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휴대폰에는 장례식장 사진과 사망신고 하며 반납한 주민등록증 사진 등 소중한 자료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12월 11일 토요일 밤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숙취해소제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라면 시식대 위에 휴대폰을 올려 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편의점 CCTV 확인 결과, 컵라면을 먹으러 온 학생이 가지고 갔고,
도난 다음 날부터 밤마다 강남역 주변을 돌아다녔으나 범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접속한 때가 23시 34분,
위치는 신논현역 2번 출구 116m 부근으로 나왔고,
전원은 계속 꺼져 있는 상태(USIM을 뺀 것 같습니다.)입니다.
'사람'이라면,
그런 사진이 들어있는 휴대폰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강남 NB클럽 옆 '바이더웨이' 앞문으로 범인이 들어옵니다.
책가방을 멘 학생(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추정됩니다.
노란색 후드 집업을 손에 들고 계산대 앞을 지나갑니다.
추운 날씨에 저 옷은 왜 입지 않고 들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의문입니다.
엎드려 있는 저를 바라봅니다.
육개장 사발면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섰습니다.
현금으로 계산합니다.
컵라면을 먹기 위해 저의 오른쪽으로 다가옵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둘러봅니다.
자신의 휴대폰을 만집니다. 전화가 왔나 봅니다.
오른손으로 전화를 받고, 쓰레기를 왼손에 쥡니다.
왼손으로 쓰레기를 버리려 하였으나
왼손을 라면 시식대 위로 올립니다.
왼손으로 아이폰4를 집습니다.
집고 있습니다.
게걸음으로 저의 오른쪽으로 돌아오려 합니다.
수고하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의 오른쪽으로 돌아온 뒤, 바로 전화를 끊습니다.
제 쪽을 응시합니다.
아까 버리지 않은 쓰레기를 이제 버립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국물까지 다 먹고 쓰레기를 버립니다.
추운 날씨에 노란색 후드 집업을 입지 않고 뒷문으로 나갑니다.
연락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