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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사랑합니다. 저는 남자입니다.

|2011.01.09 05:05
조회 4,663 |추천 16

안녕하세요
저는 해외에서 유학중인 남학생입니다.
톡에 몇번 글을 써봤어도 항상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내요..

 

제목에서부터 알수 있듯이 저는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게이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어려서부터 그랬고
지금도 여자보다는 남자한테 더 끌리내요

 

게이를 혐오하시는 분들은 글 읽지마시고 조용히 뒤로 나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게이라는거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요즘 너무 힘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거든요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게되면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사랑을 고백할 수 있고
결과가 좋을수도 있고 안 좋다면 사이가 조금 멀어지는걸로 끝날 것입니다

 

하지만 게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되면
99% 이상 고백을 했다가는 사이가 멀어지는 걸로만 끝나는게 아니기 때문에
시작부터 이렇게 가슴이 아픕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것 조차 할수 없다는게 슬프고 힘들어서
안된다 포기하자 마음속으로 계속 결심하다가도
끝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1%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 사람은 저보다 4살 많은 형이에요
유학온지 얼마되지 않은..

약 삼주 전에 처음 얼굴을 보게되었고
얼굴만 알던사이로
어쩌다보니 함께 짧은 단체여행을 같이 다녀오게됬죠

 

처음봤던 날부터 관심이 갔던 사람이었는데
여행중에 생각보다 많이 친해지고 알게되니 더 끌리더군요
그때까지는 제가 이렇게까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걸 몰랐습니다

 

여행 후
소심한 성격에 인간관계도 좁은 제가
용기내어 먼저 전화걸어 같이 놀자고하고
거의 매일 붙어있다싶이 하여 이제 많이 친해지게 됬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12월31일이 되었습니다
여행같던 사람들 대부분이 모여서 술자리를 갖게되었고
기숙사에 살아 10시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는 형은
저의 집에서 자게됬습니다
(저는 하숙하고 다른 자취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형이 우리집에 오고싶다하여 우리집에 왔습니다)

 

낮부터 만나 놀았기에 둘다 피곤해서 집에 오자마자 잘줄 알았는데
의외로 둘다 잠이 안와 이런저런 나누었습니다
둘이 성격이 참 비슷한거 같다
나는 다른 형들에게 사랑받을거 같다
이런 얘기를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죠

저요? 잠 한 숨도 못잤습니다..

형이랑 한 이불 덮고 있으니까 잠이 안오더라구요
눈감고 이리저리 뒤척이다보니 얼굴에 느껴지는 바람..
눈을 떠보니 10센치 앞에있는 형의 얼굴..

그때부터 심장이 쿵쾅거려 죽겠더라구요

그런데 그때 제 왼쪽 가슴으로 올라오는 형의 손..
당황해서 3초정도 가만히 있다가
제 심장뛰는걸 들켜 창피하단 생각이들어 자세를 바꾸니
형도 자세를 바꾸더군요

 

혹시 깨어있던건가 싶어서 눈을 떠보니
형의 목에있는 동맥(?)이 제 심장과 같은 속도로 뛰더군요
그래서 한참 동안을 이 상황은 뭔가.. 싶어 또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밥먹으며 형이 말하길
어제 자다 깨어보니 서로 얼굴이 가까이에 있어서
놀랬었다 재밌었다는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런 일이 있은 후
하루는 집에서 새벽에 백지영의 그남자를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너무 내 얘기 같아서..

 

나는 그 사람과 같이 있으면 기분좋고
같이 없으면 보고싶고 목소리 듣고싶고
항상 챙겨주고 싶은데 그래서 이렇게 힘든데
내 마음을 알기나 할까하는 마음에..

 

그렇게 몇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같은 노래 반복해서 들으며
노트에 가사도 적고 이런저런 제 심경에 관한 낙서를 했습니다

 

동틀 무렵에 잠에들어 점심시간이 훌쩍 넘긴때에 일어나서는
문득 취하고싶단 생각이 들어서 아는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술마시자고 했습니다

놀라더군요 술 마시지도 못하는 녀석이 갑작스레 전화해서
슬픈목소리로 술마시자고 하니..

그 누나의 집에서 술자리를 펼쳤고
무슨일이냐고 묻는 누나의 질문에
그냥 아무말 하지 말고 술친구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술을 마셨습니다

 

술이란게 신기하게 마시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울고싶어서 취하고 싶어서 마신 술인데..

 

어떤 생각이었는지 둘이 술마시니까 재미없다며
그 형에게 전화를 걸어 오라고했습니다
집주인 누나랑 안친해서 그런지
형이 한번 빼더니만 한 십분쯤 뒤에 다시 전화오더니만
제가 술마시니까 궁금해서 가야겠다고 해서 왔습니다

 

그렇게 셋이서 술을 마시다가 파하여서
저와 형은 또 우리집에서 자게됬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저는 씻으러 화장실에 갔다 방에 들어오니
형이 컴퓨터를 하고 있더라구요

 

기숙사에서 인터넷을 못하는지라
마음껏 하다가 주무시라고 저는 먼저 자야겠다고 말하고는
잠자리에 누웠는데 형이 한마디 하더군요..
'나는 니가 하고싶은일 다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경험자로서 하는 얘기야."

 

제가 해논 낙서를 읽고 한 얘기인지..
그냥 내가 고민이 많아보여 한 얘기인지..

 

저는 그냥 웃고는 배게에 얼굴은 묻었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내가 하고싶은건 형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는건데..

 

그 전까지는 피곤해서 바로 잠들것 같았는데
형의 말을 듣고는 잠이 확깨서 그날도 오랫동안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이날도 뒤척이다 보니 전날과 같은 상황..
솔직히 이날은 제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경향도 있지만서도..
눈앞에 있는 그 형의 입술을 보고
자기전에 형이 한 말을 생각하니 이성의 끈이 끊어지려고 하더군요
'하고싶은 걸 해라..'

 

그렇게 힘든 밤이 지나 다음 날이 되 또 하루를 같이 보낸 후에
집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키니 네이트온이 자동 로그인이 되더라구요
형의 아이디로..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형의 미니홈피에 들어가서
방명록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최근것 부터 꽤 오래전것 까지..
특별한 내용은 없고 방명록에 남아있는 여자친구는 한명 밖에 없는거 같더군요
이 삼년전에 잠깐 동안 사귀었던거 같은..

 

당연한건데도 이 형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
왜 이렇게 가슴이 철컹하고 내려안던지..

 

오늘도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생각하다가
결국은 제가 먼저 전화를 걸어 형의 목소리를 들었내요..
형의 부탁을 들어줬더니
'역시 너 박에 없다'라는 말에 또 다시 가슴이 철컹..

 

형의 기숙사 사용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저도 하숙을 그만두고 같이 살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제 마음이 정리 안되서 계속해서 힘들까봐
또는 제 마음이 들켜버려 둘 사이가 어색해 질까봐
정말 두렵습니다

 

매일 밤 자기전에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내마음을 알아
자기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줬으면하는 생각을요

 

마음을 정리해서 좋은 친구로 남고 싶지만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에 희망을걸고 사랑한다 고백도 해보고싶지만
그러기엔 그 이후에 높은 확률로 다가올 아픔이
너무 클거 같아 용기가 나지를 않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마음이 답답해 쓴 두서 없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6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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