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덟 시경 목동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펜을 보고 있던
빨간 가방을 매고 (친구랑 같은 가방을 매고 있었는데 친구분은 파란색이었어요)
검은색 컨버스를 신으신 진명여고분을 찾고 싶습니다
저는 노란색 저지랑 블랙진, 민트색 노스페이스 가방을 들고 있었구요..
아아ㅠㅠ
사실 당신이 먼저 내 주위를 맴돌았을 때, 당신이 내 옆에서 펜을
고를 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에도 심장을 뱉는 줄 알았어요
사실 심장 소리가 들릴까 봐, 숨소리 가빠지는 걸 당신이 느낄까 봐 입까지 막았었어요
용기가 없었어요 굉장히 소심한 사람이거든요 난
이런 일은 처음이었구요 정말 짧은 시간이었는데, 말 그대로
'찰나'나 다름없는 시간이었는데 정말 당신이 좋았어요
어쩌면 종소리를 들었었는지도 모르겠군요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거군요
내 착각이었을 거라고, 인연이 아니고 우연이라고
당신이 본 건 그저 펜이었다고, 그저 펜이었다고
두 번 세 번 다섯 번 열 번 수백 번 나 자신을 위로했지만 맙소사 맙소사
잊을 수가 없군요 잊혀지지가 않아요
어쩌면 정말 내 착각이었고, 오히려 지나간 당신을 찾아 계속
두리번거리며 그 주위를 맴돌던 나를 당신은 이상하게, 혹은
귀찮거나 무섭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에요
당신이 먼저 떠나버리고, 그 뒤를 바로 쫓아가는 건 조금 이상할 것
같아 조금 미적대다가 교보를 나왔어요
집에 오는 길 내내, 이 신호를 건너면 당신이 있을 거야
저 멀리 당신이 보일 거야 저 모퉁이를 돌면 있겠지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거 알아요 비오는 건 신경쓰이지도 않았고
지금 이 글은 앞뒤도 없고 문장부호도 없네요
집에 오는 길 내내, 30여 분을 비 맞으며 걸어오는 동안
계속, 계속 돌려가며 들은 노래가 있어요
No sleeping at night
But I`m going from bar to bar
Why can`t we just rewind
Why can`t we just rewind
Why can`t we just rewind
Why can't we just rewind
왜 난 그것밖에 안 됐죠 왜 난 그렇게 바보 같았죠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니 정말 말도 안되는 우연으로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사실 이건 집에 오는 길에서도 수도 없이 한 생각이지만-그때는 용기 내어 말할게요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요?"
그리고 정말 묻고 싶은 게 있었다고
그때 정말 나에게 다가왔던 게 맞느냐고
정말 말도 안되는 우연으로 다시 만나지길 빌어요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