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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의 악수,,

패랭이 |2003.12.12 11:55
조회 361 |추천 0

 

'세월과의 악수'

 

흘러간 세월이 뒤를 돌아볼 때가 있다,,

돌아서 쓸쓸한 한 사람에게 악수를 청한다,,,,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앉아누어서

어늬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중략),,

의원은 또 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집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잊었다...

 

문제가 된 수능시험 언어영역에 지문으로 나온 백석의 詩 '고향'이다.

세월의 악수를 이야기하는 것은 백석의 시가 근 2~3년 사이에

입시생들에게 출제 예상 1순위로 떠올랐다는 점 때문이다.

불과 바로 전만 해도 대학생들조차 백석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년여 전 한 언론사 입사시험에 백석의 대표詩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이 출제됐을때

답을 쓴 기자 지망생은 1%에 못미쳤다고 한다.

 

백석,,,

그는 북관의 겨울을 떠도는 시인이며,

나라잃은 시절 만주 우수리 벌판에 '굳고 정한 갈매나무'로

서 있는 시인이다.

그를 흔히 월북 시인이라고 하지만 실상 그는 월북 시인이 아니다.

1912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나 35년 서울 문단에 데뷔한 후

북방을 떠돌다 광복후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그곳이 공산치하에 들어감으로써 남한의 시사(詩史)에서

지워졌던 이름이다.

 

80년대 후반 그의 시가 해금됐을 때 그를 읽은 사람들은

50년간이나 버려져 있는 사랑방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내면의 동행자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남신의주 유동의 목수인 박시봉씨네 방 한 칸을 얻어 살때 쓴 시,,

'바람은 세게불고,,

추위은 점점 더해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먼 산 바우섶에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는 노래와 만날 때 뼈와 소금기로 서 있는 한 친구에게

어깨동무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부모나 동생과 멀리 떨어진 타관의 어둠 속에서

갈매나무를 생각하는 한 친구,,

갈매나무란 무엇인가,,,

가지 끝이 가시로 변하는 드문 나무,,

대추나무나 망개나무를 연상케하는,,

정신이 칼날같이 예리하게 서 있는 대상,,,

 

북방의 겨울에 도달할 길이 없는 우리는 때로 그의 시를 읽을 일이다,,

백석!,,흘러가 돌아오는 자여!!,,

*흐르는 음악은 대금 연주, "날개"입니다.

국민일보 '한마당'에서 옮겨왔습니다/패랭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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