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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받고 싶다고 엉엉 울었어요

비취휘석 |2008.07.08 23:26
조회 292 |추천 0

안녕하세요, 이런 글을 톡에 올리려니 좀 부끄부끄하네요

 

먼저 저는 21살 2학년 여대생이구요,

남자친구는 3살 많은데, 동기, 같은 과, 그러니까 저희는 과 CC여요~~

 

작년 5월부터 급 친해진 저희는 6월달에 오빠의 고백으로 사귀게 되었는데요,

오빠가 부드럽고 자상하고, 매너 좋고 그런 사람이에요~

사실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매너 좋고 그런 어른 같은 면에 좀 끌렸죠 ㅋㅋ

 

저희 위기의 순간이 정말정말 수십번 있었답니다 (아니 어쩜 수백번?*ㅅ*;)

작은 위기들을 그럭저럭 넘기고, 300일 넘어서...

권태기 비슷한 게 왔어요. 오빠는 잘 모르겠는데 저는요...

이 때 놀러도 자주 못 다니고 학교 근처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헤어지고...

수업 마치고 또 밥 먹고 커피 '테이크아웃' 해갖고 헤어지고.......ㅋㅋㅋㅋ

(앉아서 마시면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에요, 테이크아웃- -;)

그러면서 저는 너무 지루하기도 하고... 나이도 어린데 새로운 사람 만나고 싶기도 하고...

정말 못된 마음 많이 들더라구요ㅜ

 

오빠가 정말 정말 정말 이벤트라고는 모르는 남자거든요!!

이제까지 사귀면서 꽃 받아본 게 300일 넘어서 제가 동아리 정기공연할 때......

남들도 다 주는 그 때...............................

사실 전 그런 깜짝 이벤트, 큰 거 아니더라두 그냥 수업시간에 쪽지 전해주고

절 기다리다가 길가에 핀 꽃 꺾어서 "너 생각나서..." 이러면서 주고

사실 꽃이라는 게 참 여자들의 로망 아닙니까?ㅠ.ㅠ

거기다 전 진짜 갓 졸업해서 어른들의 연애,

막 대학 새내기의(이제 새내기는 아니지만) 풋풋한 그런 연애~~

이런 걸 꿈꾸고 있었는데요!ㅋㅋ

 

겨울방학 때 그런 이야기를 좀 하긴 했었어요...

나 그냥 아무 날 아닌 때 꽃 한 번 받아보고 싶다 ㅜㅜ

사귀면서 오빠한테 꽃 한 번 못 받아봤다 ㅜㅜ 이렇게 지나가면서요;

전 좀 그러거든요, 편지 같은 것도 가끔 그냥 막 써서 주고,

길 가다 나무열매 예쁘면 꺾어서 막 교양 수업 끝날 때 찾아가서 주고

바닷가 가면 조개껍질 주워다가 거기다 편지 써서 주고... 그런 거;

좀 쓰잘데기없지만 ㅜㅜ 그런 거 좋아하고, 또 약간 생활화(?) 되어 있는데

오빠는 그런 생각 자체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여자친구 처음 사귀는 것도 아닌데, 꽤 오래 사귄 사람들도 있는데,

이벤트를 단 한 번도 안 해봤다네요;

 

암튼 그렇게 몇 번 이야기를 했음에도 오빠는 그 때만 듣고 변화가 없더라구요

사실 일년쯤 됐을 때 헤어졌다 다시 사귀고 다시 헤어지자 말하고 그랬었는데요......

그런 점이 너무 서운하고, 그랬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ㅜㅜ

권태기 같은 게 와서.... 꽃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안 주는 게 밉기도 하고;

 

그러다가 지금은 그냥 이벤트 그런 거에 마음 비우고 다시 마음 다잡고

사랑하는 마음 되찾고 어찌어찌 잘 사귀고 있는데요*ㅅ*;

사람 마음이 또 마음 비우더라도ㅜㅜ 남들 사귀는 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비교도 하게 되고

나쁘지만; 그렇게 되잖아요;

근데 정말 제 주변에 갓 사귀기 시작한 커플들이 엄청 이벤트 같은 거 많이 해서- -;;

솔직히 보면서... 좀 많이 부럽더라구요............

그런 마음 애써 억누르다가 얼마 전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했는데요

그 때 그런 생각이 나서 또 꽃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ㅋㅋ

항상 저의 주장은 꽃 좀 사달라는.........

근데 남자친구가 "꽃이 그렇게 받고 싶어?" 했던가......

아무튼 아무렇지 않게 그냥 얘기하던 중이었는데 제가 대답을 하다가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나는 거예요

"꽃 한 송이 받아보고 싶다는데...................................................................."

하면서 엉엉 갑자기 울어버렸어요 ; 진짜 엉엉 이렇게...

 

세상에 꽃 받고 싶다고 울었습니다- -; 창피해라 ㅠㅠ

오빠도 제가 그러니까 많이 당황한 듯하더라구요;

저도 물론 울면서도 당황했구요, 전혀 울 생각은 없었는데 갑자기 서러운 마음에 울컥해갖구는;

오빠가 이번에는 진짜 뭔가 가슴에 와닿은 듯(?) 하더라구요~

"그러고보니까 내가 살면서 이벤트 같은 걸 정말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구나,,,

내가 너한테 내 생애 첫 이벤트를 해줄게! 내가 최수종처럼 이벤트 가이가 될게!!"

하면서 막 달래더라구요.

정말 뭔가 깨달은 듯한 말투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음, 눈물을 그쳤구요- -;;

 

그 다음날이 저희 400일이었어요, 바로 어제 7월 7일~~~

헤헤, 오빠가 계절학기 시험이 얼마 안 남아서, 당일날 뭐 땜에 시간도 없었고 해서

저희는 그 전날 데이트하고는 400일날에는 같이 도서관에서 사이좋게 공부를 했답니당 :);

근데 오빠가 갑자기 제 뒤에 와서는 제 가방을 뒤적뒤적하더군요

나중에 가방 챙길 때 보니 편지를 넣어놨더라구요.............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는데, 내용 중 너무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어서 부끄럽지만 옮겨봐요~

 

얼마 전까지 너랑 안 좋으면서, 자꾸 반복되는 그런 상황에 지치고,

너에 대한 마음도 조금은 줄어드는 걸 느낀 거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은 내 곁에서 날 지켜주고 변함없이 날 대해주는 널 보면서

너에 대한 사랑이 오히려 더 커진 걸 느껴, 진심으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오래도록 행복하게 만나자

 

사실 그 때 안 좋으면서 오빠도 자꾸 화내는 저에게 지친 것 같아 더 힘들었는데...

저렇게 말하니, 편지 보고 또 보면서 코끝이 찡~~..

오빠의 진심이 느껴졌답니다 ㅠㅠ

화내고 싸우기보다는, 조금만 이해하고 노력하고... 대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

가슴 깊이 깨달았네요.

 

꽃 받고 싶어서 그렇게 진심으로 운 것도 좀 창피하고;

그 이후로 저렇게 변하려고 노력하는 오빠의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톡 한 번 써봤습니당>.<;ㅋㅋ

 

헤헤, 정말 저런 작은 거, 편지 하나, 안 되면 쪽지 하나, 꽃 하나, 여행지에서의 작은 기념품 하나,

이런 게 정말 더 감동인 것 같아요^ㅅ^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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