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2011.3.13. 씀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는 옆집 영감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몸을 욕보이고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옆집은 욕심이 많았고 나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저항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저항의 댓가는 더욱 모질고 심한 옆집의 착취와 학대였다.
할아버지는 끝내 죽임까지 당하셧다.
강 건너 마을과 산 넘어 마을 사람들이 와서
옆집 영감이 더 이상 그런일을 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옆집영감은 빼앗은 것을 돌려주거나 보상하기는 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이고 사람들 보소, 저 사람들 너무 합니다"
하지만 옆집영감은 강 건너 마을, 산넘어 마을 사람들에게
그동안 우리 집안에서 뺏은 것 중 일부를 나누어 주고 입막음을 시켰고
결국 우리 집안은 아무런 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 집안이 스스로 일어서기 힘들겠다면서
우리 땅을 넘보더니 자기들끼리 두편으로 나누어 싸웠다.
결국 산 넘어 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윗밭을,
강 건너 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아래밭을 나누어 가져갔고
윗밭에 있던 삼촌네와 아래밭에 있던 우리집이 나뉘었다.
삼촌네 사촌형은 궁핍했던 생활에 억척스러워지고 욕심이 많아져서
윗밭을 차지한 산 넘어마을 사람들과 손잡고 놀면서
모든 것은 혼자 독차지하고 사촌동생들을 굶기고 핍박했다.
심지어 산 넘어 마을 사람들과 손잡고 아래밭까지 넘봐서
삼촌네와 우리집이 주먹다짐까지 하였다.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는 우리집은 결국 강 건너 마을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결국 삼촌네와 우리집은 남보다 못 한 사이가 되었고 높은 담까지 쳐서 발길을 끊었다.
우리가 싸우는 사이에 한동안 숨죽이고 있던 옆집영감은 참견을 하면서 다시 활보했다.
아버지는 할머니를 모시기는 했지만
옆집영감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원망했다.
모든 것을 빼앗겼었고 거기다가 집안 마저 두동강이 났다.
아버지는 우선 우리집을 먹여살려야 했다. 그래서 당장 먹고사는 것이 급해서는
우리에게 빼앗은 재물로 풍족했던 옆집과 강 건너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우리는 옆집과 강 건너마을의 품팔이도 하면서
열심히 살았고 이제 끼니 걱정은 해결했다.
옆집 영감은 늙어서 뒷방에 앉아있지만 여전히 카랑카랑하다.
옆집 영감 아들인 옆집 아저씨는 일단은 친절했다.
아버지는 옆집 아저씨와 강 건너마을 동무들에게 마음 속 깊이 고마워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맘에 안 드는 것이 옆집과 강건너마을 태도이다.
우리에게 저지른 일을 사과도 하지 않고 우리에게 뺏은 것을 시혜하듯 나눠줬다.
아버지는 너무 그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큰 형도 그렇다. 큰 형은 아버지보다 더 해서
아주 옆집과 강건너마을 사람들을 경외하고 떠 받는다.
작은 형은 그런 아버지와 큰형을 못 마땅해하고
옆집과 강건너마을 사람들에 대한 욕지거리를 내뱉곤 한다.
그렇게 설움을 당했던 할머니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며 치를 떤다.
그래서 작은 형이 한번씩 분노가 터지면 옆집에 저주를 퍼붓고 막말을 해대는데
나는 그런 작은 형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화가 풀릴 때까지 그러도록 놔둔다.
작은 형이 "죽여버리고 싶다, 번개나 맞아라" 이렇게 말해도
원래 착하고 순한 사람이라 진짜 그렇게 할 위인은 아니니깐 말이다.
그런데 동생은 그런 작은 형을 보고 교양이 없다고 타박한다.
"옆집 아저씨랑 옆집 애들은 좋은 사람들인데 왜 그래? 그들은 잘못이 없어.
잘못을 한 것은 옆집 영감이었잖아, 다 지난 일을 가지고 왜 저래?"라고 한다.
나는 그런 동생이 야속하다. 동생은 어려서 전혀 그런 걸 모른다.
동생과 친구인 옆집아이들이나 강건너 아이들도 그런 걸 모른다.
작은 형은 동생보고 옆집이나 강건너 애들이랑 놀지 말라고 한번씩 비죽거리지만
굳이 동생과 그 아이들의 사이까지 나빠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동생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할머니의 눈물 그리고 우리가 가난했던 이유를.
동생은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하지만 전혀 자신과는 상관없다 여긴다.
동생은 우리집과 식구들을 부끄러워하고 우리집보다 잘사는 옆집과 강건너 마을을 부러워한다.
자신의 현재가 과거에서 유래한 것임을 간과하고 있다.
전후인과 관계를 보더라도 동생이 작은형의 분노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그저께 옆집에 불이나서 동쪽 저택이 불탔다.
작은 형은 역시 툭 뱉었다. "벌받은거야, 잘되었다"
동생은 그런 형을 벌레보듯 하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한다.
왜 이런 쓸모없는 말들이 오가며 집안을 시끄럽게 할까...
덧붙임)
삼촌네는 참 불쌍하다. 사촌형은 참 나쁘다.
삼촌네와 주먹다짐을 했던 아버지와 큰 형은 삼촌네를 욕하고 미워하며 늘 의심한다.
삼촌네 사촌형 또한 늘 우리에게 시비를 걸고 가끔은 위험한 위협도 한다.
작은 형은 그래도 한 핏줄인데, 사촌동생들이 저리 굶는데 도와주자고 하다가
아버지와 큰형에게 꾸중을 듣는다.
"너 그딴 소리할 거면 여기서 밥빌어먹지 말고 윗밭에 가서 살아라"
작은 형은 삼촌네와 함께 어울려 살고 싶어한다.
동생은 삼촌네와 왜 어울려 살아야 하냐며 불편하다며 남남처럼 지내자고 한다.
할머니는 오늘도 잠드시기 전에 소리없이 눈물을 목으로 삼키셨다.
우리집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