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보는데요
너무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에 올려봅니다
저는 목욕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항상 새벽6시에 오픈하는데 손님이 이 시간대에는 잘 안와요
그래서 어느날과 다름없이 옷 푹 껴입고 영화한편 보면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때 여성 한분이 오십니다
들어가시면서 물어보시더군요
세신하시는분 ( 여기서 세신이란 때 미시는분을 말합니다 ) 언제쯤 오시는지 물어보시더라구요
뭐 보통 8시쯤 출근하는걸로 기억해서 8시쯤 온다고 말씀드리니 덤덤하게 들어가시더군요
저도 뭐 평소처럼 영화나 계속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내선전화(목욕탕 프론트 여탕간 이어져있는 내선 전화기)가 울리길래
뭐지? 하고 받아보니.. ㄷㄷ.. 그 여성분이셨습니다
아차아차 하고 시계를 보니 8시 10분..
세신언니 언제쯤 오는지 귀엽게 물어보더군요
곧 오실것 같다 뭐 대충 이런내용으로 답변 드리고
눈이 와서 조금 늦으시는것 같으니
바쁘시면 제가 환불해드리는쪽으로 하시고
여유있으시면 조금 기다려보시는게 어떨가요 하고 말씀드리니
9시까지 출근해야 된다고 하시길래
그럼 10분정도만 기다려보다가 안되면 환불 해드리는쪽으로 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알겠다고 하셔서
다시 또 영화감상 하는데..
아 자꾸 그분이 생각나는겁니다 ㅋㅋ
이때부터 시작임..
순간 두뇌가 김연아씨가 회전 하듯이 빙글빙글 돌더니
마시려고 사왔던 티오피.. 아메리카노에 시선이 갔습니다..
엄청난 고민을 했습니다..
제 나이 24..
그 여성분이 자꾸 머리속에 맴도는 겁니다..
떠나지를 않으셔요..
티오피를 만져보니 다 식었더군요..
그래서 낼름 온풍기에 앞에서 티오피를 가열하기 시작합니다 ㅋㅋㅋ
교대시간이 9시니깐.. 9시까지 출근한다고 하셨으니
세신분 안오시면 환불 해드리면서 미안한 마음과 사심 가득 담았어요 하면서
건내드리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 ㅋㅋㅋㅋㅋ
그렇게 초조하게 1분1초 지나가고 ..
기대는 부풀어만 가면서 설레이더군요 ㅋㅋ
얼마만에 설레이는건지 ㅋㅋㅋㅋㅋ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있는 24년 살아오면서
설레인적은 거의 없었는데..
미치도록 설레이더군요..
저는 여태까지 제 심장이 고장난줄 알았는데
오늘보니 자연치유 된것 같더군요 ..
그렇게 기다리는데..
이게 왠일?
9시가 다 되가도록 안나오시는 거에요..
아 .. 9시에 교대인데.. 그럼 못마주치는데.. 아 젠장젠장 하는데..
드디어 9시..
교대자분은 오시고..
교대하게 되었습니다..
씁쓸한 마음에 .. 편의점가서 초코바 하나 사먹고 올라왔는데
교대자분이 할일이 있으시다고 프론트 좀 봐달라고 하시더군요
아싸! 땡큐! 하고 그 여자분을 기다렸습니다 ㅋㅋ
나오기만 해봐랔ㅋㅋ 하면서..
9시 10분쯤 드디어 나오시더군요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입이 천근만근 ㅋㅋㅋㅋㅋㅋㅋㅋ
입이 안열리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 죄송해요.. 이거..
하면서 커피랑 환불해드릴 돈을 건내드렸습니다..
아니라고 하시길래
커피든 손을 쭉 더 내미니깐
받아주시더군요 .. ( 사실 제 팔이 좀 깁니다 ㅋㅋ )
원래 계획은 .. 이 타이밍에 사심 가득 담아 드렸는데
기분 상하신게 안풀리셨으면
제가 밥 한번 사겠습니다 하면서 연락처를 묻는거였는데...
야속하게도 제 입은 열리지도 않고
제 눈은 컴퓨터 모니터에 고정..
뇌는 눈과 입 보고
여자분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라고 자꾸만 신호를 보내는데..
이 뭐 병..
눈과 입이 고장난것처럼 말을 안듣더군요..
그렇게 그 여자분은 가시고
그래.. 뭐.. 인연이 있으면 또 볼 기회가 있겠지 하면서
가만히 멍 때리고 있다가
아! 안되겠다
이대로 보내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가 될것 같다!
교대자분에게 프론트 봐주세요! 하고
후다닥 내려가봤습니다
역시나 안계시더군요..
쓸쓸히 다시 돌아오는데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아직도 그 여자분 생각하면 웃음도 나고 콩닥 거리기도 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들이 솟아나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혹시나 하고 여기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오늘 이른아침에 목욕탕에 때 밀러 오셨다가 때 못밀고 가신 여성분..
대한민국에 많지는 않을거라고 생각되요
혹시라도 본인이라고 생각되시면
이 글 보고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우리 꼭 한번 밥 먹읍시다!
남자친구 있으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뭐 연애하자는것도 아니고
추근덕 추근덕 찝쩍찝쩍 거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알고라도 지냅시다!
지금 당신이 애인이 있건 없건
당장이건 나중이건
꼭 한번 같이 밥이라도 먹어요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렇게 올립니다..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서 ㅋㅋ
뭐 글에 두서도 없고 하지만
넓은아량으로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감정 얼마나 더 느껴보겠습니까..
지금이라도 후회하고 이렇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글 올려봅니다
좋은하루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