없어서 너무나 아파..

오빤 오늘도 내 곁에서 나 지켜주는거지?.. 그치?..

 

오빠에게 간지도 너무나 오래됐다..

가야하는데 선뜻 용기가 나지않아..

나 진짜 바보같다 그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가야하는데, 가서 오빠보며 웃어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알지? 내맘.. 말하지않아도 알아주는거지?..

아직도 사랑해.. 앞으로도 사랑해..

 

 

 

 

 

 

 

 

 

 

 

누군가 네이트톡에 이틀전에 죽은 남자친구에 대해 써놨다.

물론 소설인지, 진심인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다른사람들이 소설이라며 비웃던 리플들을 보며..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좋겠다는 그 말들이..

괜히 나까지 울려버렸다..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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