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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작위적인 연출 때문에 심장이 멈췄다.

제상민 |2011.01.06 11:07
조회 732 |추천 1

김윤진과 박해일의 연기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아쉬울 뿐

ⓒ(주)오죤필름/(유)대결문화산업전문회, All Right Reserved


<심장이 뛴다>는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들이 나온 작품. 영화의 주인공 김윤진은 <세븐 데이즈>와 <하모니>를 연속적으로 흥행성공 시키며 흥행배우 및 연기파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그리고 박해일 역시 흥행에 상관없이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작 <이끼>가 좋은 흥행성적을 보여주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놓았다. 이렇게 믿음 가는 배우들이 두 명이나 나오는 영화였기 때문에 <심장이 뛴다>는 개봉 전 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2011년 처음 개봉하는 한국영화란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홍보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

우선 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끝까지 지킬거야", "포기할 수 없어"란 홍보문구와 두 사람의 절박한 표정을 보고 있자면, <심장이 뛴다>는 마치 스릴러영화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결코 스릴러가 아니다. 스릴러란 외피 속에 휴먼드라마가 자리 잡고 있다. 딸에 대한 애정과 엄마의 사랑이 영화에서 가장 큰 맥을 이루고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화에서 전해주는 스릴러 요소는 크지 않다. 혹시나 이 작품 선택 이유가 스릴러영화란 생각 때문이었다면 우선 한번은 더 고민을 해봐야 하는 이유다.

<심장이 뛴다>는 부유한 유치원 원장 연희(김유진)와 동네 양아치 휘도(박해일)가 대칭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게 된 계기는 바로 '심장' 때문이다. 연희에게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이 있다. 자신의 딸을 살릴 유일한 방법은 심장이식뿐이다. 문제는 이 심장이식을 위해 기증자를 찾아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이유는 그녀의 딸 혈액형이 RH-AB형이기때문. 이럴 쯤에 의식 불명에 빠진 한 여자가 들어온다. 연희는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서 저 여자의 심장이 필요하단 것을 직감한다.

동네 양아치 휘도는 잘 살고 있다고 믿었던 재혼한 엄마가 의식 불명에 빠졌단 소식을 듣는다. 휘도는 재혼하면서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믿고 있기에 원망이 크다. 그리고 돈도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생각 이상의 돈을 주겠단 제안을 한다. 단 조건은 뇌사에 빠진 엄마의 심장이식에 동의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제안을 한 사람은 연희다.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이 큰 휘도였기에 순순히 제안에 응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한다. 재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라 믿었던 엄마에 대한 진실을 알면서부터다. 이제 엄마의 심장이식에 동의했던 자신의 일을 뒤집어엎으려고 한다.

배우들이 그나마 영화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주)오죤필름/(유)대결문화산업전문회, All Right Reserved


<심장이 뛴다>는 연희와 휘도의 이야기가 엄청난 스릴감과 함께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줄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스릴러와 드라마 어느 한부분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관객들에게 휴먼드라마로서 확실한 느낌을 전해주기 위해서 큰 임팩트가 필요하다. <헬로우 고스트>가 마지막 10분의 임팩트로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은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하지만 <심장이 뛴다>에는 어떤 임팩트도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술한 이야기 구조만 눈에 들어온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은 바로 이야기 자체를 막장으로 만든 부분이다. 휘도와 연희의 대립을 신파적인 감정으로 끌고 가기 위해 선택한 것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게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억지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드는 구조를 인위적 혹은 작위적이라고 부르는데 <심장이 뛴다>에는 이런 것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이야기 얼개가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서 연희가 깡패를 데려와서 가족이란 말만으로 의식 불명 환자를 확인 절차 없이 넘겨 받고 있다. 또한 불법 장기 브로커와 함께 연희가 등장해서 난리법석을 뜨는 장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휘도의 앰뷸런스 탈취사건도 황당하다. 콘서트 갔다가 납치된 딸 역시 위험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의료 치료 없이 하루가 지나도 멀쩡하다. 여기에다 딸 아이 목숨을 건지기 위해 깡패와 장기 브로커까지 동원해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모든 불법행위를 저지른 연희가 마지막에 보여준 이율배반적인 행동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특히 연희 캐릭터는 도저히 쉽게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한다.

아무리 영화에 상상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판타지 영화가 아닌 이상, 적절한 선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하는데 이 영화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이쯤 되면 <심장이 뛴다>가 관객들에게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은 너무 빤해진다. 그나마 영화를 보고 건질 것이 있다면 약점 많은 캐릭터들이긴 하지만 성격이 살아 있는 두 배우의 연기뿐이다.

두 배우는 자신들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배우들이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어도 기초가 너무 부실한 영화 시나리오와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설정이 넘쳐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과 이야기 구조는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배우들의 힘만으로 이 작품이 수렁에서 탈출하기엔 역부족이란 의미다. 특히 김윤진의 연기는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너무 이상해서 관객들에게 비판 받을 가능성 역시 있다.

<심장이 뛴다>는 안타까운 영화다. 2011년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서 연기파 배우 두 명이 주연을 맡았기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막상 완성된 작품을 보고 있자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단 생각이 들게 한다. 제대로 된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 없이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두 배우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단적으로 이야기해도 좋을 만큼 이 작품에서 얻어갈 것이 거의 없다.

글: 크레이지Kim(필명-무비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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