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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에 대한 오해

빠라밤 |2011.01.15 16:47
조회 978 |추천 8

-이 글은 택배에 대한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쓰는 글입니다.

  너무 나쁘게 보지 마시고 그냥 '그럴 수도 있구나'하고 읽어주세요.

 

 

저는 방학에 때때로 택배알바를 했던 학생입니다.

 

제가 택배물건 하나를 나르는데 받는 돈은 600원이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나르면서 측정해본 결과 한 시간에 나르는 택배물의 개수는 평균 20개 정도로

이것도 제가 점심 저녁 다 굶으면서 나른 갯수를 시간으로 나눈 것입니다.)

 

택배를 나르다보면 도는 동네의 순서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주로 낮시간에 가게 되는 집에는 아무도 안 계실 때가 다반사에요. 그래서 전화를 드리면 '내가 지금 회산데 왜 지금 와서 그러냐. 내가 있을 때 와라.'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물론 집에 계실 때 받으시는 분 손에 직접 건내드린다면 배달하는 입장에서도 안심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하루에 택배 받으시는 분이 백여분이 넘고, 그분들 한 분 한 분의 사정을 다 감안해가며 택배를 나르는 것은 무리입니다. 택배는 퀵서비스가 아니잖아요. 한 분 사정에 맞추면 그 다음에 받으시는 분들께는 배달이 지연됩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전화를 드리기도 하는데(전화 요금, 회사에서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순전히 사비였습니다.) 학교에서 수업 중인 학생이나 직장인 분들은 사정에 따라 전화를 못 받으시죠.

 

하지만 전화도 안받으시고, 집에 사람도 없으면 택배물은 어쩔 수 없이 택배사원이 다시 들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그 다음날쯤에 '어제가 배달 예정일이었는데 택배가 왜 안 왔냐'시면서 화를 내는 전화가 오기도 해요. 그럴 때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미리 택배라는 문자도 보냈고, 안 받으셔서 그렇지 전화도 드렸는걸요.

 

같은 맥락에서 집에 계시면서도 '택배'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도 안 계신 척 하는 분도 많아요.

대여섯번씩 노크를 하고, 전화를 드려도 안받으시면서 그 동네를 빠져나온 후에 '집에 있는데 왜 안 갔다주냐, 다시 와서 주고 가라.'고 전화하신 분도 대여섯분 계세요. 이미 빠져나와서 다른 동네에서 배달하고 있는데 그분 한 분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택배를 기다리는 분들이 훨씬 많은데.

 

비가 오면 비 다 맞으면서 밤늦게까지 배달을 하고, 받으시는 분들이 택배를 기다리시는 걸 아니까 늦게라도 꼭 드리고 가려고 저녁도 굶고 밤 10시까지 택배를 나르기도 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배달해드리려고 쉬지 않고 일을 해도 명절연휴 전이나 입학, 졸업 시즌에는 택배물이 폭주해서 늦어질 수밖에 없는 때가 있어요.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려도 계속 화를 내시는 분을 보면 저도 사람이어서 화가 났었습니다.

 

 택배 물건 하나 나르는데 600원입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4년제 국립대에서 그럭저럭 공부하고 있고, 저희 집에서는 귀한 자식인데 이깟 600원 때문에 욕먹어야하나 그런 생각에 울컥울컥할 정도로요.

 

그렇지만 화내시는 분이 제 사정을 모르실테니 그냥 죄송하다고 또 사과했습니다.

 

저녁무렵에 택배 배달하면서 그 집 가족들이 '하필이면 저녁먹는데 오냐'고 투덜거리실 때는 기분이 더 울쩍하더라구요.(택배 배달한 짧은 기간동안 정말 살이 헬쓱할 정도로 빠졌습니다....밥 못먹고 하루 종일 일하고 스트레스받다보니 내가 조금만 더 빠지면 여자 한민관이 되겠구나 싶더라구요.........)

 

 

정말 택배 나르면서 온갖 분들을 다 만났습니다.

좋은 분들도 많으셨어요. 고맙다고 인사하시거나, 학생이 고생많다고 음료수를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화내고 욕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불친절한 택배직원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배달사원분들 대체로  받으시는 분이 '고맙다'는 인사만 해주셔도 배달물을 좀 더 소중하게 다뤄주실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택배기사에 대해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m(__)m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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