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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저축은행들도 곧...

김형태 |2011.02.22 03:14
조회 29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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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준일 대기자]



하버드대 강의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는 전 세계 서점가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 EBS를 통해 한달 간 특집으로 방송되면서 마이클 샌델 교수에게 빠져들게 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조차 정의가 한번쯤 화두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정의만큼이나 요즘 이명박 정부에서 '신뢰란 무엇인가'도 화두이다. 신뢰는 한 마디로 상대에 대한 믿음이다.

 

신뢰를 쌓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지만 신뢰의 붕괴는 순식간이다. 그래서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최근 정치권과 지역 간 갈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싼 대통령의 공약이었느냐, 아니었느냐의 논란도 따지고 보면 신뢰의 문제다.



시장경제에서는 신뢰가 존재하지 않으면 단순히 도덕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가 고통을 겪고 특히 서민들이 고통을 겪는다. 금융위원회의 저축은행에 대한 잇따른 영업정지 조치는 바로 신뢰의 붕괴가 어떤 것인지를 웅변으로 보여준다.


 


부산과 대전저축은행에 이은 "더 이상의 부실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없다"는 금융위원회의 발표 이틀 만에 말을 뒤집었다.

 

불과 이틀 후를 예측 못하는 정부의 예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때 제2금융권이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감독기관은 무엇하고 있었는지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틀사이에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3곳과 전남 목포의 보해저축은행이 추가로 문을 닫아야 할 속사정이 뭔가.

 

지난달 14일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7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이쯤 되면 말이 점잖아서 말 바꾸기이지 거듭된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고객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주말에도 고객들은 저축은행을 찾아 굳게 닫힌 출입문을 두드렸고 발을 동동 굴렀다.

 

영업을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새벽부터 은행 앞에서 번호표를 받으려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런 고객들의 분노를 아는지 김 위원장은 21일 새벽 부산을 찾아 시장안정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 뿐 아니라 나머지 저축은행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대책도 논의한다며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은행의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정부 당국자의 말조차 예금자들의 불안 심리를 막고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정부의 말 바꾸기를 믿을 고객은 이제 많지 않다.

 


 


남미의 경제학자 디아스-알레한드로는 남미의 금융위기에 관한 저명한 논문에서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일시에 예금주들이 돈을 빼기위해 한꺼번에 물려들어 실제로 은행이 망하는 것처럼 신뢰의 붕괴는 시장의 붕괴로 이어 진다"고 경고했다.

 


금융위원회가 어떤 곳인가. 금융기관의 생사여탈권을 쥔 무소불위의 기관이다.

 

그럼에도 한번 무너진 고객들의 신뢰는 무소불위의 힘으로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권력으로도 살 수 없다.

 


문제는 정부의 말 바꾸기 때문에 멀쩡한 다른 저축은행의 뱅크론 악몽을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전국 저축은행 104곳 가운데 현재 7곳이 영업정지를 받았지만 자금인출 사태가 확산되면 저축은행의 붕괴를 가져오고 그 붕괴는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붕괴의 끝이 어디가 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이제 시작일 따름이다.


신뢰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성패 역시 신뢰가 기본이다. 하물며 이번 저축은행 영업조치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실망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국민적 신뢰회복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제1금융권에 대한 감시체계도 꼼꼼하게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기회에 금감원 직원들의 전관예우도 따져볼 일이다. 퇴직하면 가는 곳 1.2순위가 저축은행이라고 한다. 수년전 문을 닫은 홍익저축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의 대형 대출사고에는 낙하산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금감원 출신 전직이나 현직이 연루된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힘들다는 항간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이유다.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는 건강한 시장경제로 활력이 넘치면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로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정의와 신뢰도 모두 같은 선상에 있는 것 아닌가.

 


p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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