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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보고싶어서

김명수 |2003.11.21 08:34
조회 158 |추천 0

새들이 보고싶어서


아주 작은 망원경을 하나 구입했다.

시골서는 전문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간혹 보이긴 해도 내가 필요한 크기가 아니라

부산에 온 김에 얼씨구 하고 구입했다.

크기가 보편적인 휴대폰 크기보다 약간 더 넓다.

아주 마음에 든다. 이것으로 내게는 망원경이 세 개다.

큰 것 하나와 중간 크기, 그리고 오늘 구입한 소형이 아주 가지고 싶었다.

망원경이 왜 세 개나 필요 한가 하고 궁금해 하지만 내게는 모두가 필요하다.


우리집에는 작은 텃새들이 많이 날라 온다.

그 새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내 즐거움중의 하나다.

그런데 대형은 그 작은 새들을 관찰하기엔 좀 거추장스럽고 초점을 맞추는 속도가

늦어서 잠시 사이에 새들을 놓치기 일쑤이고 중간 크기는 얼마 전에 분해를 했다가

조립과정에서 초점을 도저히 맞추지를 못해서 쓰지 못하고 있다.


작은 새들이 항상 집안 뜰에서 모이를 찾고 있는데 새들마다 모이를 찾는 습성들이 다르다. 

나뭇가지에서 땅은 얼씬도 안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땅만 뒤지는 놈들도 있다.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늘 알고 있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다른 습성을 발견하고 그렇구나 하고 감탄을 한다.

그리고 도감으로만 보다가 육안으로 보지 못했던 색깔의 섬세함에 또 다른 즐거운 색채의 맛을 보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망원경이 필요한 이유다.


관찰이란 훈련의 결과이다.

알고 있는 사실의 진실성이 얼마나 다른가하는 점을 발견 했을 때는 잔잔한 흥분이 가슴에 요동치기도 한다.

망원경으로 보고 있으면 새소리도 크게 들린다.

환청이 아니라 대상물의 근접한 모습을 직시하며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새들의 재잘거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리고 새들마다 다른 목소리로 재잘거린다.


큰 망원경은 동구 밖이나 상수리나무에 둥지 튼 까치를 관찰하기도 하고

예쁜 꿩 가족을 만나면 횡재한 기분으로 시야에서 살아질 때 까지

망원경에서 눈을 좀체 때지를 못한다.

간혹 산자락을 훑으며 산새를 찾아보기도 할 때 쓰이지만

아무래도 집안 뜰을 관찰하는 데는 불편하기만 했기에

언제부터 소형 망원경을 하나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근사한 것을 구했다.

날씨 포근하여 한 줌 햇살  단풍이파리 눈부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예 눈에 올리면 초점 조절 없이 바로 뜰 구석구석까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조정하여

새들의 조잘거림에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련다.

 

                                                    푸 른 바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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