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부터 알던 친구가 고민을 털어 놓네요.
다 큰 놈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며 말을 합니다.
다 듣고나서 "정신차려 이 새끼야"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지방대를 나와서 서울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던 친구놈은 우연히 거래처의 아가씨 하나를 만났답니다.
결혼 14년차, 귀여운 아내, 아이 둘. 자그마한 전셋집이지만 도란도란 잘 지내던 평범한 직장인이였던 그 놈은 2년 반동안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웠답니다.
원래 야근을 밥먹듯 하니 늦게 들어와도 부인이 의심을 하지 않았고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 때로 회사 카드로 식사며 데이트 비용을 처리해도 별로 티가 나지 않았답니다.
이 놈이 유부남인걸 뻔히 알면서도 아가씨는 친구가 좋았었다네요.
대학때부터 산을 타던 친구는 마흔넷 나이에 비해 무척이나 젋어 보입니다.
얼굴이며 체형은 서른 중반정도 밖에는 안보는 복받은 인생입니다.
서로 이러면 않되는데,, 하면서도 끌렸다네요.
사진을 보니 열다섯살 차이가 난다는 그 아가씨는 속옷모델 해도 될만큼 늘씬한 미인이였습니다.
솔찍히, 진짜 솔찍히 부러웠습니다.
그동안 둘이서 오만짓을 하던 그 친구에게 작년 말에 아가씨가 이제는 시집을 가야겠으니 그만 만나자는 말을 하더랍니다.
당연하지요, 유부남하고 무슨 미래가 있다고..
친구놈도 "그러자" 해놓고는 괴로워 미칠려고 하네요.
첫해 새벽에 전화가 왔길래 안부전화 인줄 알았더니 대충 그간의 이야기를 합니다.
만나자고 했죠, 신천 골목, 그 시끄러운 식당에서 병채로 소주를 마시는 친구놈에게,
"제수씨가 불쌍하지도 않냐, 이 개놈아 !"라고 했죠.
이 새끼는 "마누라에게도, 자식에게도, 세상 누구에게도 미안한데, 이마음을 어떻게 할 수 가 없어"라며 징징됩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나요, 첫사랑과 결혼한 이 놈은 다시는 이런 감정 가질 줄 몰랐다며,
머리로는 보내는데 가슴으로는 못보낸다며, 주접을 떱니다.
"그렇게 좋으면 이혼하고 그 애랑 살아라 신발아!" 라고 하니, 자기는 아직도 지 마누라를 사랑한다나요??
하도 말하는게 앞뒤가 않맞아서 이딴 얘기 하려면 나 부르지 말라고 했더니 자기를 도와 달라네요.
뭘 어떻게 도와 줍니까, 제가..
최백호씨 노래중에 '낭만에 대하여'가 있습니다.
중간에 '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이라는 가사가 있다죠.
오바이트하는 친구새끼 등을 쳐 주면서 한편 부러웠습니다.
나이 사십넘에서 너처럼 실연 어쩌구 저쩌구 지껄이는 놈은 행복한거야 씨꺄.
가만 듣고보니 염장질입니다.
여러분들이 저라면, 친구놈에게 뭐라 말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