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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처럼 평범한 삶,,속으로 삭이는 울분이 사랑,상승의 힘 됐으면,,,

패랭이 |2003.12.08 09:57
조회 274 |추천 0

 

 

** "제가 아이를 죽였어요."

 

밤늦게 김치찌개를 끓이려고 부엌에서 두부를 자르고 있는데,

 

텔레비전에서 문득 이런 말이 들려온다.

 

한 젊은 여성이 119 구급대에 전화를 걸어 울먹이면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여인은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평범한 여자였다고 했다.

 

햐얀 두부를 자르던 칼에 순식간에 피가 흘렀고 희디흰 두부의 살에는 아네모네 꽃잎같은 핏방울이 송이송

 

이 베어들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보통 두부처럼 연약하고 평범하고 말랑말랑하며 유순하다.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평범한 여인의 평범한 손가락에도 가끔 그런 무서운 일이 발생한다.

 

평범은 이미 절망한 자의 위장이거나 때로 심한 자포자기의 우울이기도 하다.

 

 

내 후배 하나는 '스트레스 해소방'이라는 곳에 몰두한다.

 

'신세대의 레포츠', '권총 20알 0000원, 장총 50알 0000원'이라고 쓰인 문뒤에서 바람머리 젊은이들과 함께

 

괴성을 지르며 열심히 화면에다 총알을 난사하고 있는 평범한 기혼 여성인 후배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불타오르는 물음표이다.

 

보통때는 그저 두부 한 모처럼 연약하고 평범하며 유순하기만한 그녀의 어디에서 저 괴성이, 저 괴력이 돌발

 

하는 것일까?

 

김치찌개 냄비안에서 두부는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러나 후배의 그런 스트레스 해소법도 오래 가지는 못하였다.

 

그 '스트레스 해소방'주인이 나이든 아줌마가 자주 오니까 젊은이들이 자기 가게를 기피하는 것 같다고 후배

 

에게 출입금지 권고를 내린 것이다.

 

 

"난 어째 내가 자꾸 두부가 되어가는 것 같아, 응고가 잘 안된 딱딱한 두부말고 왜 순두부나 연두부처럼

 

흐물흐물한 것 말이야,

 

아무칼이나 쓰윽 쓱 등에 들어오지.

 

두부 한 모에도 자기를 지키려는 꿈이 있을까?,,,

 

아니 그럴 힘이 있을까?..

 

내가 예전에 가장 싫어했던 말이 '고분 고분' '말랑 말랑'이었는데,,,,,

 

그래서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우울이 되는거야.

 

'스트레스 해소방'에 가서 보면 젊은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남성이나 여성이나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마음속 총알과 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돼."

 

후배는 자조의 한숨을 내쉰다.

 

 

"만약 나처럼 평범한 여성들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일상의  분노들을 피하지 않고 고스란히 표출한다면 아마

 

'델마와 루이스'같은 영화 한편이 되고 말걸?,,

 

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독신 여자 루이스보다는 답답한 남편을 가진 중산층 여인 델마에 가깝지만,,,,

 

'델마와 루이스'영화를 보면 일상의 작은  분노가 얼마난 엄청난 폭력을 일으키는지를 리얼하게,

 

아니 환상적으로 보여주고 있잖아?

 

분노를 참지않고 그냥 그냥 일상 속세서 직설적으로 그것을  방출한다면?,,,

 

하는 여성의 통렬한 팬터지를 그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어,,,"

 

 

델마와 루이스, 평범한 그녀들은 매일 똑같은 지겨운 일상의 분노와 우울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껴보려고 둘이서 주말여행 길을 떠난다.

 

오클라호마에서 텍사스로, 뉴 멕시코로 가기 위해 차를 몰고 길을 떠났지만

 

그 여행길은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운명의 길이 되고 만다.

 

잠시 춤을 추며 해방감을 즐겨 보려던 그녀들은 폭력적으로 강간하려던 남자,

 

성적인 모욕을 주는 남자,

 

돈을 훔쳐간 남자,

 

그녀들의 차를 따라오며 계속 성 희롱을 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남성중심주의 문화가 일상적으로 제공하는 그런 작은 분노들을 참지 못하여 평범한 그녀들은

 

그만 살해범이 되고 권총강도가 되고 유조차 폭파범이 되어 경찰에 쫓기는 도주의 여인들이 된다.

 

경찰의 추격끝에 그랜드 캐니언의 절벽끝에 몰리게 된 두 여인,,,

 

뒤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죄목이 많아 어쩔수 없이 환상적인 붉은 색채의 그랜드 캐니언 계곡속으로

 

푸른 차를 몰아 뛰어들고만 두 여인,,,,,,,,

 

 

두부처럼 연약하고 평범하고 유순하던 그녀들에게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폭력의 팬터지가 실현된 것일까??

 

 

그러나 우리 모두는 그저 평범한 두부 한 모의 표정을 하고 '마음속의 델마와 루이스'를 감추고

 

안으로 분노를 참고 살아가다가

 

우울증이 되고 ,,,

 

가학이 되고,,,

 

때로는 자살이,,,,

 

어마어마한 타살이,,,,

 

치매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이 피할수 없이 다가오는 분노의 질곡들을 오월 단옷날  푸른 하늘 높이 솟구치는

 

아름다운 그네와 같이 사랑과 상승의 힘으로 바꿀수 있을까??,,,,,,,,,,,,,

 

 

**조선일보를 읽다가 문득  마음에 와 닿아 옮겨본 글입니다,,서강대 교수 '김 승희'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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