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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지하철에서 나에게 다가오던 강호동같은아저씨

모질이 |2008.06.08 17:33
조회 849 |추천 0

 

2007.06.05.화

 

일단 오늘하루는 참 무미건조했다.

강의듣고 밥먹고 강의듣고

공부하다가

집에 가는 길이었다.

 

# 혼자오는 지하철안

 

'아 추워... 에어컨좀 제발 ...  꺼주세요...'

 

 

이렇게 속으로 외치면서

잠을 잤다.

 

근데

도저히

도저히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느새

내 코에선 이름모를 물이 흐르려고 하고있었다.

 

'젠장 여름에 감기라 ..'

라 하면서

기침을 몇번 하는데..

나도 모르는사이에

좁아진 내 자리.

 

그 이유인즉슨 덩치가 강호동 같으신분이 옆에 앉으셔서

내 자리는..........

 

무튼 혼자 꿍시렁 거리면서 왠지 이렇게 추운데 더 자면

한.여.름.에 지하철에서 얼어죽을거같아서 안자고

공부를 하기로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부를 하자 !

하면서

단어장을 펼칠까 아님 전공책을 꺼낼까 하다가

전공책을 꺼내서 과제를 열심히 풀었다.

 

근데 옆에서 느껴져오는

강호동아저씨의 부담스러운 눈길

 

내 책을 뚫어져라

정말이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셨다.

 

아...

'일본어 공부하니까

뭔가 신기해 보여서 보는구나'

 

이러면서 문제를 계속풀었다.

 

강호동 아저씨는 여전히 쳐다보시고 계시고..

내가 힐끗 쳐다본 강호동 아저씨의 눈빛은

우와 이런 글자도 있어 ? 라는 의아한 표정이었다.

 

점점더 뿌듯함은 극도에 달했다.

 

그렇게

열심히 풀다가...

 

읭?

헷갈리는문제발견 .

 

그래서

별표를 딱 해주고 다음문제로 고고.

 

근데..

근데..

 

그 강호동 아저씨가 나를 툭툭 치시더니

 

 

"저기요 "

"네 ? "

 

"제가요, 일본어를 쫌 할 줄 아는데요 , 아까 그 12번이요 답 a에요"

"아 그래요 ? 아아아  ... "

 

 

 

 

 

수줍었다..

 

강호동 아저씨의 눈빛은

우와 이런 글자도 있어 ? 라는 의아한 표정이아니라

이것도 모르니 ? 라는 표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말을 끊고 그냥 나혼자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그건요, ほしい이기 때문에 앞에는 が가 붙어요. ほしい 나  すき가 올때는 앞에 が가 붙어요"

"아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말을 정말 정말 끊고싶었다.

무서웠다 솔직히...

 

무튼 그렇게 다시 이어폰을 끼고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13번은 왕상이 차가 없는거니까 답은 a가 되겠지요 ? "

"14번은 나는 다나카선생님에게 일본어를 배운다 이니까 답은 C가 되겠네요"

 

 

 

..

.

.

.

.

 

 

 

 

" 11번 쉽네요, 답은 d겠네요 "

 

 

 

어느덧 옆에장까지 넘어왔다..

 

 

..............................................

 

 

 

결국

약 두쪽을

옆에 강호동 아저씨랑 같이풀었다..

 

그게 아마 ...

성균관대역에서부터였을거다..

 

 

그렇게 풀다가

한 석수역에서쯤에

두번째장을 다 풀어서

다음장으로 안넘기고 책을 획 ! 덮었다.

그리고는 이어폰을 끼고

먼산바라보기.

 

 

 

말시킬까봐 무서웠다.

 

 

 

근데

근데

 

내가 내릴

가산디지털단지역이 다가오는데도

안내리시는거다..

 

'에이 설마 ... '

 

 

 

 

 

 

역시

설마는 사람잡는 능력이 뛰어나다.

 

결국 같이내렸다.

 

 

강호동 아저씨가

"어디로 가세요 ? "

 

"아 예, 저 광명방향으로 가요"

 

 

여기서 잠깐.

*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내리면

서울쪽으로 가는 방향과 광명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나뉜다.

참고로 광명쪽으로 가는 방향에는 지하철역이 4개 .. 단 4개뿐이다.

나머지 20개이상은 서울방향이다.

 

 

속으로

' 설마 4개역밖에 없는데 그쪽으로 가겠어 ? '

 

 

 

 

 

 

 

 

강호동아저씨曰

"아 저 광명시살아요 . 신기하네요 !! "

 

 

 

 

 

 

 

 

 

 

걸렸다....

 

 

 

 

"아하하 그렇네요 하하하하 "

 

 

 

 

 

그리고는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아주 열심히 내려갔다 . 안멈추고..

그렇게 내려가는데 뒤에서 .............

강호동분이.....................

쿵쿵거리면서... 같이내려오는거다.......

 

 

으으으으으악

 

 

 

 

무튼

결국 또 말을 거시는 강호동아저씨

 

 

"일본어 잘하려면요

드라마 에니메이션 같은 많이보시고

자막도 없이 보시고 @(&$#(*$&(*&!(*&$@ .........."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내 머릿속의 단어들은

저거뿐이었다..

 

 

근데 딱 내려갔는데

지하철문이 닫히려는 거다

 

 

난 정말이지

필사적으로

저걸 타지않으면

계속 얘기를 해야할것같고

왠지 번호를 물어볼것만같고

난 가르쳐주기도 싫고 얘기하는것도 무섭고해서

그 닫히는 지하철을 향해

내 핸드폰을 휘릭 ! 꼈다.

 

 

그럼 열어주시겠지..

지하철은 날 구원해 주시겠지

설마 안열어주시겠어 ?

 

 

결국

내 피글렛만

지하철 고무에 끼여

즉사했다.

 

 

 

도저히

다음지하철이 올때까지 같이 얘기할 자신이 없어서

소정이한테 구원요청

 

전화를 하면서 슬금슬금 뒤로 와서

거리를 넓히고 소정이에게 구원요청 ..

 

 

전화를 그리 하다보니

지하철이왔다.

 

 

그래서

그 슈렉강호동아저씨는 5-4앞에있어서

나는 핸드폰을 잡고 자연스레 6-2로 왔다 .

 

 

근데..........

또 따라오는 슈렉강호동거머리아저씨......

 

 

아.....

 

그때부터 온갖 생각이 머리를 휘감았다.

일단 소정이와 전화를 끊고

여기서 벗어나야 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있었다

 

 

'소정이 말대로 일본인인척해 ? 아냐아냐 강호동슈렉아저씨가 더 일본어 잘해잘해 이건 패스'

'그럼.. 지하철 1-1 쪽으로 미친듯이 달려 ? 아니야 .. 분명 또 쫓아올꺼야 이것도 패스 '

'그럼 미친척을 할까 ? 지금 아이라인도 번져서 팬더됐겠다 ...  좋아 이거다 '

 

 

 

하고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내리세요 ?"

 

 

라고 물어보는 슈렉거머리강호동씨..

 

그래서

왠지 이번에 먼저 대답하면 안될거같아서

 

"아아 그쪽은요 ? "

 

그랬더니

 

진짜

정말

혼또니

무섭게

씨익 웃으면서

"저 광명이요^^^^^^^^^*** "

 

 

 

 

 

그렇게 웃으면 나보고 어쩌라구... 응 ?

지하철에서 ?  응 ? 응 ?

 

무튼

그때 난 빠르게

"아 전 철산이에요 !!!!!!!!!!!!!!!!!!!!!!!!!!!!!!!!!!!!!!!!!!!! "

 

 

 

진짜 너무기뻤다.

뭔가 해방한것같은느낌..?

 

 

그리고는

 

"이번역은 철산 , 철산역입니다 내리실문은 오른쪽입니다"

 

 

 

 

라고 나오고

문이 열리지마자

뒤도안돌아보고

튕겨져 나와서

또 미친듯이 달렸다.

 

그래도 뒤를 살짝 봐줬다

혹시 따라오진 않을까

 

미친듯이 달려서

집에 도착..................

 

 

아..

 

죽다살아났다.......

아마 내가 광명역에서 내렸으면..

어쩌면........

소래포구에 새우잡으로 잡혀갔을지도.....

 

으으으으

생각하기도 싫다

무섭다..

 

내가 오늘 느낀건 두가지

 

첫째.

지하철에서 공부한다고 오바하지말자.

 

둘째.

설마는 사람잡는 능력이 뛰어나다.

세번이나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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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딱 1년이 지났네요.

그때부터 계속 "네이트에 올려야지 올려야지" 했는데 여태 못 올렸었어요.

다이어리를 뒤지다가 발견해서 이렇게 씁니다.

그때는 정말 무서웠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으니 재밌네요 ㅋㅋ

제 핸드폰에 있었던 피글렛...사진보여드릴게요.

1년전 지하철에 끼여 즉사한 저의 피글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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