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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연제할껀데요.. 괜찮아요?? 리플부탁합니당.

못난이 |2003.11.20 01:54
조회 6,998 |추천 0

11월 19일. 날씨맑음. 약간추움.

 

눈처럼 하얗고, 솜털처럼 보드랍고, 봄햇살처럼 따스한....
그런 그사람품에 안겨있을때.. 난 아마도 천국에서 보다 더 행복감을 느끼는것 같다.
내피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여자치고는 많이 푸석하고, 거칠고,검고..
근데 그사람의 피부는... 질투가 날만큼 곱고 하얗다... 투명해 보일정도로...
마치 우유로 샤워를 하는건 아닌지 의심을 할만큼...
그렇게 하얀 그사람의 피부와 내피부가 닿아.. 알몸으로 그사람의 품에 안겨있는건...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것처럼... 설레이고, 긴장이 된다.
그리고.. 그 행복함 또한 이루말로 할수없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곤한다.
하지만.. 언제나 처럼 그 바람은 생각에 지나지 않고.. 난 그의 품에서 나와야 한다..

 

문밖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온것일까?!
난 온몸이 경직됨을 느꼈다... 밤새 불안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설잠을 자고있는 내게 사람의 목소리는 내몸이 굳어지도록 만들었다..
잠시 숨을죽이고, 문밖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을때....

"어... 6신가보네... 티비켜졌다......"
그가 말했다. 잠에서 깨어나기 정말 싫은 목소리....
그리고 잠들어있던 사람같지 않게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천천히 문밖을 살핀후...
그리고 티비가 꺼지고 그가 다시 돌아왔다...
어둠속에서도 빛이 나는 하얀피부...
다시 내옆에 누워 날 품에 안았다...
그리고 눈을 감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날 경직시켰던 목소리는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아침뉴스 앵커의 목소리였다.
난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6시 티비 알람이었구나... 이제곧 일어나야겠군....'
아무말없이 그의 품에 안겨 혼자 생각했다...

 

잠시 이불밖에 있던 나의 손은 어느새 차갑게 식어있었다.
난 그 차가운손을 용서 받기라도 하듯이 그의 등을 어루만졌다...
언제나 따뜻한 그의몸....
내손은 쉬지않고 그의 몸을 훑었다...
등을 쓰다듬고... 얼굴을 어루 만지고... 목을 쓰다듬고....그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쓰다듬고...
난 좀처럼 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눈이 아려왔다.
그는 다시 꿈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깨어있는듯이 날 양팔로 꼭안은체....

 

항상 그랬다. 그는 잠들어 있어도 날 놓지 않았다.
따뜻한 그의 품에 자신의 일부인것처럼 날 꼭 안고 잠이든다.
그리고.. 잠이 깨지않고... 아니 약간 깨어도...
내가 움직이면 다시 날 끌어 안는다....
그가 그렇게 사랑스럽게 보일때도 없다...
그는 잠들어 있어도 날 품에 안아... 내가 그의 것임을 확인하게 해준다...
난 그런 그를 더 꼬옥 안는다... 절대 날 놓지 말라는 무언의 움직임..

 

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냥.. 눈을 깜밖이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커텐도 없는 그의 창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이사준비를 위해 상자속에 쌓여진 그의 짐들을 찬찬히 바라보고....
몸을 틀어 내등을 그의 가슴에 부비면서.
내가 움직일때마다 무슨일이냐는 듯 웅얼거리며 날 다시 안는다.
난 핸드폰을 찾았다.. 보이지 않았다..
어제밤 우리의 밤을 그대로 보이게 해주는 흩어져있는 옷과 속옷 가지들을 들쳐보아도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
몇시인지 궁금한데...
불안한 마음때문인지. 일어나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핸드폰을 찾았다.

 

 

그가 다시 회사에 입사한후 회사에서 그를본건 어제가 두번째였다.
엘리베이터 공사로 9층까지 걸어올라가야했다.
숨이차고.. 9층에 가까워올수록 긴장이되고, 얼굴이 붉어져 오는게 느껴졌다.
크고 무거운 유리문을 온몸으로 밀고 들어가 가장안쪽, 내가 근무했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는 내가 근무하던 자리의 옆자리에 않아. 어둠으로 검어진 크고 넓은 유리창을 뒤로한채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어둠을 뒤로한 탓인지 그의 얼굴이 더 하얗게 보였다.
날보고 반가워하는 그.. 난 의외로 더 냉정하고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언니 안녕~!!"
그에겐 존댓말로 인사를하고,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언니에겐 친근한 인사를 했다.
웬지... 회사사람들 앞에서 그는 무척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미 다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인지 그를 대하기가 더 어려워진게 사실이다.
그를 의식하지 않을순 없지만 애써 그를 외면한다.

새로운 직장을 얻기위해 필요한 서류를 찾으러 갔던것이다.
서류를 다 찾은후에...
그때서야 난 그에게 말을 걸수 있었다.
열씨미 일하고 있는 아름다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처음처럼 마음이 설레이고, 심장이 뛴다.
퇴근이 늦어질것이고, 전 직장상사를 만나러가고, 아버지가 입원해 계시는 병원에 간다는..
그의 저녁 계획을 통화를 통해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아버진 괜찮으세요? 언제퇴근하세요?"
"몰라.."
"몰라? 왜요?"
"암이래....."
"네?"

 

난 되묻지 않을수 없었다.
그에게서 나온말에 난 놀랄수 밖에 없었다.
유난히도 하얀 그의 얼굴이 더 창백해 보였다..
지쳐보이는 그... 일때문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버지의 암선고...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난 눈물이 올라오는걸 느꼈다.
그의 아버지때문이 아닌, 그의 힘겨워하는 얼굴에...
나에게 애써 웃어보이고 있었다. 나도 애써 웃어보였다..

 

'그렇게 괜찮은척해도... 그마음이 얼마나 힘들고 지칠지... 다 알아요...'

 

얼마전부터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지칠대로 지쳐있던 그다.
그런그에게 아버지의 암선고는 그를주저앉게할 충분한 이유였을텐데...
이사계획을 앞두고 있던 그의 집...

난... 그냥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다.. 그냥 걱정을 해줄뿐...
내 걱정스런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동정으로 여겨졌는지, 그는 고개를 돌려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

 

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면서 머리속이 어지러웠다..
그리고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가 힘든걸 지켜만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내자신이 싫어졌다.
내가 나올때 그는 함께가길 원했지만 내가 갈곳이 아니란 생각에 그냥 인사를 했던 것이다.
그렇게 후회스러울수가 없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들을수 없었다. 들리지 않았다. 켤수도 없었다.
내 신발끝만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가 난 핸드폰을 열어 7번을 꾸욱 눌렀다.

 

'그래. 다행이야. 난 그에게 해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데... 잠깐이라도 곁에 있어주고싶어..잘했어..'

 

"나 밖에서 기다릴게요. 끝나면 전화하세요. 같이 가요..."

 

아늑한 커피숍.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읽던책을폈다. 그리고 한참을 읽어내려갔다.
한시간이 흘렀을까.. 난 책을 다읽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잠시도 그의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머리속은 온통 그의 생각으로 가득찼다.
이윽고 핸드폰이 울리고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나였다.
잠시후 타인속에 걸어오는 축쳐진 그의 어깨를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힘들겠다..

 

병원의 소독약냄새는 나를더 긴장하게했다. 못가겠다는 나를 그는 데리고 가고 싶었나보다.
그냥 병원앞까지만 같이가줄 생각이었다.
못이기고 따라오긴 했는데. 손에는 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보다 더 밝아보이는 부모님들..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앞에선 전혀 힘들지않는 얼굴을 하고 있는 그였다. 가슴이 아려왔다.
그의 아버지는 목으로 고무호스를 꽂고 있었다.

그호스를 통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피가 멈춰야 퇴원을 할수 있다고 했다.
단순히 혹을떼어내는 수술을 위해 병원에 오신거였다. 그리고 알게된 암.
수술은 어제저녁 장장 5시간동안했다고 한다. 잘됐다고..
난 그냥 멍하니 침대앞의자에 앉아 티비만 보고있을 뿐이었다.
눈동자를 굴리는것 조차 힘든상황이었다.
몇번 뵌적이 있긴하지만 언제나 어색하고 어려운 그의 부모님이다.
한시간후.. 그의 남동생과 셋이서 지하철역을 향했다.
난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 혼자서 계속 내 얘기를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오전에 있었던 운전면허 시험.. 친오빠 이야기.. 회사 이야기...
그게 오히려 동생에게 불쾌감을 줄수도 있다는걸 느낀건 한참후였다.
전철안에서 나는 아무말없이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강의 야경만을..


그리고 한참후 따로살고있는 그의 동생을 먼저 보내고 그의 집에 함께 갔다.

그는 나를 원하고 있었다. 나를 안고싶어했다. 그것도 그의 집에서.
연세가 많으시고 몸이 불편하신 그의 할머니가 계시긴 했지만 그는 여의치 않았다.
문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그의 전화를 받고 서 그의 집으로 들어갈수가 있었다.
늦은시간까지 깨어있으시는 할머니를 방으로 모시고 뉘워드린 것이었다.
그의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으신다고 했다.
많은 연세 때문이겠거니 했다.
모험이었다. 깜깜하게 불은 켤수 없었고, 좁은 안방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어수선한 그의 방으로 갔다.
그리고 따뜻한 그의 품에안겨 사랑을 나누고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들었던 것이다.


"몇시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계속 핸드폰을 찾았다.
어둠속에서 옷을 들춰가며.. 그런 내 몸짓에 깨어난 그는 눈을 감고 말했다.
"여섯이 반... 여섯시 반이야..."
난 내핸드폰을 찾지못하고 그의 핸드폰을 열었다.. 6시 48분...
"아니야~ 7시 다됐어~ 일어나자~"
정말 일어나기 싫었다.
그냥 따뜻한 그 품에서 계속 달콤한 잠을 자고 싶었다.
몇날 며칠이고 그의 품에만 안겨있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난 그는 흥분이 되어있었다.
그 둔탁함이 따뜻함이 내 배를통해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는 나를 끌어안고 약간 자세를 고쳐 그것을 내 다리 사이로 밀어넣었다.
그의 말라 있는 입술이 내 아랫입술을 덮었다.
난 거칠은 그의 입술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그의 부드러운 혀가 그런 내입술을 사랑해 준다.
따뜻했다. 그의 모든것은 따뜻하다. 모든것이 차가운 내몸관는 반대로.
내 몸안으로 들어오는 그로 인해 난 작은 신음을 토해냈다...

 

"하아...."

 

부르럽고, 격렬한 그의 몸놀림.... 잠깐동안 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한참을 꼭 안고 있었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온몸의 살을 부비면서.

잠시후 그는 출근준비를 하고, 난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머리가 엉망으로 헝클어졌지만 거울도제대로 볼수 없었다.

 

"할머니 귀가 잘 안들리시니까.. 내쪽으로 보고계시면 그때 얼른 현관으로 뛰어가... 문틈으로 잘 보고 있다가.."

할머니가 내 예상과는달리 일찍 깨어나신거다.
내가 왔었다는 걸 모르게 하기위해 어제도 난 한참을 문밖에서 기다렸었다.
그리고 아침부터 우린 모험을 해야했다.
그가 나가서 할머니를 방안으로 모시고 있을때, 난 현관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신발에 대충발을 맞추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그는 살짝 미소를 띄었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아침공기다.. 차갑고, 싸늘했다..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난 항상 오후에나 눈을떴기 때문이다.
그덕에 오랜만에 아침공기를 마시게 된것이다.

 

"춥다....후우..."
겨울이 점점더 가까워오면서 아침은 생각보다 많이 추웠다.
그는 아무말 없이 내손을 붙잡고 그의 자켓주머니에 함께넣었다..
앞만보고 부지런히 걷는그다. 평소보다 늦게 출발했다면서.
난 그런 그를그냥 바라만 봐도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오늘아침을 맞이했다.

함게 버스를 타고..
그는 지하철 역에서 내리고 난 한참을가서 갈아타야했다.
달랐다. 평소와 다르게 그는 등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헤어질때는 항상 짧은 인사후엔 등만을 보이는 그였다.
난 멀어지는 그의 등을 언제나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곤 했었다.
오늘 아침은 그가 달랐다.
버스의 문앞에서 문이열리길 기다리면서 계속 날 바라봤다. 그리고 미소를짓고..
손을 약간들어보이고... 내리는 순간까지 계속 날바라보고 엷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버스안에 있는 날찾아보고 있었다.
행복했다...
그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서 난 가슴이 벅차 오는것이 느껴졌다.
내가 많이 고마웠던 걸까... 함께있어주어서...
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헤어지고난 후에도 줄곧 집에오는 길에도 그를 생각에서 떨쳐버릴수가 없다.
어제밤에 그가 속삭였던 한마디가 계속 귓가에 멤돌았다.

 

"좋다....."
날 꼭안고 눈을감은 그가 잠들기전 조용히 내뱉은 한마디 였다...
그런말은 하는건 처음이었다.. 날안고 좋다고 말한건....
난 감동스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렇게라도.. 그냥.. 그냥 그의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 그것밖에 할수 있는게 없었다.
그에 비해서 한참이나 어린나는.. 그에게 짐이될뿐... 아무것도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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