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되어 새로 만난 친구들과 친해지기 시작할 때, 처음 회사에 들어가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할 때, 그리고 어느 늦은 밤 친한 친구와 아주 사소한 얘기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 새울 때, 우리는 종종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리고 그 주제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가 되거나, 혹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이야기 등 수많은 이야깃 거리가 영화와 관련된 주제로 올라오곤 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상대방에게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꺼내곤 하는데, 이 질문에 바로 답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질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네 생에 최고의 영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네 생에 최고의 영화는 무엇이냐?" 이 질문에 왜 사람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영화를 볼 때 자연스럽게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되고,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해당 영화를 좋은 영화, 나쁜 영화로 구분하게 된다. 이 단계까지는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좋은 영화를 추천하고나면 사람들은 쉽게 그에 대해 맞장구를 치곤한다. 하지만 좋은 영화라고 느꼈던 수많은 영화들에 대해서 우선 순위를 매기는 일이란 따로 시간을 내어 해야하는 일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굳이 그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네 생에 최고의 영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칭 몽상가요, 타칭 쓸데없는 생각 많이하기로 소문나 있는 나는 아니나다를까, 평소에도 내 생에 있어 최고의 영화를 항상 생각해왔는지라, 그 누가 언제라도 "송명섭! 너 생에 최고의 영화를 1위부터 10위까지 뽑아봐라!" 라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 영화들을 소개하려 한다. 영화 평론가도 아닌, 일개 아마추어가 꼽는 순위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너그럽게 봐주기를 바란다.
한가지 더, 영화를 꼽은 기준은 바로,
'영화를 보고 마지막에 일어나는 그 순간, 받은 감동의 크기' 이다.
1. 시네마 천국(1989년)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주연: 자끄 페렝, 브리지트 포시, 필립 느와레, 살바토레 카스치오
내 생에 최고의 영화 1위를 꼽는다면, 난 주저없이 시네마 천국을 꼽을 수 있다. 이 영화가 내게 차지하는 의미는,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진실한 사랑을 해본적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만큼이나 큰 의미를 갖는다. 시네마 천국을 보기 전, 내겐 수많은 좋은 영화들이 있었지만 최고의 영화는 없었다. 이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내 생에 최고의 영화를 꼽을 수 있는만큼 이 영화는 내게 있어 소중하다.
꿈, 우정, 사랑, 인생, 그리고 오래된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최고의 영화 시네마 천국을 내 생에 최고의 영화로 꼽고 싶다.
아직도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런 완벽한 결말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라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2. 쉰들러 리스트(1994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리암 니슨, 벤 킹슬리, 랠프 파인즈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인류 최대의 비극이 오늘날 우리에겐 위대한 명작을 선물해주는 '창작의 원천'이라면 그건 지나친 아이러니일까. '피아니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등 유태인 학살을 다룬 수많은 명작들이 있지만 그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은 바로 쉰들러 리스트라고 생각한다.
오스카 쉰들러라는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살아날 수 있었던 수많은 생명들. 그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스필버그 최대의 명작. 그리고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은 그 감동의 크기를 더할 뿐이다.
3. 아바타(2009년)
감독: 제임스 카메룬
주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어떤 영화의 문구는 이 영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에서 그치지 않고 자연과 인간은 물론 생명과 생명, 그리고 지구와 우주라는 주제로까지 나아간 영화.
타이타닉으로 자신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갱신하며, 이렇게 훌륭한 영화를 선물해 준 제임스 카메룬 감독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마지막 "I see you" 라는 대사는 결코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4. 딥 임팩트(1998년)
감독: 미미 레더
주연: 로버트 듀발, 티아 레오니, 일라이저 우드, 모건 프리먼
당시 나는 14살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당시 일산에는 단 하나의 영화관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잠실 롯데월드까지 2시간에 걸쳐 찾아갔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당시에는 예매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영화를 보기 위해 4시간을 혼자 기다렸고 돌아오는데도 2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점도 있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 아버지를 용서하는 딸, 불신하던 노장을 믿고 하나되는 선원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방주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소년 등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에피소드들을 사랑한다.
내가 지금껏 영화관에서 보았던 수많은 영화 들 중, 영화 상영이 종료한 후 모든 관객이 기립 박수를 친 유일한 영화.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까지도 영화 속에서 소년이 발견한 행성 이름인 울프 비더만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소년이 일라이저 우드였다는 사실이다.
5. 브레이브 하트(1995년)
감독: 멜깁슨
주연: 멜깁슨, 소피 마르소, 페트릭 맥구한
개인적으로 작품의 주제를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곤 하는 멜 깁슨식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만큼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싸운다는 이색적인 주제에서부터, 정치, 사랑, 배신, 용기, 그리고 자유의 중요성 등 수많은 주제들이 아주 조화롭게 영화 안에 잘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멜 깁슨의 대사 때 느낀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생생하다. 그 때 흘린 뜨거운 눈물은, 억지 감동을 짜내기 위해 만들어 낸 수많은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눈물은 한 인간, 한 국가에 있어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눈물이기 때문에..
한가지 더, 라 붐에서 어린 시절 소피 마르소의 최고의 미모를 보았다면, 브레이브 하트에서는 성장한 소피 마르소의 최고의 미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6. 레옹(1994년)
감독: 뤽 베송
주연: 장 르노, 나탈리 포트만, 게리 올드만
이 영화를 생에 최고의 영화로 꼽는데 있어 토를 달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직도 장 르노를 '레옹'으로, 나탈리 포트만을 '마틸다'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임팩트가 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있어 처음 볼 때와 두번째 볼 때가 다르듯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영화 또한 처음 볼 때와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볼 때가 다른데, 레옹은 매 번 볼 때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들은 일반적인 영화에서처럼 복선을 암시하는 소품같은 것들이 아닌, 바로 '대사'이다. 바로 레옹의 모든 대사들은 하나같이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존재만으로 삶에 의미가 되어주는 레옹의 화분이 훗날 케스트 어웨이의 '윌슨'의 모티브가 된 것처럼 레옹에 등장하는 수많은 메타포들은 훗날 영화 역사에 있어 수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아직까지 마틸다와 레옹의 이뤄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을 기억하는 것은.. 그 둘 모두가 서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둘에겐 일반적인 사람들이 갈구하는 꿈, 가족, 일 같은 것들은 사치에 불과하고, 서로의 존재만이 삶에 있어서 유일한 의미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까지도 그 둘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7.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4년)
감독: 이누도 잇신
주연: 이케와키 치즈루, 츠마부키 사토시, 우에노 주리
이미 다이어리, 게시판, 사진첩 등에서 수없이 소개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휠체어를 탄 소녀가 어느날 내게 찾아왔다' 라는 작품 인트로가 보여주 듯, 어떻게 이런 소재를 생각해낼 수 있었을까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영화.
이 영화를 본 후, 본격적으로 일본 영화들을 찾아서 보게 되게되었고,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사랑에 대한 프레임을 확 바꾸어 놓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물고기 호텔에서의 조제의 대사를 기억하지만, 난 처음 츠네오에게 조심스레 곤약을 건네주던 조제의 뒷 모습과 항상 츠네오에게 명령하듯 말하면서도 츠네오가 거절했을 때의 두려움이 묻어있는 조제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또한 조제가 처음으로 보게 된 바다의 모습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은데, 그것은 '노킹 온 헤븐스 도어'에서의 두 주인공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처음으로 보는 바다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 사실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조제와 노킹 온 헤븐스 도어에서의 두 주인공이 보는 바다는 바로 '이상'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제가 보는 바다가 평범하고 조용한 바다가 아닌, 보라카이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연녹색 바다였다면, 조제는 더 이상 조제가 아닐 것이다.
8. 쉬리(1999년)
감독: 강제규
주연: 한석규, 김윤진, 최민식, 송강호
일본 영화에서 조제를 생에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면, 한국에도 그에 뒤지지 않는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다. (물론, 서로 정서는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사실 한국 영화에서 작품성, 소재의 참신함, 연기력, 재미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최고의 작품 하나를 뽑는다면 '올드보이'를 뛰어넘는 작품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리를 내 생에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는 이유는, 바로 쉬리를 전후로 한국 영화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쉬리 이전의 한국 영화는 뻔한 러브 스토리, 저질 코미디 등이 주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지만, 쉬리를 기점으로 국내 영화산업에도 탄탄한 플롯, 개성있는 인물 그리고 블록 버스터라는 개념이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또한 쉬리가 올드보이보다 더 정감이 가는 이유는, 쉬리에는 올드보이에겐 없는 한방이 있기 때문이다. 난 올드보이에 대해 떠올릴 때 15년간의 감금, 군만두, 가로 형식으로 촬영한 전투 장면, 근친상간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산발적으로 기억한다. 반면 쉬리를 떠올렸을 때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총에 맞는 순간, 그를 향해 돌아보는 이명현의 눈빛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Rain'을 배경으로 한 그 슬픈 눈빛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열거한 모든 영화들은 모두 그 한방을 갖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유대인 학살이라는 인류사의 비극이 서양의 매마르지 않는 소재가 되고있다면, 한국에는 분단이라는 비극이 역설적으로 매력 넘치는 소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어쩌면 '비극'의 슬픈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9. 터미네이터2(1991년)
감독: 제임스 카메룬
주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턴, 로버트 패트릭
"I will be back" 라는 명언을 남기고 T101이 떠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다릴 정도로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감동은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영화의 CG 장면들은 터미네이터2가 개봉 당시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오늘 날로 비유하자면, 트렌스포머의 놀라운 CG에 탄탄한 플롯이 첨가되어 마지막 순간 진한 감동을 준다면 그에 견줄 수 있을까.
아무튼 제임스 카메룬은 대부2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전편에 이은 완벽한 속편을 만들어 내며, 2번이나 생에 최고 영화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였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싶은 말은 터미네이터2 이후의 속편들은 절대 보지 말라는 말 뿐이다.
10.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6년)
감독: 마이크 피기스
주연: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만약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당신도 그 유명한 누구처럼 한 그루의 사과를 심을 것인가? 만일 내 삶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면?
생의 마지막 순간 라스베가스로 떠난 한 남자와 하루하루가 생의 마지막 순간과도 같았던 한 여자의 사랑을 다룬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레옹에서 마틸다와 레옹의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처럼, 이 둘의 사랑 역시 서로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서로에겐 무의미 하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린 시절 방황하던 내게 수많은 의미를 남겨준 소중한 영화이기도 하며, 아직까지도 아름다운 엘리자베스 슈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여기까지가 내가 꼽은 생애 최고의 영화 10위 까지의 순위이다. 사실 3위까지는 순위를 매길 수 있었으나, 그 이후로는 순위를 매길 수가 없었다. (내가 뭐 일일이 모든 영화를 항목 별로 나눠서 점수를 매긴 것도 아니고 말이다!) 순위라기 보다는 번호 정도로 생각하고 보면 더 수월할 것 같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스크롤를 꽤나 내리며 지루하다고 느낄 시간이니만큼, 글을 적는 난 벌써 5시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소개하고 싶은 영화들이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글을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죽은 시인의 사회(1990년)
감독: 피터 위어
주연: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카르페 디엠'이라는 불멸의 대사를 남겨준 영화.
처음 볼 때보다 두번째 볼 때가 더 큰 감동을 준 몇 안되는 소중한 영화이다.
아직까지도, "captain, oh my captain"이라고 외치는 마지막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에단 호크가 이 영화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에단 호크는 무려 3번이나 이 글에 소개되게 된다!
비포 선라이즈(1996년)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주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만약 질문이 "네 생애 최고의 영화가 무엇이냐?"가 아닌 "네 생에 최고의 로맨스 영화는 무엇이냐?" 였다면 두말없이 1위로 꼽았을 영화.
이 영화를 설명할 때 로맨스라는 단어를 빼곤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로맨스로 가득차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대사들이 아름다운 시로 가득 차 있으며, 더 놀라운 사실은 주연 배우들이 자신들의 대사를 직접 썼다는 사실이다.
또한 내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 소중한 영화이기도 하다.
위대한 유산(1998년)
감독: 알폰소 쿠아론
주연: 기네스 페틀로, 에단 호크, 랭크 아자리아
어린 시절 내게 기네스 페틀로를 최고의 여배우로 선사해 준 영화.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시적 분위기로 가득 차 있으며, 아직까지도 그녀의 녹색 자켓과 분수대는 잊혀지지 않는다.
500일의 썸머에서 썸머가 이유없이 톰을 떠났 듯이, 기네스 페틀로 또한 이유없이 에단 호크를 떠나는데 26살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닐까?
바닐라 스카이(2001년)
감독: 캐머런 크로우
주연: 탐 크루즈, 페널로페 크루즈, 캐머런 디아즈
17살이라는 정서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시절, 서울로 이사 간 륜이와 명동에서 만나 보았던 영화.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의 리메이크 작으로서, 개봉 당시 국내 평론가들로부터 오픈 유어 아이즈의 느낌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잊혀지지 않는 영화 중 하나이다.
누구나 진실한 사랑을 꿈꾸어 보지 않았을까. 그냥 말로만 하는 진실한 사랑이 아닌, 그 사람의 장애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정말로 '진실한' 사랑 말이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그 '진실한 사랑'을 찾아 환상으로 찾아 간 탐 크루즈의 슬픈 사랑 이야기 '바닐라 스카이'
아직도 환상 속 에서 바닐라 색 하늘을 뒤로하고, 페널로페 크루즈가 탐 크루즈에게 했던 대사가 잊혀지지 않는다.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할거야. 환상 속이 아닌 현실 세계였어도 당신을 사랑했을 거야.."
그 말 한마디에 탐 크루즈는 후회없이 자신의 생을 마칠 수 있다.
굿바이(2008년)
감독: 타키타 요지로
주연: 히로스에 료코, 모토키 마사히로, 야마자키 츠토무, 요 키미코
2008년 일본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모든 사람이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동시에 가장 낮설어하는 죽음을 감독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한 염습사라는 직업을 통해 평소 우리가 갖고 있던 직업관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영화이다.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담당하였는데, 그는 엔리오 모리꼬네와 더불어 음악 감독이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총 15편의 영화들을 소개하였다. 누군가가 내가 추천하고 꼽은 영화를 별로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른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나는 다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번 쯤 내가 느꼈던 그 때의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 생에 최고의 영화 10편'이라는 거창한 제목까지 붙여가며 이 글을 적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내게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냐고 묻는다면 난 이렇게 답하고 싶다.
'내가 알고있는 소중한 것들을 그대와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정리하며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말하자면, 내가 꼽은 15편의 영화 중 단 2편을 제외한 13편 모두가 2000년 이전의 영화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영화 산업에서 CG를 이용한 요소는 나날이 발전했을지라도, 스토리를 비롯한 플롯, 대사 등 기본적인 요소들은 더디게 발전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나는 하루가 다르게 영화값을 올리면서도 1,000만 관객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영화 관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인간의 가슴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라고. 그러면 관객은 다시 영화관을 찾을 것이라고. 자신의 가슴을 울릴 수만 있으면, 9,000원이 아닌 90,000원의 금액도 아깝지 않게 지불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