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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 크게 싸웠어요. 도와주세요.

슬퍼요 |2011.03.13 17:17
조회 275 |추천 0
남친이 지금 한창 기말고사 기간이라 많이 바쁘고 좀 신경이 날카로워져있긴 한데 어제 저녁먹으러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좀 심각한 얘기라서 대화가 길어지고 언성이 높아지고 그러다가 진짜 처음으로 완전 크게 싸워버렸어요. 
집앞에 차로 데려다주고 "다왔다" 이러길래 저도 좀 머뭇거리다가 그냥 "갈께" 이러고 내렸거든요.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되나 뭔 말을 해야되나 망설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서..... 
그리고 내려서 차 떠나고 좀 있다가 이건 아닌것 같아서 계속 전화를 했는데 안 받고심지어 전화를 이제 꺼놓더군요. 이메일을 보내서 세시간 뒤에 딱 한번만 또 전화를 할테니 나랑 다시는 말 안할거 아니면 전화 좀 받아달라고부탁을 했는데 ..... 헉. 전화를 안 받더군요 ㅠㅠ (이메일은 체크한 것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메일을 보내서 전화가 여전히 꺼져있던데, 그럼 이거는 그만하자는 말이냐. 그럼 최소한 전화를 받아서 그렇게 말해야하지 않냐. 나랑 얘기하기 싫으면 문자나 이메일으로라도 의사표현을 해야하지 않겠냐. 라고 말을 하면서 이메일 보는대로 연락 달라고 했는데 몇시간이 지나도 또 아무런 연락이 없더군요. 
결국 새벽 3시 반 넘어서까지 잠을 못자고 뒤척이다가 짧은 이메일을 한번 더 보냈습니다. 내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새벽 4시 반이 넘어서 답장이 왔습니다. 그런데 글 전체에 차가움이 뚝뚝 흐르네요.
(원문은 영어로 되있고, 제가 되는대로 해석을 달았어요. 근데 느낌은 잘 전달이 안되네요;;;;)

"I am going to keep this short.

Before I met you today, I was already on a very tight schedule from today until next Thursday, and now I am in real danger of jeopardizing all the work I have done this quarter. I do not wish to have any contact with you in any way whatsoever until this quarter is over. I will contact you when it is over."

"간단히 말할께. 오늘 널 만나기 전부터 난 다음주 목요일까지 스케쥴이 정말 빡빡한 상태였는데, 이제는 자칫하면 요번학기 내내 쏟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상황에 처했어. 이번학기 끝날때까지 너와는 어떤 식으로든 아무 연락을 하고싶지않아. 시험 (학기말고사) 끝나면 내가 연락할께."  


어제 싸운 것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고 지금 남친 사정도 잘 이해가되서 연락을 안한다고 해도 서운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 기다릴수 있습니다. 그런데 꼭 저렇게까지 do not wish to have any contact with you in any way whatsoever  (어떤식의 연락이든 전혀 하고싶지않다) 라고
차갑게 말을 했어야하는지 그냥 마음이 많이 아파요. 
솔직히 남친 잠도 못자고 계속 학교에서 밤샐것도 알고 그래서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그냥 간식거리라도 좀 챙겨서 가져다주고 싶은데 그러면 또 나라고 말을 안해도 대강 눈치챌 것 같고 in any way whatsoever 이라니까 이것도 어떻게보면 내가 연락하는거니까 싫어할 것 같고. 그냥 쥐죽은듯이 가만히 정말 아무 연락도 하지말고 시험 끝날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나은지... 그래도 남친 고생할 것 아는데 내 잘못도 있고 어떻게든 좀 서포트해주고 싶긴한데. 
계속 전전긍긍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망설이는 와중에 또 저 문장이 마음속에 깊이 박혀서 생각할때마다 따끔따끔 쓰라리기도하고. 
남친이 굉장히 자기일과 공부에 욕심도 많고 열심히하는 사람인 것은 아는데 그리고 요번 싸움으로 내가 피치못하게 많이 방해를 한 것도 알고 참 미안한데그리고 싸우면서도 제가 감정적이 된 나머지 많이 잘못한 것 같아서 반성도 하고있고 그래도 저 말은 너무 차갑고 딱딱해서 내가 아는 남친이 맞나싶고 ㅠㅠ 정말 화가 나도 단단히 났구나 싶기도하고.... 남친이 화를 잘 안내는대신 한번 화나니까 정말 무섭더군요. 알고 지낸지 9개월이 넘었지만 어제처럼 화난 모습은 정말 처음본거라서 자꾸 그 기억이랑 저 문장들이 가슴에 박혀서 이제 남친한테 살갑게 다가가기가 겁이 나기도하고 
정말 마음속에 계속 수만가지 생각들이 오가네요.  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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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원인과 본질에 대해서 질문하셔서 덧붙여요. (저도 솔직히 싸움 내용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내용이 많이 복잡하고 길어질까봐서.....;) 
간단하게 간추리기도 어려운 내용이라 잘 전달이 될지 모르겠네요. 
제가 약 요 몇주간 집안사정과 개인적인 일로 어려움이 있어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이게 경제적으로 많이 관련된 일인데 그래서 그런지 제 자존심도 그렇고 누구에게 털어놓는다고 해결 될 만한 일도 아니고 (제 생각에) 심지어 남친에게도 입이 잘 안 떨어져서 자세한 사정은 말을 못하고 혼자 끙끙댔습니다. 그런데다 가벼운 우울증이 있어서 스트레스가 심해지니까 감정기복도 심해지고 눈물도 많아지고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은것도 있고해서 남친에게는 에둘러서 혼자있고 싶다는 표현을 하기도하구요. 나름 티를 안내겠다고 애써 감췄는데 남친에게는 그게 다 보인모양이에요. 혼자 힘들어하는 것은 보이는데 뭔 일인지 물어봐도 대답도 안해주고 매번 숨기고 말을 돌리고 이러니까 답답하기도하고 걱정도 되고 사람이 묻는데 질문은 싹 무시하고 계속 다른 말로 돌리니까 기분도 나쁘고 했나봐요.
이런 상황이 몇 주째 계속 되다가 결국 어제 남친이 솔직하게 터놓았습니다. '지금 우리사이에 계속 거리감이 생기고 벽을 쌓는 것 같다. 대화를 좀 하자.'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전, '나도 오빠한테 터놓고 얘기하고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내가 일부러 감추고 그러는것이 아니다' 했고,
왜 쉽게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없는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예전 몇번 이런 속깊은 고민을 털어놓았다가 남친의 경청방식에 오히려 기분이 상했던것이 원인으로 떠올랐는데말하는 사람의 기분에 공감해주는 것보다 듣는 자신의 입장을 우선으로 자기가 납득하고 이해를 하기위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왜 그런 행동을 하였는가. 왜 이런 대처를 하지않았는가' 이런식의 질문을 하는 바람에  저는 위로받고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대화가 청문회식의 취조로 변하는것 같아서 상당히 불쾌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것이 몇 번 반복되다보니 감정 상하는 것을 피하기위해 나도 모르게 마음을 닫아버린 것 같다고 얘기를 하면서 그때의 감정이 울컥하고 되살아나 '그런식의 경청방법은 정말 이기적이다. 상처만 준다' 말했고'너의 기분과 그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그런것'이라는 남친의 말에
'그것보다는 일단 말하는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살피고 같이 공감해주는 것이 우선이지 않느냐'며, 계속 비판하고'단순히 기분만 맞춰주고 그순간의 위로보다 정말 너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싶어서 그러는것' 이라는 남친에게'마음이 힘든 상황에서 그런 질문들에 맞춰 내 행동을 일일이 설명하느니 말을 안하고말지' 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또 제딴에는 예를 든다면서 (이건 제가 생각해도 기분이 많이 나빴을 것 같네요) "오빠는 소설이나 영화를 좀 더 봐야할 것 같다. xx오빠를 봐. 그런 것을 즐겨보니 사람 감정을 잘 파악하고 공감하잖아" 라며 의도치않은 비교도 해버렸네요. 제가 계속 몰아붙였는데 남친은 이때까지 계속 묵묵히 듣고 수긍하면서 그럼 자신이 더 노력해보겠다 했습니다. 
이 얘기가 마무리 된 후, 남친은 '그럼 이건 알겠으니, 이제 너의 문제를 털어놓아봐.' 라며 대화를 계속하려 했고 저는 '이 문제가 해결됬다고 해서 지금 당장 내 문제를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 라며 거절했는데 이러면서 남친은 제가 여태껏 그랬듯이 또 성의없이 대화를 피한다고 생각해서 계속 얘기를 하도록 밀어붙였고 저는 남친이 경청방식을 고치겠다 했으니 내가 원할때 나중에 얘기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거절했어요. 
이 과정에서 남친에게는 제가 문제해결의 의지도 없이 또다시 그저 그 상황을 피하려고만 하는것으로 그리고 제게는 남친이 제 개인적인 문제를 지금 당장 자신에게 털어놓도록 억지로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서로 감정도 많이 상하고 언성도 꽤 높아진 것 같네요. 그리고 감정컨트롤을 못한 제가 공격적인 발언도 했습니다. 앞의 비판(과 비난)에도 묵묵히 듣고 수긍하던 남친이 제가 심한 말로 공격을 계속하자 '이런 식의 책임전가는 너무하다' 라며 마침내 폭발한 것 같아요.   
남친은 몇주간 계속된 이 문제로 답답해하다가 오늘 반드시 해결을 봐야겠다는 의지로 어제 절 만나러 나온 것 같고저는 언젠가는 (조만간) 말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지만 이런식으로 강요당하는 듯이 말하기는 싫어서  심하게 충돌하게되었네요 ㅠㅠ  중간에 대화하는 과정에서 (글에는 생략됬지만) 서로 오해가 좀 있기도 했구요. 
이건 순전히 제가 바라본 입장에서 쓴 것이고 중간에 생략된 부분도 많이 있어서 실제로 어느 부분에서 누구의 행동으로 싸움이 커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걷잡을 수 없이 계속 커진 것 같아요. 
정말 화난 목소리로 '됬다. 너도 할만큼 했고 나도 진짜 지친다. 그만하자.' 라는 남친말에 '정작 오빠 자신은 왜 이 상황에서 비겁하게 도망가냐'고 제가 소리치자  으르렁거리는 낮은 목소리로 '시끄러워. 그만해' 라고 말하는 그런 모습의 남친은 처음봐서 충격이었습니다. 항상 이해심 많고 인내심 강한 사람인데 어제 싸움이 정말 저희 둘 다 바닥까지 드러내게 한 것 같아서 슬퍼요.    

글이 정말 너무 길어졌는데 ㅠㅠ 아..... 남친이랑 이렇게 심하게 싸워본적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이 됩니다. 서로 상처도 많이 준것같고 실망도 한것같아서 다시 예전의 관계로 회복이 안되면 어쩌나 싶기도하구요. 창피한 모습을 뭐가 자랑스럽다고 이렇게 공개하는지 치부를 보인 것 같아 많이 부끄럽지만댓글로 조언말씀 좀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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