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판에는 늘 시친결 중독이라 들락거리기만 했는데 글은 또 처음 올려보네요
한번 쓰면 스압이라 엄두를 못냈는데 일단 써봅니다. ㅎ
민망하니 음슴체 따위 안씁니다
(스압주의)
전 올해 28, 남친은 29되구요 이제 갓 1년 넘게 만났네요.
현재 미 거주중이구요 전 미국 온지 7년차인 영주권자고 남친은 군대갔다 재작년에 다시 온 유학생이예요
사정상 둘다 아직 학생이고 남친은 올 여름, 저는 올 겨울 졸업 예정입니다. 학벌은 제가 남친보다 나은 편이구요.
남친은 졸업후 여기서 인턴으로 한 1-2년 일하면서 경력 쌓고 한국의 정규 회사 지원할 예정이고
전 졸업 후 대학원을 목표로 했는데 요즘엔 성적땜에 취업과 진학 사이에 고민중입니다.
진학시 학비는 저희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실거구요.
서로 뭐 부족하거나 힘든 집안은 아니구요, 궂이 따지자면 저희집이 좀 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둘 다 평범한 중산층에서 남친은 필수가 아닌이상 가능한한 아끼는 주의고
저희집은 사치는 절대 금지지만 아빠가 가난에 맺힌게 많아서 그래도 아쉽게 살게하진 않으려 하십니다.
양쪽 집안 모두 아버지들이 조금 거친(?) 일을 하시구요 (뱃일/기곗일)
남친 어머니는 늘 직장인이셨고 저희 어머니는 평생 전업주부세요
전 1남2녀중 장녀고 남친은 1남1녀의 장남입니다. 외모는 둘다 빠지진 않는 외모라 생각합니다ㅎㅎㅎ
둘 다 평범하고 건전한 집안에서 자라 평범하기 그지 없게 만나고 있다 생각해요.
처음에 만나서 마냥 좋을때는 너나 할거 없이 결혼얘기도 해보고 했는데요
1년여 만나면서 조금 고민이 됩니다.
남친 장점부터 얘기하자면,
1. 부지런하고 성실합니다.
일을 미루는 스타일이 아니고 머리보단 노력으로 해내는 타입이랄까요.
요령으로 살아온 저랑은 반대 스타일이지만 제가 언제나 부러워하고 그렇게 되라 교육받은 타입입니다.
2. 알뜰하긴 한데 쪼잔한건 아니구요.
가끔 써야할 곳에도 아끼는거 같아 답답하긴 하지만 경험부족이라 생각하고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런거는 저랑 상담도 많이 하고 잘 따르는 편이기도 해서 크게 걱정은 안합니다.
3. 깔끔합니다.
전 부끄럽지만 정리를 잘 못하는데 남친방은 놀러가니 깔끔하더군요. 저희집 놀러왔다가 지저분 하면 혼자 청소하고 있습니다;;; 잔소리는 안하고 뭐랄까 에휴 아쉬운 내가 우물 파야지 하는 심정으로?? 한번 하면 또 꼼꼼하게 하고 고맙다 애교 부리면 또 좋아서 더 하더군요
4. 아이를 좋아하고 잘 놀아줍니다.
갓난 아이들은 겁내는데 혼자 걸어다니고 뛸 수 있는 아이들은 보면 늘 잘 놀아주고 좋아합니다. 갓난 아이야 저도 좋아는 해도 남의 아이 부러질까 무서워서 손 못대겠으니 이해합니다.
5. 싸우면 대화를 하려하고 억지 쓰질 않습니다.
욱해서 짜증내는건 잦긴 한데 금방 또 미안하다 전화하고 크게 싸우면 잠시 있다 전화나 만나서 대화하려 합니다. 서로 어떤 기분이었다 얘기하면 서로 알아듣고 이해하니 안싸울수야 없지만 큰 문제는 없다 생각합니다.
6. 집안일 나누는걸 당연히 생각하고 잘 합니다.
1-2시간 거리의 나름 장거리라면 장거리일 커플이라 오면 주말정도 있다 가곤 하는데 놀러와서 제가 밥하면 설거지 하고, 제가 쓰레기 모아놓으면 갖다 버리고 해주고 당연하게 생각하더군요.
7. 저희 가족들에게 굉장히 잘 합니다.
부모님 동생들 저희집 오셔서 만났을때 부모님께도 애교부리고 말 많이 붙이고 선물도 사오고 하구요 동생들 만나도 친한 동생들 처럼 얘기도 잘 하고 잘 지냅니다. 지나가는 말로 막 이래놓고 명절엔 자기집만 가는거 아냐? 했더니 자긴 딱 자기집에 하는 만큼 저희 부모님께도 잘 할거랍니다. 평소에도 자기 집에 자주 전화 드리고 친척들께 때마다 안부인사 돌리고 하니 자기가 집에 안하는 만큼 안하겠단 얘긴 아니지 싶은데요. 양가 모두 놀러가고 외식하고 용돈 드리고 할거라니 기특하긴 합니다만 전 얼마나 해야하는건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8. 술을 못하고 외박에 펄쩍 뜁니다.
소주 반병이면 졸려서 병든 닭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잠은 집에가서 자야 한답니다. 주말 커플이라 본의아니게 주말엔 저희집에서 자지만 그 전에 외박 해본적이 없었답니다.
... 뭐 장점은 여기까지 이정도 하구요
그냥 평범하게 좋은 남편감이라 생각합니다
헌데 고민이 되는 점은,
1. 종교문제.
제일 큰 문제일겁니다. 저희 둘다 일단 미뤄둔 걱정거리랄까요. 남편 vs 아내 에서 종교문제 글을 보고 사실 이걸 쓰게 됐습니다. 저희집은 양가 모두 기독교구요 전 교회는 안다닌지 오래된 집에서 포기한 무굡니다. 그렇지만 어려서부터 제사나 성묘는 구경도 해본적 없고 목사님이 줄줄이 있는 집안입니다. 헌데 남자친구네는 독실한 불교고 제사도 지내는 집입니다. 집안의 장손이 아니란 것만 알고 얼마나 자주인지 까지는 모르구요. 전 그냥 양쪽 모두 터치 안하고 넌 너대로 난 나대로 종교는 각자 집에서 태클 거는거 쉴드치자라는 주의였는데요, 남친은 서로 양보하자는 주의더군요. 좋습니다. 근데 남친은 가끔 교회 가는걸 얘기하던데 전 그래서 제사 음식 차리는거 정도는 돕겠다 했습니다. 사실 (거처문제는 확실한게 아무것도 없지만) 만약 미국 살면 (가능성 50%) 제사지내러 뭘 어떻게 가겠냐는 맘도 없잖아는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릴적 자기 숙모가 기독교라 제사음식 만드는것만 하고 절을 안하겠다 해서 집안에 큰소리 나고 난리 났었다. 어린 눈에 봤을때도 숙모가 이기적이고 안좋게 보이더라 하더군요. 맘 없어도 절만 하라는데 그게 또 그런게 아니지 않나요. 그리고 음식 다해 절해 치우기까지 하면 제가 안하는게 대체 뭔가요? 남의 조상귀신이 와서 앞에 있다는걸 믿지 않는다 정도? 제가 강요하지 않겠다는데 그리고 쉴드 치겠다는데 왜 저는 결국 다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2. 어머니를 굉장히 무서워 합니다
어머니가 (본인말로) 굉장히 기가 세고 무섭답니다. 사춘기때 반항같지도 않은 반항 좀 하다가 기센 어머니 부러지면 못일어날거 같아서 그만뒀답니다. 이해가 안돼도 그냥 어머니 말이라면 일단 예 하고 본답니다. 또 한가지는 결혼은 절대 축복받는 결혼 하고 싶으니 집안에서 반대한다면 자기는 솔직히 포기할거 같답니다. 결혼하고 과연 내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일까 의심이 됩니다.
3. 1년 만난 동안 집에선 여친이 있는줄도 모릅니다
위에랑 같은 맥락인데요, 기 센 어머니께서 유학 자금 대 주시는데 여친있단 얘기해서 내돈으로 연애하고 다니냔 얘기 듣기 싫답니다. 너 편하자고 날 없는 사람 취급하는거냐 기분 나쁘고 그 동안 당신한테 잘 해주고 한거(영어 문제로 일처리 따라 처리 해준거 몇개 있습니다) 솔직히 니가 우리 아들한테 그리 잘 했다며 하면서 칭찬받고 생색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했더니 예전에 한국에서 대학 초때 사귀던 여친에게 자기 보는 앞에서 전화해서 우리 아들 공부해야 하니 두번다시 내 눈에 띄지 마라 하셨다고 저한테 그거 감당할 자신 있냡니다. 최소한 졸업해서 몇푼이라도 내손으로 돈 벌때 얘기하겠답니다. 또 아는 형들에게 얘기하니 미리 여친 얘기해봤자 시어머니들이 예비 며느리 간보려 하니 결혼 할겁니다 할때나 데리고 가라고 말리더랍니다. 몇번 크게 싸우고 그냥 포기했습니다. 막말론, 어차피 서로 학교 다니며 다른 사람 만나기도 힘든 처지에, 괜한일 끌어들여 스트레스 받고 헤어지느니 편하게 만나다 헤어져도 나중에 헤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4. 보지도 못한 시어머니가 그래서 무섭습니다.
평생 일을 해오신 분이고 (강사, 보험, 부동산..) 아버님 보다 더 많이 버시면서 아들 도시락 졸업할때까지 싸고 모두 손빨래 손설거지에 음식까지 다 하며 사셨답니다. 그런 완벽주의 같은 얘기에, 기 세다는 얘기에 나중에 잔소리와 기싸움이 얼마나 무시무시할까 무섭습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섣불리 지레 혼자 겁먹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얘기만 들어선 제가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어쩌면 감당 안될분이면 일찍 알아서 일찍 발빼는게 나은건가 싶은 이기적인 생각까지 듭니다. 전 유난히 어릴적부터 차별(특히 성차별), 합리적이지 않은 것에 굉장히 반발했었습니다. 혹여나 남동생에게 뭐가 많이 가면 난리 났습니다 -_- 엄마아빠가 혼낼때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해서 혼내는건지 설명을 하라며 11살짜리가 따박따박 따졌었죠. 그 연장선에서 전 시친결에 많이 나오는 내 귀한 아들 뺏아간 천한 식모년 취급 받을 생각 없습니다. 둘 다 전문직을 목표로 공부하는데 전 차라리 피해의식 없는 덜버는 남잘 만나면 만났지 더 번다고 (본인에서든 시댁에서든) 무시당하고 살 생각 없습니다. 만약 시어머니 되실분이 정말 그러신다면 너무 많이 부딫힐거 같아서 무섭네요.
5. 결혼 생각이 당장 없습니다
일단 저 역시 진로가 확실치 않으니 결혼에 안달복달 하진 않습니다. (혹은 그런척 하려 노력중입니다) 다만 엄마는 어떻게든 치우려 안간힘을 쓰고 계십니다..;; 그래도 전 서른은 넘기고 싶지 않아 졸업하고 내년 쯤 결혼 하면 좋겠다 했는데 남친은 인턴일 2년쯤 하고 정규직 잡고 돈좀 모으고 할 생각이랍니다. 3년은 넘게 걸린단 얘깁니다. 당장 서로 모아둔게 없으니 이해가 안되는건 아닙니다만 3년은 좀... ㅠ_ㅠ (저는 엄마가 성품 좋은 사람 만나 가기만 가라 혼수 몇천이든 해주마 하는 입장입니다)
6. 오지랖이 넓습니다
남친이 상황이 상황이라 한국 사람만 드글거리는 작은 학원?학교?에 다니는데 모든 사람 다 압니다. 그건 당연하겠지요. 1년 이상을 고만고만한 사람만 매일 보는데 모르는게 장애일겁니다. 사람 잠깐 학교 구경한다고 1주일 머문다 하면 같이 밥먹고 놀러다니고 구경시켜주고... 뭐 사람좋아 그렇다 칩시다. 다만, 그중 많이 친하고 특별한 은사?형? 같은 분이 있는데 그분이 뭐 직장사기? 같은걸로 (내용을 모르는건 아닌데 자세히 얘기가 껄끄러워서..) 몇달간 한푼도 못받고 생활비 떨어져서 여기저기 빌려서 사신다 했었습니다. 그 둘이서 거의 매일 붙어 다녔는데 만나면 담배사줘 밥사줘 커피사줘 자기 가르치는데 필요한 무슨 자격증 시험 돈이 없다고 어머니께 얘기해서 의리로 쿨하게 1000불 내드렸답니다. 남친 학비 비싼 유학 생활에 용돈 갖고 아등바등하는게 안쓰러워 밥도 제가 더 많이 사고 집에서 해다 먹이고 가끔 지갑에 돈도 얼마간 넣어 놓고 했는데 그 얘기 듣고서 나는 저 둘이 만나 노는 비용 대는건가 싶어 정말 열받았고 말도 했으며 그 뒤에 제 측에서 용돈이 가는건 일절 없었습니다.
7. 절 미치도록 좋아한다는 느낌을 못받아 봤습니다.
20대 후반에 나만 보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사람과 불같고 달콤한 사랑한다는게 환타지인건지 아님 제가 포기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사귀기 시작했을때 갓 알아가기 시작하며 전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싶고 묻고도 싶고 한데 이사람은 그냥 하루 몇번 전화해서 1-2분간 뭐 했다 뭐 한다 이런 얘기만 하고 끊으려더군요. 남자들이 연락에 약한거야 이해하고 요즘엔 많이 나아졌지만 그냥 단 한번도 제가 없으면 이남자 죽을거 같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특별히 사랑한다 예쁘다 귀엽다 표현 잘 하지도 않고 만난지 오래된 커플처럼 편안하고 무던한 느낌.. 같이 있고 얘기하는게 지루하거나 짜증나는건 아닙니다. 그래도 여전히 만나면 좋지만 저흰 두달때부터 2년 만난 커플처럼 굴었죠. 알콩달콩한 연인보다는 그냥 오랜 친구처럼 서로 놀리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제 친구는 늘 그사람이 절 좋아는 해도 사랑하는것 같진 않다는데, 가끔 남친에게 그런 투정부리면 내가 너 안좋아해서 1-2시간 걸려 널 만나러 가고 청소도 해주고 하냐며 화내네요. 근데 또 애정표현 안 해주는것도 서운한데 보고싶다 사랑한다 여러번 말하면 오라는 얘기같고 부담스럽다며 짜증내네요. 죽도록 싸워서 요즘엔 겨우 '나도' 소리 듣습니다. 똑같은 부산 사람인데 경상도남자 타령하는거 웃기지도 않습니다. 누군 날때 입에 설탕 바르고 나오고 누군 입에 자물쇠 채워 나왔나봅니다. 공주대접 해주는 남자 만나는게 철없는 꿈인건지 아님 제가 현실에 안주해 포기하고 사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마냥 연애라면... 무던하게 맞춰가면서 잘 만날 거 같습니다.
헌데 슬슬 주변에서도 결혼하는 친구들이 나오고 하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엄마한테 얘길해도 결혼생각 없다는걸 제하면 그냥 그런거지 사람은 겪어보고 돼봐야 안다 니가 결정해 라고 하시는데, 답답해서 올려봅니다. 톡커님들 조언 좀 해주세요.
제가 배부른 소리 하는건가요, 평범하니 계속 만날 만한 사람인가요 아님 고치거나 헤어져야 할일일까요?
첨 글 올려 보는데 악플은 상처 받을거 같으니 참아주세요 ㅠ_ㅠ
진지한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