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차를 선택하는 그들의 다양한 이유
깡통차라는 말 다들 한번씩은 들어보셨죠? 일절 옵션과의 타협도 없고 냉정하게 ‘최하위 트림’ 가격표에 적힌 금액만 내면 출고할 수 있는 자동차가 바로 깡통차이죠. 넣은 옵션이 없어 차 안이 텅텅 비었다고 해서 태어난 말인데 이런 차를 누가 살까요? 하지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깡통차라고 해서 다 같은 ‘텅텅 빈’ 차는 아니거든요!
타입 1 “난 바퀴만 굴러가면 돼!”
경차도 천만원이 넘어가는 세상. 싼 값도 아닌데 이런 마인드로 차를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있긴 있습니다. 심지어 경차는 에어컨이 옵션인데 에어컨을 빼고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에어컨을 넣지 않으면 출고가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진짜 에어컨 없는 차를 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 여름에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덥지 않은 오전, 밤에만 운전한다고 필요 없다며 창문만 열리면 된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실은 의외로 경차의 최하 옵션차 구경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밴’타입도 어떻게 보면 깡통급 옵션이거든요. 일반 승용차 용도가 아닌 영업, 업무용차량으로는 제격이죠. 소중한 내 차를 뽑을 때에는 주저하게 되지만 막상 타보면 탈만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쨌든 잘 굴러가니까요~
타입 2 “겉보기에 그럴 듯 하면 돼!”
중형급 이상의 경우는 경차의 깡통옵션과는 조금 격이 다르긴 하지만 최하옵션인 것은 분명하니까요. 말은 깡통이어도 준대형급의 깡통차는 꽤나 화려합니다. 경차처럼 ‘있어야 할 것도 없는’ 것이 아닌 ‘사치스러운 것을 제외한’ 느낌이랄까요?
2.4 GDI 엔진을 탑재한 기아 K7의 ‘무옵션’ 차량 가격은 3천만원이 조금 안됩니다. 그래도 겉보기엔 우람하고 그럴듯한 준대형의 자태가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들어가는 옵션은 부분 무드조명, 슈퍼비전 클러스터, 최고급 가죽, 마사지 의자 등등 ‘있으면 좋은 것’이라는 점이 저가형 차들과 다른 점입니다. 나름 저렴한(?) 가격에 품위유지 하기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는군요.
타입 3 “이왕이면 소형 풀옵보다는 준중형 깡통이…”
이 부분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합니다. 소형차에 이것 저것 화려한 옵션들 집어 넣으면 준중형급 최하옵션보다도 비싸지지요. 이는 경차와 소형차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는데 경차의 경우는 워낙 혜택 차이가 소형차와 크기 때문에 가격이 같아도 두 차급을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소형차의 경우는 경차의 혜택을 누릴 순 없고, 값도 비슷한데 옵션 조금 포기하면 크기도 더 큰 준중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유혹은 쉽게 뿌리칠 수 없으니까요. 대한민국에서 소형차가 인기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현대 엑센트 기준 최상위 트림 1,536만원, 아반떼 최하위 트림 1,340만원)
(인터넷 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옵션 마티즈)
옛 어르신들의 말씀 중에(?) “자고로 차는 풀옵션으로 뽑아야 뒷탈이 없느니라”란 말이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죠. 같은 차 타는데 내 차에는 없고 옆 차에는 있으면 조금 서러운 거에요. 하지만 나름 깡통옵션에 의미를 두고 당당하게 타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 여러분께서 위와 같은 기로에 서 계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