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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귀신이야기 - [1]

|2011.01.02 10:46
조회 1,027 |추천 4

 

 

안녕하세요. 여러분 모두 굿모닝 입니다.처음으로 톡을 쓰네요.

몇일 전부터 네이트 판 글을 읽기시작하다가,

귀신과 관련된 톡을 읽고, 예전에 귀신을 봤던 경험이 떠올라서요.

글 솜씨가 없어 음심체 안쓰고 그냥 일반 소설 쓰듯 써 내려가겠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아직도 그 때 생각이 나서 소름이 돋네요.

그럼 스타트-.

 

 


 

 

때는 지금으로부터 9년전, 내가 중학생 때 이야기이다.

아버지 회사일로 4살 때 부터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엄마 건강이 안 좋아지셔

일본사람과 국제 결혼을 한 큰이모가 살고 있는 치바현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일본에는 수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지만,

의지하기에는 당연히 남보다는 가족이 더 좋겠지 싶었고,

무엇보다도 건강을 위해 조금은 도심보다 공기가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기 위함이었다.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홀로 도쿄에 남으시고

모녀 둘이서 짐을 꾸려 치바현으로 내려갔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타지 생활로 맞벌이를 하시며 지칠대로 지쳐있었던

엄마께 휴식이 필요한 때였다.

 

치바현은 한국에서 말하자면 인천쯤 되는 곳으로

도쿄(한국의 서울) 못지 않게 대도시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사를 간 곳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변두리쯤 되는 곳으로

밤이면 벌레들 소리 말고는 차 소리 하나 안들리는 조용한 곳이었다.

사실상 시골이나 다름없었다.

 

일본은 집 크기가 작기로 유명하고,

도쿄에는 고층 아파트들만 즐비하지만

치바현은 단독주택, 복층 아바트들이 주로 많았고

우리가 거주하게 된 곳은 큰 길에서

골목으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하고 있는 2층 아파트였다.

연노란색 빛 벽에 적색 지붕이 달린 아파트로 1층에서 2층까지

모두 4가구가 살 수 있었고 1층 왼쪽 방에 집주인이 살고

그 바로 윗층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나머지 2방은 모두 빈방이었다.

1층부터 2층까지는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고,

여지껏 살던 아파트와는 달리 아기자기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나름 마음에 드는 집이었다.

무엇보다도 도쿄보다는 이쪽이 집세가 쌌기 때문에

방도 많고 집이 넓은 탓도 있었다.

 

여름에 이사와 이곳 생활에 적응을 하는 사이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고 우리집 안방에는 ‘코타츠’ 라는 물건이 자리잡게 되었다.

‘코타츠’란 전기 식탁 같은 것으로 식탁 위에 이불이 씌워져 있어,

그 이불 위에 판이 하나 올려져 있다.

안에는 전기 난로가 설치되어 있어,

코드를 연결하여 스위치를 키면 이불이 씌워진 식탁 천장에서 난로가 켜지고,

이불안에 어느정도 열이 충전되면 저절로 난로가 꺼졌다가

온기가 식을 때 쯔음 다시 켜지는 그런 가전제품이다.

일본 가정집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오죽하면 겨울에는 코타츠에 귤이라고 할 정도로

한 가정에 하나 쯤은 있는 물건이다.

 

코타츠의 장점은 식탁겸 난로이기 때문에

따뜻한 이불 안에 발을 넣고 밥을 먹을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심지어 그대로 드러누워 잘 수도 있다.

물론 알아서 꺼졌다 켜지기 때문에 전기요금도 절약된다.

아무튼 우리 모녀는 코타츠에서 TV도 보고 식사도 하고

줄곧 그대로 잠이들기도 하였는데,

바닥에 아무리 이불이 깔려있다 할지언정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뻐근한건 어쩔 수가 없었다.

또한 전기장판이 아무리 따뜻해도 피부가 건조해 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고,

사실 자는 내내 전자파를 흡수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조금 춥더라도 침대에서 자는 것이 바람직했다.

 

하루는 엄마와 집에서 좀 떨어진 대형슈퍼에서 이것저것 장을 보고 돌아와 많이 피곤하였다.

며칠을 코타츠에서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온 몸이 여기저기 배겨서

젊은 나이에 뼈에서 꼬독 꼬독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자기 전 벚꽃 향 입욕제로 목욕을 마친 후 나른해진 몸을

습관적으로 코타츠 안에 쑤셔 넣었는데 엄마께서

침대 나두고 우리는 왜 허구헛날 바닥에서 자냐며

피곤을 제대로 풀려면 잠자리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였다.

 

그렇다 우리 집에는 침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침대방에서는 잠을 자지 않게 되었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방 안에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안 좋은 방이라는게 있다.

그것이 우리 집 침실이었다.

다른 방 보다도 유난히 기온이 낮게 느껴지는 방이었고,

어느새 날도 추워지니까 침실이라기 보다는 옷방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 날 만큼은 엄마의 제안에 따라 침실에서 자기로 하였고

평소에 친구처럼 친한 모녀는 사이좋게 한 이불 덮고 침대 위에서 잠을 청했다.

 

머리맡 위에는 옷장이 있었고 침대 오른편에는 흰 색 벽으로

발 쪽에는 창문이 하나 있다.

 잠버릇이 좋지 않아 대부분 벽쪽에서 자게 되는데,

그 날 따라 막혀 있는 벽이 답답하게 느껴져

엄마께서 벽쪽에서 주무시고 나는 바깥쪽에서 자게 되었다.

 

피곤함에 뒤척이지도 않고 곧바로 잠이 들었는데

한참을 자다가 쌩뚱맞게 잠에서 깨고 말았다.

나로서는 정말로 희귀한 일이었다.

아침에 학교 갈 때에는 알람 시계 세 개를 맞춰나도 소리를 못듣고,

한 번자면 시체처럼 자기 때문에 자다가 새벽에 깬다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잠에서는 깨어났지만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이상한 소리만 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다시 잠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꿈 속으로 돌아가려는 나를 거슬리게 하는 소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람소리 같기도하고 고양이 울음소리 같기도 한 괴상한 소리였다.

처음에는 바람이 쌔게 불어서 나는 소리겠거니 했다.

그러나 점점 소리가 커지더니 고양이 울음소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밖에서 길고양이들이 싸우나?’


이미 잠에서 깨어버린 내 청각은 소리를 좀더 자세하게 들으려 민감해져 있었고,

소리가 나는 위치를 찾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자세 그대로, 침대에 누운 채 귀를 귀울여 보았지만

소리는 창문 쪽에서부터 나는 것이 아니었다.

침대 한 쪽이 붙어있는 ‘벽’ 쪽에서 나는 것 같았다.

에이 설마, 옆 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데,

설마 설마 하는 사이에 내 마음 속에서 공포는 커져만 갔고,

소리는 더 이상 무시 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었다.

이제 그 기이한 소리는 애기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귀신일까. 귀신의 소리일까.

과거에도 귀신을 몇 번 본 경험이 있었지만 찰나의 순간이었고,

귀신의 소리를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애기 귀신이라니, 그런데 왜 하필 벽에서부터 소리가 나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불안함은 점점 증폭하고 있었다.

눈을 감을 수도 그대로 뜨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귀신이 다가오고 있다면,

내 몸이 빛나고 있는 그런 상상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일종의 내 몸을 지키는 바리케이트 같은 것 말이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방에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체감으로는 30분은 지난 것만 같았다.

창문에 커튼도 쳐 있지 않는데 빛줄기 하나 없이 캄캄한 방 안은

아직 한밤중임을 말하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잠이 들기에

내 몸은 이미 긴장할 대로 긴장하고 있었고 잠은 깬지 오래였다.

식은 땀 때문인지 몸이 점점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문득 옆에서 자고 있을 엄마, 우리 엄마를 깨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생도 무서울 땐 어쩔 수가 없다 무슨 일이 나면 엄마부터 찾는게 순서가 아닌가.

용기를 내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런데 엄마께서 하필이며 등을 지고 주무시고 계셨다.

도저히 깨울 수가 없었다.

공포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지금 등 지고 자고 있는 엄마를 깨운 순간 그 얼굴은 내가 아는 그 얼굴이 아닌

그로테스크하게 변질된 귀신일 것만 같았다. 

귀신이 내는 소리만 같은 이 괴상한 소리도

엄마께서 누워 계신 벽쪽에서 나질 않는가.

귀신이 우리 엄마한테 씌었으면 어떻하지?

나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엄마로부터 등지고 누웠다.

몸이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몇 분이 더 흘렀다.

여전히 이상한 소리는 멈추질 않고 내 귀를 괴롭혔다.

계속 이대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 일단 엄마를 깨우자.

잠꼬대라고 하기에는 너무 오랫동안 날 괴롭히고 있는 소리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잠에서 깨어난다면

소리가 멈추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몸을 일으켜 다급하게 엄마 몸을 흔들어 깨웠다.


“엄마, 엄마, 일어나. 이상한 소리들려!”


다행히 들여다본 엄마의 얼굴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고,

귀신이 씌인 것 같지도 않았다.

보통 사람이 잠을 자다가 누가 도중에 깨우면 신경이 날카로워 지기 마련인데,

우리 엄마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 성격이 그닥 좋은 편이지 않으셨다.

보통 자는 걸 깨우면 왜 깨우냐며 짜증을 부리시기 일수였다.


“....엄마, 자는데 왜그래.”

“엄마, 일어나, 이상한 소리 들린다니까.”

“......아니, 무슨소리가 들린다고...”


눈도 안뜨고 내 말에 대꾸를 하시던 엄마께서

잠시 뭘 들으시는가 싶더니,

벌떡 일어나시고 방에 불 부터 키셨다.

방 안이 환해져도 괴상한 소리는 멈추질 않았다.


“엄, 엄마 왜그래. 엄마도 들려?! 저 이상한소리 들려??!”

“가만 있어봐, 괜찮아.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그래.”


말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엄마께서는 방 밖으로 나가시더니

방 문 앞에 놓여있는 골프채를 손에 쥐으셨다.

왜 방 문 앞에 골프채가 있냐 하면은,

회사일로 아빠는 도쿄에 남으셔 여자 둘이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엄마께서 방 곳곳에 골프채를 세워둔 것이었다.

골프채 말고도 현관에는 남자 신발 하나를 놓아 두시기도 하셨다.

우연히 골프가 인생 최대 취미이신 아빠의 골프채 가방 하나가 이삿짐에 섞여 들어왔고,

올커니 하고 엄마께서 방 안에 세워둔 것이었는데,

방 곳곳에 장식품처럼 골프채가 세워져 있어 집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왜 이게 밖에 나와 있나 궁굼하기도 했었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현관에 아빠 신발이 놓여있다는 사실도

몇 달이 지나도록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참

나 자신이 무신경 한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골프채를 들고 앞장서시는 엄마와

그 상황은 몇 년 지난 지금 떠올려 보니 객관적으로 우스울 수도 있는데,

어른이 저렇게 행동할 정도니 당시 내가 들은 소리가 괴상한 소리임은 틀림 없었고,

그러한 생각 때문에 오히려 불도 키고 엄마도 깨어 있는 상황에서

불안함은 두 배로 늘어났었 던 것 같다.

조용히 현관문을 향해 골프채를 들고 걸어 나아가시는 엄마 뒤를,

엄마 옷자락을 잡고 덜덜 떨며 따라갔다.

현관문은 침실에서 나와서 바로 왼쪽에 있었다.


“너는 여기 가만히 있어. 엄마가 보고 올게.”

“아..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무슨일 있으면 어떻게! 같이 가...”


소리는 이미 들린다기 보다는 방 전체에 ‘울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께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관으로 향하셨고,

잔뜩 긴장한 엄마의 손이 현관문에 닿는 순간...

 

무슨 버튼이라도 눌린 듯이 괴상한 소리가 뚝하고 그쳤다.

그 날 그 이후 우리 모녀가 어떻게 다시 잠을 이루었는지는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절대로 그 방에서 다시 자지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내가 귀신의 소리를 들은 것은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한국으로 이사 온 지금은 정말로 한번도 귀신을 본 적이 없다.

말하자면 내가 귀신을 본 경험은 일본에서만 있었던 일이며,

귀신에 나라가 무슨상관이냐 싶기도 한데, 거짓말을 안 보태고 정말로 사실이다.

예전에 귀신이 자꾸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 많았던 시절,

지인이 해줬던 말이 생각난다.

귀신은 보이는 것 보다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위험하며,

귀신과 같은 영적 존재는 보통 어리고 순수한 시절 더 보이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어릴 때에는 귀신이 보여도 귀신과 사람의 구별이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성장을 하고 나서 후천적으로 귀신이 보이는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약한 사람일 경우가 많고, 기가 쌔거나 약한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기가 쌜 경우 귀신들이 몰려오며, 20세, 그러니까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귀신이 보이면, 평생 귀신이 보일 경우가 많다고 들은 것 같다.

예전에 주워들은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지금은 귀신이 신기하리만큼 전혀 보이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지금은 우울한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이것 말고도 이상한 일들이 몇 가지 있는데,

시간이 나면 하나 둘 올려볼까 합니다.

혹시 귀신을 보거나 이상한 꿈을 꾼 적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왠지 제가 겪은 일들을 설명해 주실 것만 같아서 ….

톡에 글 몇 개 읽다보니 실제로 귀신을 자주자주 보시는 분도 계시는 것 같더라구요.

 

여하튼 귀신 이야기는 귀신이야기고

모두모두 신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저는 이제 아침밥 먹으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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