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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DVD가게 험란한 알바인생

한쿠니 |2010.11.24 01:29
조회 5,838 |추천 11

 

안녕하심니카, 저는 21살 꽃보다는 잡초스러운 여대생 임돠.

눈도장만 찍고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직접 올리는 건 처음이라 두근세근하군요.

판이 요로쿠롬 변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좋았을텐데 -_-

앞으로, 시리즈물이 되기를 바라며 - 우려먹기를 기대하며. 흐흐흐흐흐흐

 

미니홈은 공개하지 않아요, 혹시라도 우리 사장이 보면 난 백조가 될지 모르니카요. 부끄

(라고 했는데 아무도 요청해 주지 않는다면...) ㅇ>-<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 컴온 에브리 바디 -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슴.

내님이 알바를 시작한 지는 대략 4개월 쯤 전 임.

그 유명한 알바디지몬포켓몬으로 우리 동네 DVD 알바를 구한다는 정보를 입수.

금액 조절하고 그날 이래로 출근도장을 찍게 되었음. (알바비 소금임. 버럭!!!)

 

 

우리 사장님에 대해 먼저 소개해 보겠슴, 우리 사장 사람 참 좋으신 분.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음.

목소리는 나긋나긋하신데 성격이 무지무지 급하심. 언제나 독수리 타법으로 컴퓨터 자판을 노님.

DVD 반납을 제자리에 넣는걸 급하게 해결하시려 하시다 DVD 곽이 여기저기 날라다니고

떨어져서 알바인 내가 주서서 넣고 다님 -_- 일 효율 제로임.열

 

게다가 난 컴퓨터 자판에 엔터버튼이 그 정도로 누렇고 너덜거리는 거릴 수 있는 건지 처음 깨닳았슴.

정말 다른 버튼 반짝반짝인데 엔터버튼과 버튼만 시체임.

대체 이 아이에겐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해 했는데, 얼마 못가 알게 되었슴.

아뿔사. 그 이유는 우리 사장님에게 있었음.

 

우리 사장, 다시 말하지만 성격이 차아암. 급하심.

보통 손님 오면 전화번호 묻고 그거 엔터 치고 다시 이름 물어서 엔터치고 들어가는데

우리 사장 전화번호 중간까지 치고 급한 성격으로 엔터 내리쳤다가 "아이쿠!!" 하시고 다시 번호치시고

이름치다가 성만 치고 또 급한 성격으로 엔터를 내리쳤다가 "아이쿠!!" 연발하심.

그러니까. 정말 말그대로 성격만 급하심. 일 효율 제로. 으으

 

우리 사장님이 일을 보면, 엔터치는 타앗!!! 소리와 아이쿠!!! 소리가 즐비함.

가끔 매장 BGM과 묘하게 어울려서 신남. 짱

그런데 그 와중에 DVD를 던져대서 난 주서다니느라 바쁨. 실망

 

그리고 오늘날.

우리 가게에는 개성 넘치는 손님들이 몹시 많음.

그 중 단골손님의 차지하는 부분이 꽤나 큼.

 

 

단골 손님 1

난 이분을 관우아찌라고 칭함. 소주

매일 막걸리를 한두잔씩 걸치고 검붉은 얼굴을 한 채로 들어오시는 것이 특징.

낮과 밤. 하루 두번씩 오심. 막걸리 사느라 돈이 없어 대여 미수 종종있음. 

이미 사장님과 친구 드셔서 연체료는 받지 않음.

너무 자주 오셔서, 이틀 중 하루는 신간목록만 보고 "없군." 하고 도로 가시는 손님.

 

단골 손님 2

가족 단위 손님. 가위바위보 페밀리라고 칭함. 새

엄마아빠오빠여동생으로 이뤄져 있음.

오빠가 고등학생 동생이 중학교 저학년임.

이 가족은 DVD가게 오자마자 가위바위보를 시작함.

때때로 여동생이 울면서 나감. 가위바위보 진 거임. 불행히 아버님이 자주 이기심.

즐겨보는 프로는 액션. 여동생은 로맨틱 코메디를 좋아함.

 

단골 손님 3

안오면 최고로 궁금한 손님. 초딩손님. 원숭

메이플 스토리를 즐겨 봄. 그러나 돈을 안냄. 그냥 와서 보고 감.

사장이 있으면 짜증내면서 돌아감. 매일 100원을 50원짜리 두개로 바꿔감.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면 매장 전화를 빌려 엄마에게 전화함.

오는시각은 재각각이나 정확히 저녁 8시에 돌아감.

 

단골 손님 4

아빠엄마연년생유딩아가들. 소음 페밀리라 칭함. 레카

매장을 들어오자 마자 동생 유딩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찡찡댐.

형 유딩은 유아용DVD를 몽땅 빼옴. 이거보겠다 저거보겠다.

아빠는 언제나 일수가방을 들고 신간 코너를 체크. 엄마는 적어온 DVD 목록을 체크.

 

 

윗분들 에피소드는 정말 무궁무진함. -_-

부디 다음 시리즈에서 다룰 수 있기를 바람. 부끄

 

 

오늘은 가볍게 민폐 에피소드를 시작해 보겠음.

여러분들은 이 목록을 보고, 따라하지 말도록. 폐인

 

하나. 잠옷입고 오는 손님.

뭐. DVD가게 오는데 정장 차림까진 바라지도 않음.

근데, DVD가게긴 해도, 여기 내 일자리임니 통곡통곡 

* 핫핑크에 강아지 여러마리 뛰노는 잠옷 입고 오시는 분, 그러지 말아줘요.ㅠㅠ

 

둘. 막무가내로 기간 늘려달라는 손님.

가끔 만화책 하나 빌려가면서 일주일 해달라는 손님 꼭 계심.

* 저번에 쵸콜렛 하나 쥐어주시면서 연장 부탁하셨던 손님, 쵸콜렛 맛있었어요. 어디꺼죠? -_-*

 

셋. 소나무잎 붙이고 들어오는 손님.

이건 사실 우리 가게만의 불가사의임.

어떤 손님만 다녀가면, 우리 매장 바닥에 소나무 잎이 즐비함.

도통 이유를 모르겠음. 나 모르게 크리스 마스 트리 메고 오시나? 당황

 

넷. 만취하신 손님.

아아악!!! 갑자기 열이 끓어오름. 내 그제까지만 해도 사실 만취한 손님 괜찮다고 생각했음.

술냄새가 좀 나긴 하지만. 가끔 부대찌개 냄새랑 좀 섞여 나긴 하지만.

해롱해롱 돈 안주고 나가려고 하긴 하지만. 괜히 시비걸력 하시긴 하지만!!!

근데, 저번주 주말. 문제의 만취한 손님이 입성하심.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 뭐, 내가 알바 처음도 아니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다 알아서 지나가실거임. 하고 생각했는데.

헐 뭐밍. 진짜 이러실 거임?

DVD 가지고 오시더니 이거 계산해 달라고 해서 해드렸는데 곧장 자기가 가져온 DVD가 아니라며

나님한테 욕을 퍼부으심 통곡 자기가 빌린 건 다른건데 왜 이걸 주냐고. ㅠㅠ

부탁인데, 다음에도 이러시면 곤란함 -_- 자꾸 이러면 내 몰래 성인DVD로만 잔뜩 담아줄꺼임.

선금 없으면 대여미수로. 메롱

 

다섯. 개성강한 향과 함께하는 손님.

우리 가게,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음.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곤란한 손님임.

이 밀폐된 공간에, 젓갈 담구다 그대로 오셔서 코를 마비시켜주시는 손님,

마늘을 고아 드시고 온 손님, 말린 오징어를 주렁주렁 들고 들어오는 손님.

고정하옵소소 슬픔 그 짙은 향, 두세시간은 포근하게 우리 매장에 맴돔.

 

여섯. 갑자기 냄새하니까 생각났네 이런 #%#$ㅆ^!

이건 최악의 손님이였음. 난 진짜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처의 기억임.

난 그 손님이 이 가게에 올 때 부터 무언가 잘못된 것이 틀림 없다고 느꼈음.

분명 고상하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교회 집사님 같은 포스의 4,50대 여성분이셨는데.

무언가 불안한 기운으로 얼굴이 상기되어 계셨음.

줴길. 그 때 눈치채고 그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그 분.......... DVD가게에 알바생 나 혼자임을 확인하자 마자............

똥방구를 마구 난사하셨음....놀람 난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음. 진짜임.

혼또니. 레알. 5분간은 계속 뿡!! 뿡뿡뿡!! 뿌뿌뿡!!! 뿡뿡뿡!!! 뿌우우우웅!!!

사실 우리 매장, 가족끼리 와서 아주 드물게 방구끼고 가는 손님들 있음.

만화책 코너에 책 끼우러 갔을 때, 어떤 학생이 혼자있다가 식겁하고 갔는데

그 뒤에 풍겨오는 잔향을 맡고 기절할 뻔 했던 적도 있음.

그런데. 그건 애교 였음.ㅠㅠ웩

 

차마 부끄러우셨는지 DVD 코너 맨 마지막 부근에 가서 얼굴을 가리고 끼셨음.

그리고 그 폭풍후, 정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막 다른 손님이 들어오는 찰나 엄청난 속도로 가게를 박차고 사라졌음.

난 그 여자를 잊을 수가 없음. 나 진짜 구역질 했음.

다음에 들어오던 손님이 멈칫, 하고 나갔고 난 혼자 남아 구역질 했음 ㅜㅜㅜㅜ통곡

슈발 복수할거임 ㅠㅠㅠㅠㅠ

* 황토색에 빨간색 안경테 머리를 틀어올리고 교회 집사님 처럼 생긴 아줌마였음. ㅠㅠㅠㅠ 

 

일곱. 순식간에 다 읽고, 빌렸던 거 교환한다고 오는 손님.

이런 손님은 은근 초딩과 같이 온 아버님이 많음.

바로 다음편 빌리면, 그게 뻔히 보이는데 자꾸 교환을 요구해 옴.

아직 한시간도 안됐는데 왜 안되냐고 뭐 이러면서.

아니, 뭐샤? 이틀을 빌리든 한시간을 빌리든 같은 책, 같은 쪽 본거잖샤!

내가 사장도 아니구 알바생인거 뻔히 아시믄서ㅜ, 아들 딸 내새우셔서 자꾸 그러지 맙시다아아~ 쳇

 

여덟. 책 사이사이 머리카락으로 책 쪽수 기억하는 손님.

우리 매장에 진짜 멀쩡하게 잘생긴 훈남 손님이 있었어유.

우리 오전 언니가 침발라 놓은 손님이지라이. 부끄

그런데, 이 손님. 며칠전에 비리(?)가 발각되었음.

책 사이사이에 왜 그렇게 머리카락을 껴놓는 겨~~ 응???

얼굴도 그렇게 생겨서, 이러면 안되잖는가아아. 우리 오전 언니가 그 머리카락 한올한올 건지면서

우중충우중충 얼굴에 그늘이 졌어. 폐인, 우리 언니 우짤거야아아~~

* 당신 왜 그런거야아아~~ 우리 오전언니가 요즘 먼산만 보고있어어어~~

 

아홉. 오! 신간, 내일 내가 봐야지! 그러니까 숨겨놔야지~ 손님.

끼요오오오옥!!! 이런 손님!!! 나에게 일거리를 제공해 주는 고마울리가 있나!! 손님!!!

왜 나루토가 19세 코너에 가있는건데에~ 왜 열혈강호가 아동 코너에 가있는거냐규유유유~

중간 중간 요런 책들이 눈에 보일 때 마다 내 억장이 무너지오, 손님.

* 라곤 했지만, 나도 손님 입장일 땐, 종종 이걸 즐겼지... 부끄

 

열. 마지막 - 에로에로는 숨길 수 없다? 손님.

요론 분 은근 많으심. 대놓고 19세 딱지 프로를 대여해 가는 손님들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임.

울 매장에 19세 코너는 카운터 바로 앞에 있는데, 다른 만화책이라든가 전부 다 찍고 났는데

갑자기 눈치보더니 옆에 있는 19세 아가들을 슈슈슉 손으로 흡수해서 내려놓는 손님,

많고 많은 만화책들 사이로 드문드문 끼어넣은 19세 아가들을 들고오는 손님,

참 각양각새들임. 아 ㅋㅋㅋ 갑자기 한 아버님이 떠오르는 구만.

 

이 아버님, 유딩 여동생, 초딩 언니를 양손에 손잡고 오셨음.

그리고 그 두 아이들을 아동 코너로 보내고 DVD를 보고 있는 듯 하더니

어느 순간 19세 아가들을 골라 내 앞에 내려놓으셨음.

그리고 우리둘은 아무런 대화없이 오로지 눈빛만으로 서로의 의중을 읽고 초스피드 계산,

아버님 겨드랑이에 안착을 마쳤음. 근데 하필, 그 순간 초딩 언니가 그걸 본거임 ㅋㅋㅋ파안

그러나 노련한 아버님, 재빨리 옷속으로 숨기시고 상황을 마무리, 다시 따님들의 손을 나란히

붙잡고 유유히 사라지셨심ㅋㅋㅋ 그리고 난 그 분의 흐뭇한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음.

 

아. 잠깐. 이상한 회상으로 빠졌음. 허걱

그러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민폐 열번째는

에로에로를 고르는 손님. 그 중 미성년자를 칭한거임.

며칠전엔 거침없이 빙자전을 들고온 고딩 손님에게 혀를 내둘렀음.

* 미성년자는 어둠의경로를 이용하게나. 매장은 오픈형이라 내 안타깝네. 안녕

 

 

이렇게 쭉 쓰고 보니 뭔가 밋밋함. 꽤나 길게 썼는데..슬픔

역시, 시리즈 물이 좋겠음. (라고 했는데 반응없이 짜게 식은 글이 될 확률이 크다고 봄한숨)

어쨌거나, 첩첩산중 험란한 알바인생의 쿠니는 여기서 물러가겠슴니.

좋은 하루 되고, 난 원래 친절한 여자임. 잠 시간이 늦어 얼른 자야겠음. 난 원래 착한어린이는 아님.

 

 

 

 

추천수1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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