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 누구나 중절수술을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수의 임신부,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가 중절을 감행한다. 우리 나라에 한해 중절수술의 건수는 150만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그게 만일 사실이라면 그 중에 합법적인 중절은 얼마나 될까?
만일 불법중절을 한다면 그 중절수술행위가 불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많은 이들이 중절과 낙태죄를 달리 인식하는듯 하다. 많은 이들이 중절을 이야기 하면서 죄의식을 못느끼고 있으며, 또 공개적으로 자신의 중절사실을 알리기 때문이다.
본 논의에서는 현행법이 중절수술을 허용하는 한계를 검토하고 나아가 불법의 중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건강하고 효율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피임방법 제시해 본다.
*** 용어의 정의 ***
법에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법령이 정하는 사실이나 행위의 범위를 밝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한 용어를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 인공임신중절
자연분만에 앞서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하거나 모체 내에서 태아를 살해하는 것
2. 태아
모체 안에서 수태되면서 사람이 되기까지의 생명체로서 정자와 난자가 만난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한 때의 이후의 것을 말한다
3. 낙태죄
형법이 금지하는 중절행위를 하였을시 성립하는 죄
4. 출산
태아가 사람이 되는 시기. 산모가 분만에 앞서 진통을 느끼는 시기에 태아는 비로소 법률상 사람이 되며 이 시기 이후로 태아를 제거하면 살인죄가 적용된다.
*** 중절과 관계하는 법령 ***
형법 제269조(낙태)
(1)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3)전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치상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치사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70조(의사 동의 낙태, 부동의 낙태)
(1)의사, 한의사, 조산원,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3)전 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치상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치사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4)전 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모자보건법 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1) 의사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경우에 한하여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
1.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2)제1항의 경우에 배우자의 사망, 실종, 행방불명,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만으로 그 수술을 행할 수 있다.
(3)제1항의 경우에 본인 또는 배우자가 심신장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로,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없는 때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로 각각 그 동의를 갈음할 수 있다
모자보건법 시행령 제15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1)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수술은 임신한 날로부터 28주일 이내에 있는 자 에 한하여 할 수 있다.
(2)법 제14조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우생학적 또 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유전성 정신분열증
2. 유전성 조울증
3. 유전성 간질증
4. 유전성 정신박약
5. 유전성 운동신경원 질환
6. 혈우병
7. 현저한 범죄경향이 있는 유전성 정신장애
8. 기타 유전성 질환으로서 그 질환이 태아에 미치는 위험한 질환
(3)법 제1조의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은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풍진, 수두,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 및 전염예방법 제2조 제1항의 전염병을 말한다
*** 중절과 낙태죄 ***
위 법령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정된 범위의 중절이외의 것은 모두 형법상 낙태죄에 해당하고, 낙태죄는 그 개념상 살인죄에 준하는 것이며 처벌또한 무겁다
또, 낙태는 보통 상대남과 의논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낙태를 권하거나 동의 또는 묵인(묵시적 인정) 한 상대남은 낙태죄의 공범으로서 여자와 함께 처벌받는다. 낙태시술을 한 의사도 마찬가지다.
개인산부인과의 주 수입원이 중절수술이라는 말도 있다보니 불법인줄 알면서 낙태시술을 저지르는 것은 나름대로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사회의 식자층의 위치에서 중절수술이 아니면 운영이 안된다고 하며 은근히 낙태를 부추기고 하는통에 낙태부녀들은 더욱 죄의식이 없어진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사회적 해악이 막심하다고 할 수 있다
만일 검찰이 팔을 걷어붙이고 모조리 다 잡아들인다면 어떻게 될까?
낙태의 건수가 한해 약150만이라고 했으니 그 상대남과 의사, 간호사등 모두 합치면 수백만명이 순식간에 전과자로 몰리고 말 것이다
검거도 매우 쉬울 것이다. 특히 인터넷으로 버젓이 자신의 낙태를 공고하고 다니니 말이다
낙태죄가 효용성이 떨어졌다는, 그래서 일부는 '사장된 법'이라고 까지 하는 것에 문제도 있지만 낙태가 불법이기 이전에 비도덕, 반윤리임을 인식하지 못하여 낙태를 쉽게만 생각하는 우리 나라 성교육의 현실이 안타까운 일이다
*** 낙태의 예방 ***
낙태의 예방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만일 아직까지 우리의 관념에 남아있는 남아선호사상을 바꾸는 일을 제외한다면, 가장 중요한 일은 원치않는 임신을 피하는 것이다
94년 갤럽 조사에 의하면 낙태한 자의 58.8%가 피임에 실패해서 즉 `원하지 않는 임신'때문이었다. 실제 태아에 문제가 생겨 낙태한 경우는 2.7%에 불과하다.
원치않는 임신을 피하는 방법 즉 피임에는 또 여러가지 있다. 콘돔, 살정제, 경구피임약(사전,사후), 신체에 기구를 삽입하는 피임법(루프,미레나, 임플라논등) , 월경주기법 등이 있다.
그런데 믿을수 없는 사실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체외사정을 하나의 피임법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커플들이 예상치못한 성관계에서 미처 피임도구나 기타의 피임방법을 사용하지 못한체 다만 체외사정만으로 피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체외사정이 피임방법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연구보고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배란일 전후에 체외사정시 임신하게 되는 확률" 에서는 체외사정시 임신가능성의 난무하고 있는 수치들에 대한 평균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피임을 하여야 할 성관계시 참고할 수 있도록 지표를 준다)
그것을 제외한다면, 각각의 장단점과 성공가능성은 모두 틀리므로 어느것이 더 유용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월경주기법을 이용한 피임을 적극 추천한다. "월경주기를 이용한 효과적 피임법" 참조)
마지막으로..
낙태가 아무 죄책감 없이 위법성 인식도 없이 많은 이들에게 자행되어 지고 있는 현 사회실태는 낙태 당사자의 이기심이나 합리적인 법률의 부재로만 책임을 전가해 가지고는 아무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우선 우리 나라의 성교육의 부실함을 꼽아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성이란 수치스러운 것이고, 어른이 되면 자연히 알아가는 것이며, 성교육은 다른 교육의 뒷전에 두어야 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낙태에 대한 부지와 부도덕을 보편화 시키는 것이다
다음으로 합리적인 피임방법을 교육하고 보급하는 경로가 없다. 산부인과에서는 저마다 자신의 돈벌이가 되는 시술만을 소개하고 권하며 가장 자연스럽고도 건강한 피임방법인 월경주기법에 관한 연구를 등한시 하고 있다. 단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예측가능한 방법의 보완을 원천적으로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낙태가 불법이라면, 그리고 처벌받아야 하는 죄악이라면 그것에 대한 교육과 합리적인 대처방안을 법과 함께, 아니 법 이전에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