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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0 버스 타시는 분들 주의하세요.

정준영 |2010.12.14 05:30
조회 3,158 |추천 6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수원 영통에 살고 있는 26세 남자입니다.

우선 이 글을 쓴 목적은 특정인을 비난하고자 쓴 글은 아니며 지극히 제 경험을 주관적인 입장에서

해석하여 쓴 글 임을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머릿속이 혼란스럽네요;;

주말에 집에 올라가기 위해 5100번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자취생입니다. 매번 주말에만 버스를 타다

처음으로 월요일 밤 늦은 시간에 버스를 타고 영통으로 오게 되면서 부터 일어난 일입니다.

 

수원행 가는 버스들이 늘 붐비듯이 월요일 저녁인 오늘에도 버스에 사람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더군요.

특히나 강남에서 타는 저로썬 자리에 앉아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한번 서서가면 40분은 기본으로 서서가야되죠. 무튼 오늘도 역시나 버스에 자리가 없더군요. 별수없이 그동안 쌓인 내공으로 봉에 기대어

그나마 편하게 서서 가고있었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서 뒤쪽에 한자리가 남더군요. 이때가 기회다싶어 눈치껏 빈자리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버스 뒤편 바깥쪽에 앉아있던 여성분이 굳이 바깥자리에 앉아있는 남자분을 비집고 창가 빈자리로 자리를 이동하시더라구요. 저야 뭐 바깥쪽이 더 편한지라 얼른 여자분이 앉으셨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옆자리를 보니 30대 후반정도의 남자분이 술이 많이 취하셨는지 푹 자고 계시더라구요. 아마도 술 냄새때문에 자리를 옮기지 않았나 생각하며 일단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기분좋게 가고 있었습니다.

평소같았으면 앉자마자 곯아떨어졌겠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구형 최고급 핸드폰인 햅틱2의 스토쿠 게임을 하며 가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고속도로입구를 지나칠때쯤 옆자리 아저씨가 계속 움직이시더라구요. 뭐 그냥 술도 취했고 자리도 불편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풀리지않는 스토쿠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 얼마지나지 않아 그 분이 기지개 비슷하게 팔을 올리시더라구요. 잠에서 깼나보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어께동무를 하려는지

손이 제 등 뒤로 내려오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중히 팔을 치웠습니다. 술이 많이 취해서 그런가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풀지못한 스토쿠에 다시 집중을 했습니다.

 

고속도로를 한창 달리고 있던 그때 제 왼팔에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옆자리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주무시더군요. 하지만 계속 이상한 느낌에 왼쪽팔을 보니 아저씨의 팔짱낀 손이 제 팔을 만지고 있는 겁니다. 황당해서 슬쩍 옆으로 피했죠. 무언가를 더듬는 듯 허공을 움직이는 그 아저씨의 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뭐 여기까지도 술이 많이 취해서 그런가보다 뭐 추워서 꼼지락거리다가 제 옷이 따뜻하니까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점퍼가 좀 많이 두꺼운 편이라;;

 기분이 상하진 않았지만 뭔가 찝찝한 느낌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이때까지도 술이 많이 취해서 그러는거다 라고 쿨하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록 중반쯤 지났을때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한참 풀리지 않는 스토쿠에 무슨 번호를 넣을까 고민하던 찰나 왠 낯선이의 손이 제 허벅지를 떡하니 잡는것이었습니다. 황당 그 자체였죠.

이건 뭐지? 뭐하자는 시츄에이션? 변태? 난 남잔데? 그 순간에 참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우선 그 아저씨 손목을 꽉 쥐었습니다.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고 하니 일종의 무언의 압박인 셈이였죠. 그리고선 팔을 치웠습니다. 그리곤 아저씨를 쳐다봤습니다. 자고 있더군요. 머릿속엔 이거 뭐지? 라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일단 진정하고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이 아저씨 옆에 여자가 앉아있더라면? 설마 그 전에 앉아있던 여자분도? 그렇게 생각하니 욱하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깨워서라도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인기척도 없으시더군요. 어깨를 툭치며 아저씨를 연발했습니다. 살짝 눈을 뜨시길래 술 많이 드셨냐고 물어보고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또 눈을 감고 잠을 자더군요. 그 순간.. 전 술 취한 사람이 기억도 못하는거 같은데 혼자 괜히 민감하게 반응한거 같아서 민망한 생각마저 들더군요. 너무도 태연한 아저씨의 모습에 내가 잘못생각한걸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이건 아닌거 같아서 이따 내릴때 정신차리면 그때라도 얘기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참았습니다. 술 취한사람한테 백날 얘기해봤자 벽보고 얘기하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는 걸 알기때문에..

 

한참을 달려 수원에 톨게이트에 도착할 즘 어느정도 안정이되서 다시 스토쿠를 하고 있었죠. 그 순간 그 아저씨가 손바닥으로 제 무릎을 토닥토닥 정확히 두번을 치는 겁니다. 황당해서 아저씨를 쳐다보는 순간 다시 아무일 없단듯이 자고 있더라구요. 헐...뭐지? 왠지 농락당한 기분이 들더군요. 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진짜 한마디 해야겠군. 아무리 술취해도 이건아니지 라고 생각하며 진짜 시비가 붙는 한이 있어도 정신차리면 술버릇에 대해 얘기해야겠다 다짐을 했습니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첫 정류장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갑자기 옆에 있던 아저씨가 아무일 없다는 듯이 깨더니 성에가 낀 창문을 쓱 딱더니 어디쯤 왔는지 두리번 거리더니 바로 잠드는 겁니다.

전혀 술 취한 사람 같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에 몇정거장 지나지않아 안내방송을 듣자

일어나더니 내리려고 하더군요. 일단 술이 많이 취한 사람이니 바깥쪽에 앉아 있는 제가 일어나서 비켰습니다. 이제 제가 하려던 말을 하려던 그 때 그 아저씨가 술하나 안마신것처럼 움직이는 버스에서 잘만 걸어가시 더군요. 순간 제 머릿속이 멍..해지더군요.........해골 * 백만개정도......너무 어이가 없더군요....

어쩜 저렇게 태연하게 아무일 없다는 듯이 멀쩡한 걸음으로........정말 버스에서 내리는 그 아저씨를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마음같아선 그 전에 사람들 있는데서 망신이라도 주고 싶었지만 왼손가락에 낀

반지며... 술이 취한건지 멀쩡한건지 계속 헷갈리게 하는 그 아저씨 태도때문에 주져했던게 실수였단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아저씨가 술이 취한건지 취한척한건지 결론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오늘 경험했던 황당한 일은 여기까지 입니다.

 

원래 이런거 쓰는 성격이 아닌데 혹시나 이런 유사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정노선을 얘기했으니 이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저도 5100번을 이용하는 남자로써 다른 분들에겐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남자기에 제 얼굴에 침뱉기격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하고싶은 말은 대다수의 남자가 아닌 극소수의 남자분들이 남자라는 이름에 먹칠하는 거 같아서 안타까워서 쓰게 됬습니다. 특히 연말이라 술자리들 많으신 거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평생 마실 술인데 그렇게 인사불성되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줘서 되겠습니까?  오늘 참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일을 껶었지만 한 편으로 그 자리에 여자분이 아닌 제가 앉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남자고 별 대수롭지 않게 똥 밟았다 여기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만약 여자분이 저와 같은 일을 겪었을때 받은 상처를 생각하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추천수6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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