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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_거대한 권력앞에서 울다

쿨리오 |2008.06.04 19:14
조회 387 |추천 0

5월의 마지막날과 6월의 첫날을 촛불집회로 보낸 애 둘 있는 아빠가

 

지난 토요일 5/31 7시 pm

평소처럼 독립영화 감독들과 가벼운 저녁모임을 갖고

그들과 시청을 갔었다. 대략 3~4만명.. 월드컵 이후 참 많아도 보였다.

사람 많두만. 처음엔 그 시위에 내가 합류할 꺼라 생각하지 않았다.

 

9시 pm

주황색 깃발을 든 기수대 들이 청와대!! 청와대 하길래. 따라 나섰다.

도로 점거 나름 재미있군.

중앙일보 앞에서 불꺼라~!! 불꺼라~!! 하더니 호암아트홀 바루 좌측 골목으로 사라진다.

쁘락치란다. 시청앞 인구 해산 특위 ..  지미럴.. 정부가 고작 생각한다는게

시위대 해산방법이나 연구하구..이건 삼국지나 십팔사략에도 없는

조까튼 전술이라 생각했다. 조.중.동이 타겟인가.

 

11시 pm

미국쇠고기 재협상이나. 어쨌든 경제의존국 미국에다가 칼날을 든 우리 시위대 중에

난 '할리'를 타고 '할리옷'을 입고 Harley-davidson 모자를 쓰고 있다.

안국동. 전경차 일명 닭장차가 그 언덕(한국일보 없어졌던데.. 어디로 갔지?)에

지대로 막고 있다. 얼기설기 틈도 없이 세우고.. 1종 대형 아저씨들 수고들 하셨군

시위대가 넘어뜨리는 것 까지 고려하여 세 대는 가로로 촘촘히

두 대는 좌우 차량 뒤에 세로로 잘 막았두만.

닭장차를 넘는다. 시위대가 되려 나보구 내려오란다. 비폭력 시위를 하자는 건데..

새벽에 뚜드려 맞고 기절하고 폭력진압을 당할 줄 알았다면.. 첨부터 우린

연장을 챙겼어야 했다.

갑자기 전의경 병력이 뒤로 빠진다. 이제 시위대 모두가 차를 넘어 동십자각 경복궁 앞으로

전진한다. 광화문 쪽에서 시민 시위대가 그 어려운 제지를 뚫었다나..

이제 경찰은 죽었다. 청와대~!! 청와대~!!

 

6/1 00:30 am 동십자각.

과거 프랑스문화원에 기집질 하며 애니메이션보러 왔을때나

삼청동수제비, 북악스케이웨이, 북악팔각정 등 순 날라리 질 할 때만 왔던 곳을

민족과 국민, 정치와 권력에 대항하는 편에 서서 우리 앞 전경들과 대치한다.

소화기. 어쩌다 내 동생같은 시위대들과 내 조카 같은 전경들 그 접전. 끝선에 서서

소화기를 맞는다. 최루가스인줄 알고 89년 때의 상흔이 살짝 떠오를 정도로 약 1~2분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손수건으로 막아도 이 역겨운 냄새와 눈 아픔은.

나중에 소화기에 무언가를 탔었단 주장도 실제 맞아본 나로서는 동감이다.

 

01:30 am 물대포

살수차는 불을 끄는 거다. 시위대의 청와대 행은 정부 입장에선

불인가 보다. 불끄는 차가, 시위진압용 이라니.. 닭장차 뒤로 살수차가 준비되고

우리 시위대는 저녁무렵의 10만이 아닌 고작 1만명?

하긴.. 내 지인들도 밧데리가 나갔어. 나 집에 왔어. 문자가 온다.

나는 뭐 하고 있는가...

 

그 물나오는 꼭지가,

정부가 휘두르는 좇. 처럼 보였다. 어디다 싸줄까? 배설의 욕구를 가진 거만한 좇.

직격으로 맞은 여고생도 실명했다고 하고..

카메라와 비디오를 든 청년도 저멀리 나가떨어질 위력의 좇.. 앞에서,

그 옆에서 우린 오늘 지고 말꺼다. 아. 밀리는 구나. 여기까지구나 를

깨달았다. 집에는 가족과 아이들과 일요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02:30 am

동십자각 삼청동 방향으로 50m를 두고 대치 중이다.

'문화제'를 표방한 힘없는 시민들과 살수차, 소화기, 연행, 방패의 날로 개무장한

진압세력과 대치 중이다. 난 불을 피운다.

몸을 말리려 달려오는 측은한 또는 감동적인 젊은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앉는다.

이때, 마저 그 닭장차를 밀어 붙였으면 청와대 정문까지는 입성했을거란 생각도 했었다.

 

04:00 am

이제 병력이 역전되는 것 처럼 보인다. 아니 역전되었다.

미디어라고 보도 라고 하는 것이나 올라가는 닭장차 위에서 우리쪽과

저쪽을 비교해 보는데.. 우린 줄어 들고

그 쪽은 계속 늘어난다. 중부이북 경기, 모든 전의경들이

장비도 없이 그저 야광반도만 메고도 모이는데 반해서..

우린 너무 춥다. 이런 효과 구나.. 새벽이 짙어가며 우린 쪼글어 들고

그들은 부풀어 오른다. 약이 오른 정부의 드러운 성질머리 처럼.. 바짝바짝 약발이 서는

것으로도 보인다. 지금 정부는 그 턱밑까지

민심의 심판의 칼이 겨누어진걸 직감했다고 느꼈다.

386, 518 세대의 형들이 우의와 빵, 음료수와 물이 공수되어 진다.

눈물이 난다. 이랬었구나.. 시민의 힘은 이런 거구나.

 

여기까지나 왔어? 역사적이군.. 형들은 이런 말을 했다. 그 말 속에 내포된

우리 스스로를 그 자리에 묶어 놓게만든 자만과

과거 백골단이 등장하던 폭압적 진압이 스쳐 떠오르며. 더욱 암울해 진다. 

 

05:00 am

분위기가 이상하다.

조계사 앞에서 부터 또 다른 진압세력이 깔리고

수많은 무전기, 통신이 날라 다니며(씨바 세금으로 경찰들 무선이나 지원했다니..조또)

우리를 감싸고 포위하는 냄새가 난다.

O대문 소방차 물 싣고 온다. 시위대가 저지 한다.

물을 튼다. 버린거다. 시민들 박수 친다. 멋지다. 소방대원도

경찰도 생각은 같은 꺼다. 처지가 달라 저기 서 있는 거지..

 

 

05:30. am

닭장차 중에서 확성기가 달린 차. 그 안에 여성의 목소리.. 저 여자도

국민일 테고.. 쇠고기 먹기 싫을 꺼구. 우리 동생이나 선후배.. 적어도 인간 아닌가. 하며

들어 본다.. '여러분은 불법 시위 중입니다. 집으로 귀가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대화하기 원합니다. 폭력은 안됩니다.' 라는데.. 도무지.. 누가 폭력이란 말인지..

살수차와 소화기는 우릴 여러명 병원으로 실어 날랐는데..

우리가 던진건 물병밖에..

해가 뜨자.. 누구 말데로 '교회'에 가야 하는 쥐새끼의 진로를 열라고 지시가 있었나?

아님 병력의 편차를 확실히 알았나? 

어제 데어버린 국민의 뜨거운 심장을 차갑게 식혀줄 약이 오를대로 올랐나?

 

06:00 am

밀어 부친다.

너무도 많은 인해전술로 까만 하이바가 밀어 부친다.

방패로 찍고 발로 밟고 난리다. 우린 그저 쫓길 뿐.

 

그러게.. 문화제로 연좌 농성이 아니라.. 병력 차이 날 때 뚫어 버리지.. 이게 뭐냐..

 

난 돌아선다. 이상하게도 전경은 날 밟지 않고 날 대로 중앙에 버려두고 내 앞으로

내 편이라 믿는 시위대를 때려 잡으러 달린다.

 

그 광경은 흡사 영화 '스타쉽트루퍼스'의 수만 수십만 외계인이 언덕을 넘어 가는 씬과 같다.

그 디렉터도 한국전쟁 용사라 했던가. 모티브는 중국 참전 '인해 전술'에서 왔다고 했던가..

 

그 거다. 우린 힘없이 와 해 된 다. 

 

한동안 눈물이 난다.

 

그렇게 길 위에 서서 눈물을 훔치다 아홉시가 되어서 되돌아 온 시청에서

할리에 시동을 건다. 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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