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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야...난 니 뿐이라카이...(386 공감대...)

케빈 |2003.12.07 01:17
조회 900 |추천 0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참고로 지금 내 예상으로 나으(^^) 혈중 알콜 농도 0.145 정도 되는것 같은데

 거시기를 감안하고서리 장문의 레러를 보내고자 하오....) 

 

 

여보.

오늘은 우여곡절(우리 아들도 이제 마니 컷구려...교통비가 오만원이나...허허) 끝에 420km를 날아

울산에 도착하였지만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은것만은 왜 일까요.

 

난...막 화가나요.

그대 말대로 그렇게 고생만 하시다가 간신히 조금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여건이 되었건만

뇌출혈과 초기 치매로 이어지는 내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참 가슴이 저려옴을 느꼈소.

 

휴~우~......

좀 더 잘 해야겠다는 마음만 공허한 메아리로 울리지만 막상 어머니를 대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란....

 

게다가 회사일에,가사에,육아에, 먼길을 마다않고 피곤하고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을

애써 시어머님에 대한 애교로 승화(?)시키려 애쓰는 내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난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밖에 내 짧은 혀로는, 내 머리로는 표현할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했소. 

 

여보.

.

.

.

오늘 난 내가 아끼는 친구와 짧은(처가집이 개업식을 한다고 해서리....) 소주를 나누고 헤어진후

갑자기 내가 어릴때 자란 옛집(정확히 대한민국 경상남도 울산시 성남동 66-7번지)이 보고싶어

무심코 발길이 돌려졌소.

 

그런데 갑자기 대학교때  이어폰을 꽂고 무척이나 좋아했던 "동물원"의 "혜화동"이란

노래가 흥얼거려진건 왜 일까요.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적 같이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내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데........."

 

참 많이도 변했더군요.....

3 대 3으로 나뉘어 축구를 하던 골목길(그렇게 넓었었는데...-.-)은 왜 그리도 초라하고 좁던지....

개똥아 노올자...목소리만 높이면 모두다 다달았던 담들은 왜 그리고 낡고 야트막한지.....

 

우리 동네에서 유일하게 있던 "테레비집"의 낮은 담을 보면서...갑자기... "우주 소년 아톰"은 아직도

지구를 지키고 있는지, 우리 "마린보이"는 저 태평양 바다 밑에서 나쁜 문어,말미잘,불가사리와

잘지내고 있는지, "마징가 제트"는 여전히 "아수라 백작"과 화해 않고 갈등중인지는 왜 궁금해 지는지.^^

 

허...허...

 

차~암.....좋더라.....거의 30년의 시공을 초월하여 "푸른 하늘 저 머얼리 라라라 힘 차게 나아르는

우주소년 아~아~톰 요~용~감히 싸워어라...."를 흥얼거리며 증말 오랬만에 짧지만

8살 "울.샨.국.만.힉.교"

(내 첫 받아쓰기 점수 40점....hehe^^)시절로 돌아갈수 있었소.

 

그.땐.정.말...............

 

그.땐.정.말...............

 

아무 걱정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연륜에 대한 반대급부로 눈가의 주름살과 넓어만 지는 베둘레헴과

딸래미,아들래미의 맑은 눈과는 달리 핏대가 곤두 선 내 눈을 보면서....

 

어딘가 그래도 희망이 있을것 같은데..............

다시 꼬추를 내 놓고 놀아도 하나도 안 부끄러운 그런 시간이 돌아올것 같은데.....

 

...............................

...............................

 

여보.

 

이제는 더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않을께.

 

자기 나 알쥐?

나 맷집 강한거...

 

최에에에에에에~악의,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03년을 보내고 나서는 다시 한번 우리 가족

입가에 미소만, 깔깔거리는 우리 애기들의 웃음 소리만 들리는 그런 2004년이 올거야.

 

나 으(hehe...^^) 특유의 잡초정신, HUNGRY(맞나 ?) SPIRIT으로

다시 한번 일어서볼께.

 

다시 한번  믿음직한 지아비,

애기 둘 무등 태우고도 전혀 흔들림 없는 그런 아빠,

"그래 내가 자식 농사 하나는 잘 지았다 아이가"하는 소리가 우리 부모님 입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할께.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아내만 내 곁에 있다면 난 뭐든지 할수 있으니까 말이야.

 

오늘 부디 좋은 꿈꾸고 내일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 마주잡은 두 손에 땀이 배일때까지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자.

 

낼은 또 변함없이 해가 뜰것이고

낼은 또 변함없이 난 웃을거니까.....

 

여.보.사.랑.해.

 

2003년 12월 7일 새벽에.....신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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