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일을 얘기해 드리죠..
지난 일요일 양주에 과실주를 섞어 마시고 아내와 집에 돌아 왔습니다. 당연 술 얼큰하게 취해서 졸렸겠죠. 총각때의 귀차니즘에도 불구하고 양치질하고 샤워하구 스킨바르고 향수까지 뿌리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적당한 음주후에 자는 잠이란 역시 꿀맛 같더라구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자 아내가 저한테 화를 내더라구요. 밤새 옆에서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 자기도 힘들었고, 이불도 다 뺏어가서 추워서 떨었다는 둥.. 불평을 합니다. 게다가 잠자고 있는 제 코를 아내가 손가락으로 비트는 데 제가 퍽하고 자신을 때렸답니다. 속으로 아찔했습니다.
전 잠잘때 무의식상태로 접어들면 저를 깨우는 사람들에게 앙마가 되어 버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때는 일어나 보니 오전 12시더라구요. 학교가야 되는 데 왜 안 깨웠냐고 어머니께 모라구 하자 어머니께서 "오늘 개교기념일이라고 했자나. 그래서 안 깨웠지." 라던 기억이 납니다. 아내한테 밥 먹으면서 무지 미안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잠잘땐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과거의 얘기들을 해 줍니다. 그래도 아낸 저를 갈굽니다. --; "담부터 술많이 마신 날은 거실가서 자!"
출근후 돌아왔더니 아내가 그날은 좀 피곤한가 봅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게다가 맞기까지 했으니... 일찍 자리에 들었습니다. 근데 아내가 저보다 일찍 자더군요. 좀 지나자 아내의 코고는 소리에 깨어났습니다. 쌔근쌔근 귀엽게 코고는 모습이 애기처럼 귀엽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식탁에 앉아 아내한테 너도 코골더라 그랬더니 정색을 하더군요. 자신은 코 안 곤다 전 골았다 티격태격하다가 제 어학학습기를 꺼내며 너 코고는 소리 녹음해 놨는 데 들어 볼래 그랬더니 "듣기 싫어. 남자가 치사하게" 그제서야 조용해 졌습니다. 그러면서 "치사하게 남자가 말야.." 사실 저 녹음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속는 아내의 모습 정말 귀엽습니다.
어제의 일입니다. 어제도 아내는 피곤합니다. 아내가 일찍 돌아와서 밥 해 놓고 기다리는 말에 그럼 많이 먹을테니까 밥 많이 해 놓으라고 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돌아가 보니 김치볶음밥을 산더미처럼 해 놓고 기다렸습니다. 아직은 아내도 초보라 제가 어느 정도까지 먹는 지 모릅니다. 총각 때 전 집에서 밥을 안 먹기 땜에 나가면 무조건 많이 먹었습니다. 아내가 해 준 밥 남길 순 없다라는 사명감에 열심히 먹어 보지만 결국 후라이팬에 밥 남기고 말았습니다. 같이 설거지하고 아내는 피곤하다고 10분만 자고 일어나서 일한다고 침대에서 잤습니다.
10분 후 침실에 들어 가니 아내는 너무나도 맛있게 자더군요. 깨우기 미안해서 30분을 더 기다려 봅니다. 가서는 아내를 깨우는 데 "5분만 더 5분만 더" 거의 애원을 하며 빕니다. 하지만 실갱이 끝에 인정사정없이 이불로 아내를 둘둘 말아서 침대 밑으로 끌어 내려 거실까지 간신히 데리고 가서 앉혀 놉니다. 일단 냉수 한 잔 주고 아내 깨우기 1회전을 끝냈습니다. 그런데 커피 끓여준다고 주방에서 커피포트에 물 올려 놓고 거실로 돌아 오니 있어야 할 아내가 없어졌습니다. 화장실에 있나 하고 노크를 해 봐도 없길래 안방문을 여는 데 어라 문이 안 열립니다.
아내는 빈틈을 노려 그 사이에 안방 문을 걸어 놓고 자려던 것입니다. 결국 거실에서 안방 열쇠를 찾아 안방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누운 그녀를 깨웁니다. 피곤해 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스럽지만 내가 대신 아내의 일을 해 줄 수 없어 깨우구 맙니다. 5분만 더를 외치는 그녀 앞에 전 어쩔 수 없이 악마가 되어 강제로 커피를 마시고 깨웠습니다. 제 아내는 처녀때부터 잠을 많이 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피부도 좋습니다(?). 어떤 날인가는 전화를 하도 안 받길래 50통이나 전화했는 데 전날 12시에 자서 다음날 밤 10시에 일어났더군요. 걱정한 줄도 모르고 태평스럽게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아내. 아내를 깨울 땐 투정대는 모습이 꼭 등교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깨우는 것 같습니다.
주말엔 모처럼 늦잠을 자려고 해요. ^^ 미인은 잠꾸러기라던 CF 카피가 생각나서 끄적여 봤습니다. 잠자는 아내를 어떻게 깨워야 잘 깨워질까요? 남자들은 쉬운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