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봄에 처음 만나 6개월째 연애중인 1과2,
2004 아테네 올림피 폐막식이 끝날무렵 눈이 맞아 1년가 연애를 지속하고 있는 3과4
친한 두 커플이 주말을 맞아 함께 청계천에 놀러갔다.
동대문 시장에서 청계광장까지 이어지는 12km에 달하는 긴 청계천 길은
갓 복원된 연유로 인해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들 틈새를 비집고 간신히 코스를 완주해 빠져나온 네사람은 인근 커피점에
자리를 잡았다.
6개월 된 커플 A,
다리를 주물러 주려 하는 남자1(24세) 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자기 종아리를 만지며 여자2(22세) 가 말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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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아 힘들어 힘들어~~~아 뭔 가을이 이래 완전 더워 짜증나~!
1 : 와 진짜 장난 아니다 이렇게 사람 많고 길줄이야;;;
2 : 여기 얼마 안걸릴거라며! 이게 얼마 안걸리는거야? 아 짜증나
새 구두 신고와서 가뜩이나 발도 아픈데...여기 쓸려서 피나잖아!ㅠㅠ아 아퍼ㅠ
1 : 미안미안, 그러게 운동화 사준다니까 꼭 구두 사달라 해놓곤..
분명히 인터넷에선 금방 갈 것처럼 써있던데..
그래도 재밌었잖아 그치? 여기저기 볼것도 많고..
2 : 재미? 넌 이게 재밌냐??
완전 사람은 많은데 지 혼자 내 핸드백 들고 저 앞에 쑝~ 가버리고
사람들 완전 나 툭툭 치고 지나가는데 쳐다도 안보고 너때문에 아까
그 재수없는 아줌마랑 싸운거잖아!
1 :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길 터주려고 그런거지~
근데 아깐 왜 싸운거야?
2 : 아 몰라! 난 기억도 안나는데 괜히 자기가 밟혀 놓곤 나보고 막 사과하라고
짜증내고 ~ 왜 초면부터 반말이래?
내가 밟고 싶어서 밟았나? 사람 많아서 그런데 나보고 어쩌라고 완전 짜증나게..
근데 너 막 아줌마 편들더라? 어?
1 : 야야 잘못했다고 사과하자는게 그게 뭐 편드는거냐
2 : 아니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내가 왜 사과 해야되? 그리고 그럴때 넌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줘야 하는거 아냐?
1 : 편드는 거랑 사과하는거랑 같냐..
2 : 됐거든요~ 꼭 맨날 나한테만 뭐라하지?
가서 차가운거 마실거나 좀 사와!
또 진한 모카에 크림 잔뜩 얹어서 갖고 올거지? 응?
1 : 야 그래도 산걸 어떻하냐 그래서 크림도 걷어내고 와도 니가 안먹었잖아..
2 : 와 진짜..... 너 처음에 나 만났을땐
그럴때 새로 사오고 막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 하고 그랬는데 이젠 나한테
짜증도내고 ...너 왜이렇게 변했어?
1 : 아 또 그소리한다 내가 변하긴 뭘변해!?
2 : 그렇자나 지금 또 막 짜증내잖아 너 처음엔 안이랬잖아!!
요샌 진짜 맨날 인상쓰고 짜증내고 나보고만 뭐라고하고~ 아 짜증나 나 안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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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커플A 가 알콩달콩(?)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맞은편 앉아 있는
커플B 역시 남자3 (24세) 여자4(22세) 의 다리를 주물러 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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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미안 다리 많이 아팠지? 생각보다 너무 길고 사람 많네..
4 : 아냐 오빠, 오늘 날씨도 맑고 여기저기 볼 것도 많고 재밌었는걸.
카메라도 챙겨왔으면 사진 많이 찍고 좋을뻔 했는데...아야야..헤헤
3 : 에구 이럴줄 알았으면 운동화 신고오라고 할걸 그랬어
4 : 오빠가 사준 이 구두 완전 이뻐서 나 맨날 신고다녀.
막 애들이 이쁘다고 어디서 산거냐고 물어보고
나 막 오빠가 같이 쇼핑 다니면서 사준거라고 다 자랑하고 ㅋㅋ
3 : ㅎㅎ 뭐야 지난달 적자라서 비싼거 해주지도 못했는데
발은 괜찮아? 새 구두라 길들기 전까지 잘 까지잖아.
4 : 응 괜찮아 ~ 그래서 밴드도 맨날 들고다녀 ㅋㅋ
아 오빠 나 아까 마주오던 아저씨 발을 힐로 밟은거 있지ㅠㅠ 죄송해라..
3 : 아 그래 아까 그 아저씨랑 무슨 얘길 한거야 ?
난 앞에 있는라 못봤는데.
4 : 아 막 사람들이 몰려와서 오빠 뒤따라 가다가 휘청거려서
나도 모르게 옆에 지나가던 아저씨 발을 꽉 밟은거야 ㅠㅠㅠ
근데 막 죄송하다고 계속 그러니까 아저씨가 나보고 이쁜 아가씨가 밟아서
용서해준다고 웃고 가셨어 헤헤헤
3 : 으이그 조심좀 하지 발은 괜찮아 ?
4 : 그러엄~ 나 완전 튼튼한거 오빠 알잖아 그 아저씨 발등은 좀 부었을지도 모르겠네 헤헤;;ㅠㅠ
아야 오빠 나 이제 괜찮아 다리 다 풀렸어~ 팔 아프지? 내가 주물러줄까?
막 내 핸드백도 무거운데 들고다니고
3 : 뭐 별로 무겁지도 않았는걸 아야야 하지마~ 괜찮아 나 땀나서 지지야;;
4 : 에이~나는 양쪽다리 쏠랑 내밀었었는데 뭐 헤헤헤
3 : 진짜 괜찮아 가서 마실거나 좀 사올게 ㅋ 뭐 좀 마실래?
4 : 음~ 그럼 나느 오빠랑 같은거.
아메리카도 차가운걸로 진하게~ 얼음은 조금~시럽은 빼고~ 컵은 유리잔으로~ 에헴
ㅋㅋ
3 : ...내가 맨날 똑같은것만 시켰나 너그걸 어째 기억하냐-_- 좀만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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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나이차이, 똑같은 데이트 코스, 똑같은 상화들, 비슷한 성향의
남자1과 남자3....
연애 기간으로 치자면 질렸어야 할 커플은 오히려 B 쪽이었어야 했을건데
어째서 한달 뒤 헤어지는 커플은 A 였던 것일까?
여자2의 언어는 초지일관 '부정적(negative)'이었다.
"힘들어, 더워, 짜증나, 아퍼, 재수없어, 너 변했어, 비꼬기, 짜증, 화풀이 상대 등등...
반면 여자4의 언어는 거의 전부가 '긍정(Positive)'이었다.
"방긋 웃음, 괜찮아, 이쁘다, 고맙다, 칭찬하기, 상대 띄워주기, 상대의 취향 기억하기 등등..."
긍정의 힘은 상회생활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고 베스트셀러 책 제목에만 있어야
할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연애하는 남녀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다.
“정말 사랑한다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
이 한마디를 붙들고 상대에게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다 털어놓으려 하며
이 대목에서 대부분 남녀들은 자신의 속에 있는 “즐거움,행복한일,긍적적”인 것보다는 직장,
학교생활의 힘든 점, 친구끼리 싸운 거, 가정의 불화, 상대는 생각도 못하고 있던 자신의
입장에서의 섭섭한점, 화나는 점,
99가지 고마운 일을 숙스럽게 말하기 보다 1가지 잘못된 점을 먼저 강하게 어필하고,
즐거운 건 친구들과, 힘들고 눈물 나는건 내 남자 내 여자와 나누려 하다보니
자신의 연인에 대한 접근은 어느덧
자기 속의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길 바라는 해우소(근심을 해소하는 곳, 오늘날의 “화장실”의 옛말)
쯤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연인이기에 처음에는 어우르고 달래고 웃겨주고 행복하게 해주려 해본다.
그 자신도 힘든일이 많을 것이고 자기 역시도 그에 못지않는 부정적인 상황들이 사방에 널렸음에도
그러면서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스린다.
‘괜찮아 괜찮아 나 마저도 그런얘기 하면 안되지 이 사람도 지금이 가장 힘든때라 그럴거야
앞으로 나아지겠지…나아지겠지…나아..지겠지..’
그러나 부정적인 언어와 행동, 생각과 시건이 익숙한 사람은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결코
“잘못된 부분” 이라고 인식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그러한 것이 자신의 “성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에도 여전히 같은 상황, 같은 장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위의 대화에서처럼
여자2와 여자 4와 같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게 된다.
결국 그 “부정적(Negative)”인 성향은 자신이 스스로 깨닫기 전까지 시간이 지난다고 나아지기는
커녕, 거의 변할리 만무한 것이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는 상대방이었더라도 그것이 반복되고 지속되고 여전하고 끝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되면 점차 달래는 것을 포기하고, 다독이기를 멈추게 되버린다.
처음에는 달래주던 상대가 점차 달래는걸 그만두고 자신을 냅두는 것 같다고 여겨지면
부정적인 성향의 그 또는 그녀는 또다시 자신의 성향다운 생각에 빠져들고
결국 자신의 한 일은 생각도 안하고 상대가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라거나, 연애 초반과 지금이
“변했다”라는 엉뚱한 결론에 도달해버린다.
그러곤 말한다.
“이렇게 변할거면 처음부터 그렇게 잘해주지 말기 그랬니…”
물론 정말 마음이 식어서 그렇게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자신이 한몫 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못하다
사물을, 사람을, 상황을 대부분 긍적적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건
아무리 천사의 날개를 달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세상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 커보이게 마련이고
그것이 자신에게 해라도 끼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저 보여지는 것(see)이 아니고 보려해야(look)하는 부분이다 .
그러한 부분이 바로
그, 그리고 그녀를 더 사랑하고 상대에게서 더 사랑받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다.
당신은 오늘도 그 그리고 그녀에게
부정의 말, 부정의 행동, 부정의 시선으로 상대의 마음을 또한번 지치게 만든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