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도 목사가 있고 종교에 대한 편견도 갖고 싶지 않아서 이 글을 쓰는데 무척 망설였다. 그러나 이 땅에 교회가 무슨 유행가사처럼 번져나가고 퍼져 있는 상황에서 목사들의 자질과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골에서 목자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집에 가봐도 서재에 가득한 종교 관련 서적들.... 평소 책을 좋아하는 나는 버릇처럼 책의 제목을 훑어내려간다. 무슨 신학개론부터 시작해서, 다른 목사들의 설교집 등 종교 관련 이외의 책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흔한 소설이나 시집 한권을 찾기 힘들다.
친구집을 방문하고 종교를 위한 종교, 신학을 위한 신학만을 찾아 읽는 독서의 편협함에 실망했었다. 사실 종교 지도자가 아니어도 주변에 입담이 좋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듣기 좋은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라면 굳은 신앙심과 일관된 철학 그리고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으로 신도들을 일깨우고 깨닫게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주변에 목자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굳은 신앙심은 있는지는 몰라도 일관된 철학 그리고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을 지닌 목사를 만나기란 힘들어 보인다. 글이 길어지면 네티즌들이 힘들어할 것 같아서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기로 한다.
나는 우연히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비교적 젊은 목사의 설교를 인터넷 강의로 듣게 되었다. 다시 성경에 대한 공부를 할겸에서였다. 설교 제목은 '지치지도 멈추지 맙시다(여호수아22)'였다. 이 장 9~10장에서 이스라엘군과 북방 민족들의 오랜 전쟁의 끝에 거의 마지막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11장에서 북방 민족들이 대결집하여 이스라엘군과 싸우게 되자, 이스라엘군은 계속된 전쟁에 지쳐간다.
바로, 목사는 하나님이 끝까지 최후까지 북방민족을 전멸해야 전쟁은 끝나는 것을 강조하게 되는데, 갑자기 "60일 동안 우리 나라가 미쳤습니다. 계속 시청,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합니다. 경찰들이 하는 말이 뭐예요? 또야?."라는 말을 언급했습니다. 그 목사의 눈에는 촛불집회 참자들이 하나님의 군대들이 제거해야할 북방의 야만민족처럼으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성경에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부정한 것도 아난데, 국민들이 자신의 먹거리, 생존권을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것을 전쟁을 통해 제거해야 할 북방의 야만족으로 비유하는 수준은 과연 어떤 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요? 경찰들에게 촛불시위자들을 끝까지 추격하여 제거하라는 의미인지....
계속 설교의 내용을 듣다보면 다시 엽기적인 내용까지 거침 없이 쏟아집니다. 목사는 설교 후미 부분에서 "다이어트 성공자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위기 의식을 지닌 자들이 성공합니다. 이러다가 시집 못가겠다. 이러다가 취직 못하겠다. 그런 위기 의식을 느낄 때에 성공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런 위기 의식도 주지 않으면...."이런 식으로 설교를 하더군요.
물론 설교 내용은 문제 의식을 갖고 끝까지 하라는 의미겠지요.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남성권위주의적 요구에 의해 사랑스런 딸과 누이들이 얼짱, 몸짱이 되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잃고, 목숨까지 잃어버리는 문제에 대한 의식없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이런 설교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종교인들에게 말해 두고 싶은 것이 있다.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는 것은 단순한 신앙의 자유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교는 사랑이다. 자신과 다른 가치관과 주장을 지닌 사람(이데올로기나, 사회적 이슈)을 적대시하라고 하나님이 가르치지 않았다. 만약, 하나님이 자신의 주장과 다른 사람은 끝까지 제거하라고 가르쳤다면, 그 하나님이 이교도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폭력 행사하라고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다. 남성의 권위주의 시대에 부당하게 나의 사랑하는 딸과 누이가 성형수술을 위해 스스로 누워 칼(메스)을 맞이하는 것도 엄청난 폭력이고, 부당하게 굶주림을 당하는 것도 폭력이다. 물론 목사는 다이어트를 건강과 취직과 연관시켜 믿음을 끝까지 지니고 살라는 의미는 충분히 이해하겠다. 그러나 설교 중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 만한 이야기는 자제할 수 있는 교양과 수준을 쌓도록 당부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설교와 주장이라도, 그대들의 주장에 모순이 없는 논리와 철학을 지니기 간곡히 당부해 본다.
http://www.cyworld.com/1004soung (함께 더불어 생각하는 사회건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