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개신교도들... 왜 그러세요? ㅠ_ㅠ
본격적인 개신교 비판(?)에 앞서, 이걸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동안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단
나는 가톨릭 신자이다. 전에도 내 홈피에 글을 남긴 적이 있지만, 타 종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와 포용이
야말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나는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내 주변에는 개신교를 믿는 절친과 선후배들이 훨씬 더
많은 편이다. 모두가 다 하나같이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이자, 지금까지 단 한번도 종교가 다르다는 것
으로 인해 충돌은커녕 그 조금의 갈등이라고 할만한 여지 또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한국의 일부 개신교도들로 인해 여러번 마음이
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해외에서까지 현지인도 아니고, 하물며 같은 나라 사람으로부터 기분이 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었는데, "에이, 그냥 넘어가고 말지"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이렇게 작정하고 두서
없이 한번 써보려고 한다.
대학생 때 중국 위구르 지역을 여행했을 때의 일이다. 북경에서 꼬박 3일간 기차를 타고 도착한 서역의
신강 위구르 지역은 과연 여기가 중국 땅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못해 충격적이기까
지 했다. 글씨도 꼬부랑 아랍어 비슷한 글씨. 위구르인들의 외모도 우리가 알고 있는 동양인의 얼굴이
아닌 코카서스 인종에 가깝게 생겼으니 말이다. 종교 또한 이슬람교가 절대 우위에 있는 철저한 '중국
내 또 다른 문화권 지역'이었던 셈이다.
이 참에 이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제대로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나로서는, 위구르인
들이 쓰고 다닌다는 돕빠를 사서 머리에 쓰고 긴팔과 긴바지를 갖춰입고 모스크에 들어가서 금요 예배
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멀찍이 뒤에 서서 위구르인들이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리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 와중... 갑자기 한국어로 큰 고함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비록 잘 듣지 못하는 나였음에도 그 소리가 워낙에 컸었고 간결했었기 때문에 똑바로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사탄아! 물러가라!"
이렇게 아주 간결하고 멸시가 가득 담긴 그 짧은 한국어 고함을 들으면서 자리에 서 있었던 나... 뭔 일
인가 싶어 웅성거리는 수많은 위구르인들... 그 아수라장의 틈에서 왠지 모르게 급우울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참으로 부끄러웠다. 저 사람이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참.. 인정하기 싫었던 마음도 있었지마
는 여기 머나먼 중국의 서역까지 와서 커다란 십자가를 들고 위구르어도 아닌 한국어로 사탄 운운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저 사람도 참 특이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 내 나이 20살..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런 '몰지각한 일부 한국 개신교도'들을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도 만났으니. 분노를 넘어 암울
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스페인에서는 대부분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호스텔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다녔지만,
마드리드에서는 한국 아줌마가 운영하는 민박에서 지냈었다.
그런데 반찬 솜씨 좋고, 밤 늦게까지 공항에 픽업도 나와주고 했던 이 친절한 민박 아줌마가... 아주
극렬한 개신교도였던 것이다.
그 한국민박에 도착한 다음날, 본격적인 투어에 앞서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늘 하던대로 성호를 긋고
숟가락을 드는 순간, 시종일관 싱글생글했던 민박 아줌마의 표정이 급어두워지는 게 아닌가.
어쨌거나 개의치 않고 그 날의 투어 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열심히 밥 공기를 비우고 일어서려는
순간, 민박 아줌마가 할말이 있다며 나를 자리에 앉히는 것이었다.
"자네 종교가 뭐야? 천주교 다녀?"
이 민박 아줌마와 사적인 얘기하러 온 것도 아니고 해서 간결하게 "예, 맞아요. 성당 다니는데요." 하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강한 어투와 표정으로 돌변하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자네 성경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 하나님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고 있으니까 내가 가르쳐줄께. 자,
들어봐."
그 순간. 얼마나 기분이 나빴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현지로 여행을 온 같은 나라 민박 손님한테 그런 식으로
'설교'를 하려는 주인의 이상한 그 행동은 둘째치고서라도, 노골적으로 가톨릭이 틀렸다면서 성모마리
아를 함부로 들먹거리는 것이나 개신교의 '정당성'을 억지로 세뇌시키려는 그 모습이 참 싫었다..
하물며 나는 모태신앙인이 아닌가. 아니, 세계 3대 종교 중의 하나인 가톨릭에 대해서 몰라도 어쩌면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참 무식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오죽했으면 우리가 보통 소위, 이단이라 일컫는 타 종교의 사람보다 더 싫게 느껴졌겠는가.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1시간동안 그 민박 아줌마의 기분 나쁜 설교를 억지로 듣고, 개신교
식으로 기도까지 따라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이럴 때는 맞짱 뜨지 말고 그저 조용히 예.예.예. 하며 흘려듣는 게 최선의 방법. -_-)
우리나라의 일부 몰지각한 개신교도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점이 있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얼마나 큰
반감을 갖게 하는 건지. 종교의 가르침, 내용 등등 이런 것을 다 떠나서 전도하려는 그 행동부터가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동시에 곧 나라 망신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적절한 예를 또 하나 들어보겠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한 청년과 친해져서 필담을 나누던 도중, 그 청년이 한국의 첫 인상을 이렇게 얘기
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은 예전에 딱 한번 가봤어요.. 그런데 밤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서울로 가는데.. 서울 밤하늘에
빨간 십자가가 하도 많아서 놀랐어요."
그만큼 외국인들의 눈에도 한국은.. 개신교를 믿는 국민이 많으며, 또한 '믿음'이 강한 나라라는 이미지
가 또 하나 아로새겨진 것이나 진배없는 것이다.
그러한 배경하에서 날로 글로벌화 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의 일부 개신교도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하
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내가 위에서 열거한 두가지의 사건이 '전부'가 아닌 '일부 사례'라는 게 안타깝게 느껴지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가 대열에 접어든 요즈음. 그에 걸맞는 시민의식을 갖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사건들이 왕왕 벌어지는 것'에 대해 한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