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7일, 마지막 외출.
구제역과의 전쟁 선포.
나는 2010년 12월 17일 마지막 외출을 끝으로 친구들을 만나지도, 여자친구를 만나지도 못한다.
남들의 연말과 신년은 화려하거나 또는 무기력하겠지만,
나의 하루하루는 뉴스와 인터넷의 소식, 아버지의 휴대전화 문자 신호음...구제역 확산 지역의 공문이다.
지옥이다.
내 동생만큼이나 귀한 100마리 이상의 소들을 지키기 위한 사투가 시작되었다.
'절대 출입금지','예외차량없음' 출입제한의 띠는 세상과 단절한 듯한 절박감을 주기도 한다...
백신 접종, 방역...이젠 일상이 되어 버린 생활이지만,
이웃 동네가 감염되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잠못이루는 밤을 지내고 또 지낸다.
새벽에 일어나 소들의 밥시간이 되면 잘 못먹는 소는 없나, 밤새 별일 없었나..일상적인 목장의 일이였지만 요즘은 더더욱 신경쓰이게 된다.
잘 먹어 주는 것이 하늘에 감사하고 소들의 건강함에 또 한번 감사기도를 드린다.
이 이쁜 것들을 살처분 한 농가들을 생각하면 그 분들의 마음을 일반인들 보다는 조금 더 헤아릴수 있으며 만약 우리 집도 그런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면 상상하기도 조차 싫고 눈뜨고는 지켜 볼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늦은 대책과 하늘의 재앙에 의한 이번 일은 자연에게 사람들이 너무나도 크나 큰 죄를 짓는것이라고 생각된다.
남들의 일상적인 하루와는 격이다른 작은 시골마을의 농가들의 일상은 신년부터 숨통을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과 절망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
26년 소를 키워 나와 내동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 하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아들이 헤아리긴 부족하지만 어느누구보다도 힘드신걸 알기에 나의 떨리는 긴장감을 애써 감추고 힘을 드리려 노력하고 한번 더 방역에 힘쓰며 절대 외출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농가의 위기를 보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긴 하지만 그것 또한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긴한다.
농가의 위기를 알고지내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물론 자기 일이 아니니 신경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건 나라의 일이다.
방역을 도와 달라....애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동을 자제해 달라....애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심각한 위기를 잠시나마 인식하고 농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본인들이 해줄 수있는 위로의 방법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봐준다면 정말 감사할 일이다.
인터넷 보도를 통해 접한 'L마트 미국산 쇠고기 통큰갈비 판매'
난 이 기사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방울이 맺혔다.
"너무한다..."라는 말이 말도 안되게 뱉어지며 탄식했다.
쇼핑을 하며 싸게 구입하는 좋은식재료는 요리를 공부하는 나로써도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밤새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분노를 감출 수는 없었다.
마트의 마케팅 전략은 어느 취지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축산 농가의 아들이라도 분노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이건 나라의 일이다.
이젠 마트나 고깃집, 심지어 우유까지...수입육, 수입우유가 판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소독..지겹지 않다.
외출..안하면 그만이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100여마리의 소들과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서 나는 또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한다.
2011년 새해 소망의 기도가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님,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