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내음이 지니고 있는 아주 좋지 않은 징크스중 하나가 새옷 징크스다.
70년 중학교에 처음 입학하던 날 당시 무명옷으로된 검정 교복... 막 입학식을 끝내고 교실로 들어가는 길에 하필이면 좁디 좁은 웅덩이 앞에서 넘어질 게 뭐람...![]()
그 검정 무명옷은 물이 잘 빠지길래 다음날 부터 희끄무리하게 색이 바랜 옷을 입고 다녔다. 마치 이학년 선배가 된 것처럼...![]()
그해 여름 하복을 처음 입던 날...
미술실에서 선배들이 판화를 한다기에 기웃거리다가... 선배가 휘두른 로울러에서 그 지워지지 않는 검정 잉크가 옷에 묻어 버렸다.![]()
결국 몇년을 그 검정색칠된 옷을 입고 다녔다는...
그 후로도 엄청나게 많은 횟수를 그 징크스 때문에 괴로워해야 했다.
오늘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새로 산 무스탕을 입고 갔다.
물론 엊그제 아들내미에게 사준 옷의 1/3가격밖에 안되는 싸구려지만...
까만 바지에 까무스름한 무스탕을 입고 출근을 했다.
요즘 아이들 도자기에 유약을 바르는 작업을 하기에...
담금시유를 하려고 초벌구이한 도자기를 직접 유약에 담가 주었다.
그런데....
한놈의 도자기를 유약통에 담갔다가 들어 올리는데... 이런 구멍이 난 도자기였다.![]()
그 구멍으로 속을 묻히려 그릇 안에 담았던 유약이 주루루 내 몸으로 달려 오는 것이였다.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결국 내 검은 계통의 옷들은 온통 유약을 뒤집어 쓰고...![]()
닦아내면 더 않좋다는 것을 익히 경험으로 잘 알기에...
그대로 말리는데 검은 옷에 하얀 흙자국들 엄청나더군...
아직 덜마른 상태로 교무실로 가는데 그 모습이 가관인지 여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직원들마다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더군...![]()
변명도 쑥스러워
게 웃어 주었다.
누가 보면 완전히 페인트공으로 봤겠지...
완전히 마른 옷을 일일이 비벼서 허옇게 만들어 놓은 후에 손가락으로 튕겨서 일일이 털어 내었다.
그래도 검은 내 온동화는 여전히 하얀 얼룩이더군...
퇴근 무렵에 제자가 찾아 왔기에 그 몰골을 하고 온 동네를 휘젖고 다녔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기특하게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다고 나한테 한턱 쏘겠단다.![]()
그 꼴에 얼큰하게 한잔을 마신 관계로 남들이 쳐다 보는 걸 '내가 그렇게 잘생겼나?'하고 생각했다는...![]()
신발에 묻은 얼룩... 언제 털어 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